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한 끼 위해 ‘반찬공장’ 차린 마포구

김보미 기자

주 6일 무료 ‘효도밥상’

어르신들이 21일 서울 마포구 경로당에서 ‘효도밥상’을 배식받고 있다. 연합뉴스

어르신들이 21일 서울 마포구 경로당에서 ‘효도밥상’을 배식받고 있다. 연합뉴스

75세 이상 노인 대상 사업, 참여 식당 모집에 어려움
공장서 조리 후 경로당 등 배급…일 1000인분 규모
국비·시비 지원 없어 주민센터 옥상에 채소 재배도

돼지두루치기와 감자볶음, 숙주미나리무침, 고추지, 깻잎지, 김치에 밥과 미역국.

21일 찾은 서울 마포구 망원2동 쌈지경로당엔 오전 11시 무렵이 되자 어르신들 30여명이 모였다. 각자 입맛에 맞춰 반찬을 덜어 만든 7첩반상을 놓고 삼삼오오 둘러앉아 먹는다. 이날 점심은 인근 반찬공장에서 만들어 나른 반찬과 국으로 차렸다. 밥만 이곳에서 지어 따뜻하게 내놓은 것이다.

지난달 15일 이후 이 경로당에 배달되기 시작한 반찬으로 어르신들은 매일 함께 점심식사를 한다. 소득 기준 없이 돌봄이 필요한 고령층을 대상으로 마포구가 주 6일 무료로 한 끼를 차리는 ‘효도밥상’이다.

내년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65세 이상 인구는 100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2030년이면 인구 4분의 1이 고령층이다. 하지만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국가 중 1위다.

이에 마포 지역에서는 지난해 4월부터 75세 이상 1인 가구는 누구나 집 근처 효도밥상으로 지정된 식당을 찾으면 점심을 먹을 수 있게 했다. 식당을 찾는 어르신들의 안부와 혈압·혈당 등 건강 상태를 점검해 도움이 필요하면 복지 서비스와 연계도 한다.

7개 식당에서 하루 160명분을 준비하는 것으로 시작한 효도밥상은 1년도 안 돼 17곳, 500명분 규모까지 확대됐다. 장소를 늘려달라는 요청이 많았지만 사업에 기꺼이 참여할 식당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마포구는 직접 반찬공장을 차리기로 했다.

망원유수지 인근에 연면적 246㎡의 ‘반찬공장’을 만들었다. 영양사가 식단을 짜면 조리사와 보조원들이 매일 6가지 반찬을 해 오전에 냉장으로 배달한다.

조리시설이 없는 곳에서도 효도밥상을 차릴 수 있게 돼 경로당, 교회·사찰 같은 종교시설 등의 참여가 가능해졌다. 급식소는 순식간에 33개로 늘어 하루 1000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가 됐다.

마포구는 경로당을 중심으로 식사 장소를 늘려 연말까지 1500명이 효도밥상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효도밥상은 고령층 주민들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비나 시비 지원 없이 구비로만 식비를 충당하고 있어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참여 식당에는 1인당 5000원씩 마포구가 지원하고, 주민들이 쌀 등 식자재를 기부해 보탠다. 식당 사업주는 한 끼를 위한 공간과 편의를 제공한다.

반찬공장은 1인당 4000원의 원가로 음식을 준비한다. 정책 취지에 공감하는 기업과 개인 등 1000여명의 후원자가 생긴 것은 호신호다. 4월 기준 기탁금품은 약 10억원에 달한다.

마포구는 16개 동주민센터의 옥상에 상추 등을 키울 수 있는 스마트팜을 설치해 직접 채소류를 재배하기로 했다. 박 구청장은 “주말농장을 하는 주민들과 약정을 맺어 수확물 일부를 효도밥상의 식재료로 활용하는 등 부족한 예산을 극복할 여러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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