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이 의견서 냈더니···아동학대 신고 ‘혐의 없음’ 늘었다

탁지영 기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교사노동조합연맹·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단체 회원들이 지난 2월20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숨진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의 순직을 인정하고 관련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교사노동조합연맹·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단체 회원들이 지난 2월20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숨진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의 순직을 인정하고 관련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교사 A씨는 담배를 피우는 학생에게 생활지도를 하다 ‘정서적 학대’로 아동학대 신고를 당했다. 교사 B씨도 생활지도 중 학생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학생의 팔을 잡아 ‘신체적 학대’로 아동학대 신고를 당했다. 두 사례 모두 관할 지역 교육감이 수사기관에 ‘정당한 생활지도’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경찰은 교육감의 의견을 참고해 검찰에 혐의 없음으로 송치했고 검찰도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교육부가 22일 발표한 교육활동 보호 후속 조치 추진 현황을 보면, 지난해 9월 도입된 교육감 의견 제출 제도가 교원 아동학대 신고 사건에서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 통계로 확인된다.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를 당하면 각 시·도교육청은 정당한 생활지도인지 판단한 후 교육감의 의견을 조사·수사기관에 제출해야 하고, 조사·수사기관은 교육감의 의견을 참고해야 한다.

교육부는 제도 도입 이후 지난달 30일까지 교육감 의견서가 385건 제출됐고 이중 73%에 달하는 281건이 ‘정당한 생활지도’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교육감이 정당한 생활지도로 의견을 제출한 사안 중 95건(86.3%)은 경찰 수사 개시 전 종결(불입건), 불기소 등 혐의 없음으로 종결됐다. 3건(2.7%)만 기소 처분됐다.

교원 아동학대 신고 사건 중 불기소 비율은 2022년 59.2%에서 도입 이후 69%로 증가했다. 반면 가정법원 아동보호사건 처리 및 기소 비율은 각각 감소했다.

교육활동 침해를 당한 교사를 보호하는 조치도 강화됐다. 학교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건수도 2021년 2269건, 2022년 3035건, 2023년 5050건으로 늘었다. 지난 3월 교권보호위가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된 뒤 한 달 동안 286건이 열렸다.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보호자를 조치하는 비율은 33%에서 79%로 늘어났다. 교원지위법에 서면 사과 및 재발 방지 서약, 특별교육 이수 또는 심리치료 등을 신설하면서다. 교육활동보호센터 이용 건수도 2022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는 교사들에게 상담, 심리치료, 법률상담, 예방교육 등을 진행한다. 지난 3월 개통된 교권침해 직통번호 ‘1395’ 이용 건수는 501건으로 집계됐다. 교사들은 1395를 통해 교육활동 침해 신고 관련 상담 등을 문의할 수 있다.

다만 교권 회복 조치가 사후 대응에 집중돼 있다는 평가도 있다. 고영종 교육부 교원학부모지원관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악성 민원 등 교육활동 침해는 사전 예방교육을 통해 줄여나가야 한다”며 “하반기에 학부모들에게 도움이 되는 자료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총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교권 보호 제도 변화로 아동학대 신고 피해와 악성 민원이 감소하는 등 긍정적 수치는 매우 고무적”이라며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보완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교총은 “정서적 학대에 대한 법률적 기준을 엄격히 하고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아동복지법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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