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럽급여 사태’ 또?…반복수급 때 최대 50% 삭감 추진

조해람 기자

고용노동부, 법 개정안 입법예고

‘쪼개기 계약직’ 노동약자에 타격

지난해 11월15일 서울의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문재원 기자

지난해 11월15일 서울의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문재원 기자

고용노동부가 실업급여(구직급여) 반복수급자의 수급액을 최대 50%까지 삭감하는 내용이 담긴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21일 입법예고했다.

지난해 여름 ‘시럽급여’ 논란 이후 주춤했던 제도 개편을 다시 추진하려는 것이다. 실업급여 반복수급 전체를 부정수급으로 해석하는 시각을 담은 것으로, ‘쪼개기 계약직’ 등 노동약자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부는 이날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며 “우리나라는 높은 임시직 근로자 비중 및 짧은 근속기간 등으로 반복수급이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는 구조이나, 일부 단기 취업 및 구직급여 수급 의존 행태도 있다”며 “반복수급은 노사 간 왜곡된 계약 관행이 지속되게 하는 등 노동시장 구조 왜곡을 더욱 고착화할 수 있고, 보험 가입자 간의 형평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개정 이유를 설명했다.

노동부가 입법예고한 개정안은 ‘반복수급자 수급액 감액’ 및 ‘대기기간 연장’이 뼈대다.

개정안은 이직일(마지막 근무일) 이전 5년 동안 2번 이상 실업급여를 받은 수급자는 수급 횟수를 기준으로 최대 50% 범위에서 수급액을 감액하는 내용을 담았다. 구체적인 감액 범위는 시행령으로 정한다.

반복수급자의 실업급여 신청 후 지급까지 무급 대기기간을 현행 7일에서 최대 4주로 늘리는 조항도 새로 담겼다.

이 조항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를 포함해 예술인·특수고용직(노무제공자) 고용보험 가입자에게도 적용된다. 다만 임금이 너무 낮거나 일용직, 단기 예술인·노무제공자로 일하다 실업급여를 받은 기간은 반복수급 횟수 산정에서 뺀다는 단서조항도 있다.

정부는 지난해 여름에도 실업급여 부정수급이 많다며 하한액 폐지 등 개편을 추진했다가 여론의 반대에 한발 물러섰다. 지난해 7월 정부와 국민의힘은 실업급여가 너무 많아 고용보험 재정이 위태롭고 구직자들의 취업 의욕도 꺾고 있다며 제도 개편을 추진했다.

민주노총 “실업급여 반복수급 발생은 정부·기업 탓”

당시 “달콤한 보너스란 뜻의 ‘시럽급여’”(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여자분들, 젊은 청년들이 실업급여로 해외여행을 가고 샤넬 선글라스를 산다”(고용센터 관계자) 등 발언이 나오면서 ‘정부가 고용보험 수급자를 무임승차자 취급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고용보험 제도 설계에 참여했던 이병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반복수급이 근로자의 책임인지, 산업의 특성인지, 사업주의 책임인지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남재욱 한국교원대 교수는 “(어쩔 수 없는 반복수급을)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법을 통해 ‘통으로’ 보겠다는 건 피해자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는 접근”이라면서 “고용안전망을 강화·확대하는 내용 없이 부정수급 삭감에만 집중하는 것은 이번 정부가 고용안전망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시행되면 ‘쪼개기 계약직’ 등 노동약자가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남 교수는 “일자리가 없는 상태에서 사용자가 쪼개기 계약을 밀어붙인다면 노동자는 수용할 수밖에 없다”며 “더 큰 책임이 있는 주체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고 노동시장 약자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실업급여 수급자가 늘어나고 반복수급이 발생하는 원인과 책임은 고용을 불안정하게 하는 기업들과 이를 조장한 정부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재정악화를 운운하며 취약계층 노동자의 실업급여마저 빼앗아가겠다 하지만 재정위기의 진짜 원인은 재벌 감세, 기업 감세로 줄어든 세수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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