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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이전’ 감사 6번째 연장한 감사원, 구체적 이유조차 안 밝혀

강한들 기자
참여연대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에 대한 국민감사 심의 지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사진 크게보기

참여연대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에 대한 국민감사 심의 지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 공간과 관저를 옮기는 과정에서 불법·탈법이 있었는지 여부를 감사 중인 감사원이 감사기한을 6번째 연장하면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대통령실 이전 관련 의혹을 규명해줄 것을 요구하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던 참여연대는 이날 감사원이 지난 10일 발송한 감사기간 연장 통지를 전날 받았다며 이렇게 밝혔다. 감사원은 참여연대와 시민 723명이 제기한 국민감사 청구에 따라 2022년 12월부터 대통령실, 국방부 등 정부기관이 대통령실과 관저를 이전하는 의사 결정 과정에서 직권남용 등 부패 행위나 불법 행위를 저질렀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감사원은 통지서에서 6번째 감사기간 연장을 알리면서 “현재 감사위원회에서 심의 중이며, ‘국민감사청구·부패행위신고 등 처리에 관한 규칙’ 제14조에 따라 감사기간을 오는 8월 10일까지 연장했음을 알려드린다”고만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 1~4차 연장 통지 때는 사유를 상대적으로 상세하게 밝힌 바 있다. 감사원은 지난해 2월 1차 연장 통지에서는 “실지 감사 중으로 감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밝혔고, 3개월 뒤 2차 연장통지에는 “실지 감사를 종료했으나 감사 결과 처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알렸다. 같은 해 8월 3차 통지에는 “일부 사안에 대해 추가조사, 관련 기관 및 업체들의 소명 절차 진행 등 감사 결과 처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했고, 3개월 뒤 4차 통지에는 “소명 절차를 마쳤으나 감사보고서 작성 등 결과 처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규칙을 보면 국민 감사청구에 의한 감사는 착수 후 60일 이내 종결하는 게 원칙이다. 감사원이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경우’에는 ‘상당한 기간’을 정해 연장할 수 있다. 이때 감사원은 청구인에게 연장 사유와 연장 기간을 통지해야 한다.

참여연대·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 결과 발표 연기 사유를 상세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감사원은 지난 5차 통지에서도 ‘정당한 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통지서를 참여연대에 보낸 바 있다.

최용문 변호사(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는 “감사원이 정당한 사유가 있음을 소명하지 못하는 통지를 보냈다”며 “계속 이런 식으로 감사를 연장한다면 행정 편의만을 생각해 법의 취지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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