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미디어재단 TBS에 대한 서울시 출연금 지원이 앞으로 열흘 뒤 중단된다. TBS는 현재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나 단기간 결과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노조 측은 원활한 매각을 위해서라도 서울시 지원이 다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2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TBS는 현재 방송사 통매각이 아닌 사업 부문별 분리 매각 방식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TBS라는 통합 브랜드를 포기하고 케이블 채널과 영어 라디오방송, 정규 라디오방송 등을 나눠 매각하는 방식이다.
몇몇 언론사가 인수 의사를 보이기도 했지만 상황이 쉽지는 않다. 황금 주파수로 사업성이 높은 TBS FM 95.1의 경우 민간 매각이 쉬울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도 고용 승계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피디와 기자, 엔지니어 등 해당 방송 유지를 위한 인원을 놓고 매각 협상에서 이견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60여명 정도였던 TBS 직원 수는 현재 희망퇴직 등으로 100여명이 줄어 250명 수준이다. 일부 직원들은 분리 매각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지만 TBS 내부에서도 생존을 위한 사업 부분별 매각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TBS 노조 관계자는 “분리 매각을 하든 통매각을 하든 아무리 빨리 진행해도 6개월에서 최대 2년의 시간이 걸린다”며 “원할한 매각을 위해서라도 서울시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TBS 지원 조례 폐지에 앞장섰던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의 임기가 오는 6월 말로 끝나면, 새로운 지원 조례를 재상정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지 않냐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여전히 국민의힘이 시의회 과반을 차지하는 상황이라 분위기 반전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서울시 지원이 끊기고 다음 달 이후 TBS가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은 20억 원 정도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행비와 인건비 등을 최소한으로 사용한다고 해도 방송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출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TBS 측은 사업을 유지하면서 매각 협상을 이어가기를 원한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TBS가 폐업하고 주파수를 방송통신위원회에 반납하면 이를 공매하는 형식도 서울시가 고려한 시나리오 중 하나다.
TBS 노조는 단축 근무와 임금 삭감 등을 감수해서라도 주파수 반납 등 폐업 과정으로 치닫는 상황만은 막겠다는 입장이다.
TBS 노동조합과 언론노조 TBS 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TBS 구성원들의 생계를 최대한 보호하겠다던 오세훈 시장은 이제 침묵을 깨고 하루빨리 본인의 진심을 보여줘야 한다”라며 서울시의 지원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