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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임용 최소경력 ‘10년 이상→5년 이상’ 다시 시도하는 조희대 대법원

유선희 기자

‘5년 이상’ 축소 법안, 21대 국회서 한 차례 부결

이후 3년 유예, 유예기간 만료 앞두고 다시 손질

행정처 “다양한 법관 선발 목표로 검토하는 것”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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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판사 임용 시 필요한 최소 법조경력을 기존 ‘10년 이상’에서 ‘5년 이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관 부족으로 인한 재판 지연과 법관의 고령화를 막기 위해 ‘5년 이상 경력자’로 기준을 낮추려는 것이다. 하지만 ‘사법부 엘리트주의와 전관예우 지양’이라는 사법개혁 취지를 살리려는 고민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최근 법관 임용 시 필요한 최소 법조경력을 기존 ‘10년 이상’에서 ‘5년 이상’으로 축소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세우고 법안 검토에 들어갔다. 현행 법원조직법상 법관 임용 시 최소 법조경력은 올해까지 5년 이상이고 내년부터 7년 이상, 2026년부터는 10년 이상으로 늘어난다. 그런데 이를 5년으로 축소하려는 것이다. 다만 법원행정처는 법관 직책이나 역할 등을 감안해 일부는 7~10년 이상 경력을 인정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일정 기간 법조 경력을 쌓은 법조인을 신규 법관으로 임용하는 ‘법조일원화 제도’는 법관 구성을 다양화해 사법부의 순혈·엘리트주의를 탈피한다는 취지로 2013년 도입됐다. 당초 2021년까지는 5년 이상, 2022~2025년은 7년 이상, 2026년부터는 10년 이상 법조 경력을 갖춰야 법관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단계적 상향 방침을 세웠는데, 지난해 법 개정으로 ‘5년 이상’ 규정을 2024년 말까지 3년간 유예했다.

대법원은 2021년에도 법관 임용 시 요구되는 최소 법조경력을 5년 이상으로 묶어두는 법 개정을 시도했으나 국회에서 부결됐다. 대법원이 이번에도 사실상 같은 경력 기준을 들고 나온 데에는 법조일원화 제도가 법관 고령화와 재판 지연의 원인이 된다고 판단하면서다. 10년 이상 경력자만 임용하면 젊은 법조인의 법관 등용이 어려워 법관 구성의 다양성이 부족해지고, 이미 법무법인과 검찰 등에서 자리를 잡은 10년차 이상의 경력자가 상대적으로 연봉·근무환경 등 처우가 낮은 판사로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20년차인 한 판사는 이날 통화에서 “점점 늘어나는 사건 수와 방대한 기록을 고령화되는 법관들이 모두 다루기는 쉽지 않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의 법 개정 움직임은 법조일원화 제도의 본래 취지를 후퇴시키는 것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2021년 국회에서 5년 이상 경력 기준 축소를 담은 법원조직법 일부개정안이 논의될 당시 이탄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시민사회는 “엘리트 위주의 판사 관료화와 전관예우를 양산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이들의 예상대로 실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법조인이 아닌 김앤장으로 대표되는 대형로펌 중심의 변호사들이 법관으로 배출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2018~2022년 신규 임용 법관의 법조 경력 현황을 보면 7명 중 1명꼴로 김앤장 출신 변호사가 발탁됐다. 이는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된 법조일원화의 취지와는 반대로 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법조계 일부와 시민사회에서는 대법원이 ‘5년 이상’이라는 숫자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인사 선발 기준 등을 제대로 마련하는 게 먼저라고 지적한다. 적어도 대형 로펌 쏠림 현상 정도는 방지할 제도적 보완 장치는 있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에서 자체적인 인사 선발 기준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김희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는 “법조 경력을 또 손보려는 것은 그나마 일부 진전된 법원개혁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3년의 시간을 벌어놓고 또다시 3년 전 논쟁을 반복하자는 것으로, 법조일원화 도입 취지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국회에서 부결됐던 안을 그대로 재추진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조희대 대법원장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법관 임용의 다양화를 강조하고 있고, 그 실현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법원행정처는 지난 10일 외부 자문기구인 사법정책자문위원회에서 ‘법관 임용을 위한 적정한 법조 경력 요건을 검토’ 하겠다고 예고했다. 최종안은 사법정책자문위를 거치는 방식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법정책자문위는 오는 12일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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