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수출입 통계 공개하면 ‘국익 침해’?···별별 이유로 알 권리 막힌다

김송이 기자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아덱스저항행동 관계자들이 관세청 무기 수출입 통계 비공개처분 행정소송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크게보기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아덱스저항행동 관계자들이 관세청 무기 수출입 통계 비공개처분 행정소송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관세청이 대중에 공개되던 무기 수출입 통계를 비밀로 돌리고 정보공개 청구마저 기각하자 시민단체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관세청뿐 아니라 행정기관들이 추상적이고 자의적인 이유를 대며 정보공개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시민단체 전쟁없는세상은 22일 관세청의 무기 수출입 통계 비공개 처분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지난 2월 관세청에 ‘2023년 한국의 국가별 무기 수출입 통계’를 요구하는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관세청은 ‘국방 등 국익 침해’를 이유로 비공개 처분했다. 단체가 이의신청을 하자 지난 3월 “안보기관의 교역규모는 국방력과 밀접하게 연관된 정보이고 국가별 통계는 외교적 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며 기각했다.

무기 수출입 통계는 한국이 1년 동안 수입한 무기류의 국가별·항목별 총액으로, 각 무기의 종류나 수량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진 않는다. 이 통계는 그간 한국무역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돼왔지만 지난 1월 비공개로 전환됐다. 관세청이 무기류 수출액 통계가 공개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무역협회에 비공개로 돌릴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단체 측은 무기류 수출입 실적이 정보공개법상 비공개해야 할 이유가 없는 자료라고 지적했다. 정보공개법 9조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비공개할 수 있다고 정하는데 무기류 수출입 실적은 국토방위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전혀 담고 있지 않은 추상적 정보라는 것이다.

비공개 처리된 통계와 유사한 통계가 이미 공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관세청은 세계관세기구에서 만든 품목 분류 코드인 HS 코드와 산업자원부가 만든 MTI 코드에 기반해 관련 자료를 비공개 처리했지만 무역협회는 이외에도 유엔의 SITC 코드를 사용한 ‘무기 및 실탄’ 관련 실적을 함께 공개하고 있다.

단체 측 소송대리인 임재성 변호사는 “정보공개가 국방에 현저한 위협이 된다면 정부는 유엔 무역통계에서 제공되는 대한민국의 무기류 수출입 실적부터 비공개하라고 요청해야 한다”며 “그러한 요청은 전혀 없으면서 원고의 정보공개신청은 비공개 처분하는 것은 위법하고 부당하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관세청뿐 아니라 공공기관들이 자의적인 이유로 정보공개 청구를 묵살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대법원은 세금도둑잡아라 등 시민단체가 검찰을 상대로 특수활동비 집행내역을 정보공개하라고 청구한 데 대해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지난달 대검은 또다시 지난해 6월부터 지난 2월까지 자료를 비공개하며 특활비 공개 시 업무에 지장이 생기고, 특활비 자료가 내부 감사 대상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도 지난 3월 법원이 시의원들이 의회에 출석하지 못할 때 불참 사유를 적어 제출한 청가서와 결석계를 공개하라고 결정했음에도 재차 관련 자료를 비공개 결정했다. 시의회는 개인정보라며 청가서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예찬 정보공개센터 활동가는 “정보공개의 대원칙은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모든 정보는 시민에게 공개해야 하고 예외적으로 비공개 사유에 해당할 때만 비공개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번 정부 들어선 별별 조항을 끌어와서 비공개 처분을 하고 구체적인 사유는 설명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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