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13명’ 숨진 조선소···정부는 또 사장님들만 불렀다

조해람 기자
경남 거제 한 조선소 노동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거제 한 조선소 노동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조선업에서 중대재해가 잇따르면서 고용노동부가 중소 조선사 사업주들을 대상으로 간담회·교육 등을 열기로 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노동자들의 참여가 배제된 데다, 현장 노동자들이 지적하는 위험의 핵심 원인인 ‘다단계 하청 구조’에 대한 대책은 빠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노동부는 중대재해 예방 대책의 일환으로 ‘중소 조선사 사업주 간담회’를 오는 21일 부산·경남에서, 22일 광주·전라지역서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노동부는 “조선업 사업장별 재해예방 활동 사항을 공유하고, 사업주가 의지를 갖고 현장의 위험요인을 철저히 발굴·개선하도록 강조할 계획”이라고 했다.

노동부는 이번 대책에서 삼성중공업·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와 그 사내하청업체들은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각지에 있는 중소규모 조선사, 대형 조선사의 사외하청업체 등이 대상이다.

노동부는 중소 조선사 사업주와 안전보건업무담당자들을 대상으로 22일부터 30일까지 긴급 안전보건교육을 진행한다.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각국 언어로 번역된 교육자료도 제공된다. 노동부가 사업장 안전을 지도·점검하는 사업인 ‘현장점검의 날’도 이번에는 조선업에 중점을 두고 진행한다. 지역별 자체 기획감독도 검토한다.

이번 대책은 올해 조선업에서 9건의 사고로 13명이 사망하는 등 중대재해가 잇따르면서 마련됐다. ‘조선업 빅3’로 꼽히는 경남 거제 한화오션(2명)과 삼성중공업(1명), 울산 HD현대중공업(1명)에서는 모두 사망자가 발생했다. 경남 거제 초석HD(3명)과 고성 금강중공업(2명), 부산 대선조선(2명)에서는 복수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재해 대부분은 하청·이주노동자들이 당했다.

노동부가 긴급 대책을 마련했지만 노동계는 회의적이다. 현장을 가장 잘 아는 당사자인 노동자들의 참여가 빠진 점, 대형 조선사들은 제외된 점 등이 한계로 지적된다.

노동계는 특히 저임금 고착화로 인한 숙련공 이탈, 무리한 작업을 부르는 다단계 하청구조 등 ‘문제의 핵심’이 빠졌다고 본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선업 상생협약’을 만들었지만 노동자 참여가 배제되고 원청의 선의에만 기댄 탓에 실제 개선 효과가 거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한주 민주노총 금속노조 언론국장은 “금속노조는 지난 3월 고용노동부에 전체 조선소에 대한 기획감독을 요구했지만 노동부는 이에 응답하지 않았다”며 “조선소 초호황이란 소식이 언론에 도배되고 있으나 눈 앞의 이익에 취한 조선 자본의 무리한 공기 단축, 다단계 하도급 확대, 안전이 뒷전인 현장은 ‘죽음의 일터’로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김 국장은 이어 “노동자 참여 없는 현장 점검은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고, 대형 조선소 포함 모든 조선업종에 대한 기획감독이 필요하다”며 “다단계 하청 구조, 위험의 외주화를 근절하고 안전관리 활동에 원하청 노동조합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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