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프리카’ 폭염에 학교 노동자 쓰러진다”…학교비정규직, 대구교육청에 폭염 대책 촉구

백경열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관계자들이 11일 대구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염 시기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실효성있는 폭염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제공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관계자들이 11일 대구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염 시기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실효성있는 폭염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제공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는 11일 대구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염기 안전한 학교를 위해 적정 인력을 배치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학교비정규직 중 급식실·환경미화·시설관리직종 등이 직접적인 폭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급식 노동자들이 담당하는 식수인원이 과다한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여름 폭염에는 급식실에 냉방기가 설치돼 있어도 노동자들이 현기증과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고 심할 경우 열탈진으로 병원에 실려가기도 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가만히 있어도 온몸이 땀에 젖을 정도의 날씨에 급식실의 가열기구 앞에서 일하는 것은 고역”이라면서 “조리과정에서 발생되는 열기와 폭염의 온도가 더해져 급식실의 체감온도는 55도까지 치솟는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은 조리원 1인당 식수인원이 50여명인 다른 공기관에 비해 대구교육청은 급식노동자 1명이 140여명의 식사를 감당하도록 배치했다고 주장했다. 이때문에 급식노동자들이 짧은 시간 안에 수많은 인원의 식사를 준비해야하는 고강도 노동환경에 처했다는 것이다.

또 특수·기숙사 학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환경미화 노동자 1명이 학교 전체 건물의 화장실 및 기타 구역을 도맡아 청소하고, 시설관리 노동자 역시 옥외 노동으로 땀이 식을 틈이 없다고 노조는 지적했다.

환경미화·시설관리 노동자를 위한 휴게실 및 샤워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땀 범벅이 된 채로 퇴근해야 하는 처지이다.

교육공무직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지역 학교·기관 휴게소 설치 실태조사 결과 환경미화원 휴게실의 경우 전체 학교 520곳 중 291곳(56%)만 휴게실이 설치돼 있었다. 휴게실 설치는 폭염대비 뿐만 아니라 2022년 8월 고용노동부에서 의무화 제도를 발표했을 정도로 노동자의 건강권을 위해 중요한 사안이라고 노조측은 설명했다.

공무직노조는 “휴게실이 없는 노동자들은 계단에서 쉬거나 당직·숙직실에서 눈치보며 한숨을 돌린다”면서 “환경미화 노동자 대부분이 60세가 넘는 고령층인데, 이들이 폭염기간에 쓰러지지 않도록 충분한 휴식시간 등이 제공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대구교육청은 지난달 16일 ‘폭염 대비 현업근로자 온열질환 예방 대책’을 시행했다. 이는 지난해 산업안전보건위에서 가결된 ‘온열질환 대책을 위한 노사협의회’를 근거로 마련됐다. 노조는 그러나 강제성이 없는 권고 수준이어서 현장에서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교육공무직노조는 “극심한 폭염이 오더라도 노동자가 쓰러지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적절한 배치기준과 인력 강화 같은 근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노사가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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