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2심 재판부 “숫자 정정에도 최태원 재임기간 기업가치 160배 상승”

유선희 기자

“구체적 재산분할 비율 영향 없어” 재확인

서울고법은 주식가치 산정 숫자 오류를 정정하고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경영활동을 하는 현 시점 기준으로 산출한 가치상승분을 18일 공개했다. 최종현 선대회장 재임기간엔 주식 가치가 125배, 최태원 회장은 160배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고법 제공

서울고법은 주식가치 산정 숫자 오류를 정정하고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경영활동을 하는 현 시점 기준으로 산출한 가치상승분을 18일 공개했다. 최종현 선대회장 재임기간엔 주식 가치가 125배, 최태원 회장은 160배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고법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항소심 재판부가 18일 판결 경정(판결 이후 오류 수정)에 대한 설명자료를 내고 “‘주식가치 산정’ 숫자 오류를 바로잡았을 때 최 회장의 재임 기간 기업가치가 약 160배 상승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SK그룹 경영권이 ‘대한텔레콤→SK C&C→SK㈜’로 이어진 만큼 SK㈜를 중심으로 가치 상승을 따져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 측 주장대로 해당 주식 가액 숫자를 바로잡더라도 구체적인 이혼 재산분할 비율 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재차 밝혔다.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지난 17일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의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 대한텔레콤 주식을 주당 100원으로 계산해 2009년 11월 기업가치를 355배 올렸다고 한 기존 판결문을 액면분할 등을 감안해 ‘주당 1000원, 35.6배’로 바로 잡았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의 기여분은 355배에서 35.6배로 10분의 1로 낮아졌다. 2009년 11월은 SK C&C가 상장된 시점이자 최 선대 회장이 사망한 이후이다.

SK 측은 “최 회장의 기여분이 낮아지면서 최 선대회장의 기여분이 125배로 늘어난다”며 “최 회장의 기여분이 10분의 1로 줄어들기 때문에 판결문에 사실상 ‘100배 왜곡’이 발생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는 재판부가 재산분할 판결을 하면서 최 회장의 재산을 선대로부터 받은 ‘특유재산’이 아니라 노태우 전 대통령 등 노 관장 측의 기여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최 선대 회장이 125배로 주식 가치를 키운 것을 자신에게 물려준 것이라서 사실상 특유재산으로 봐야 하고 선대 회장의 기여도가 더 크게 작용한 회사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재판부는 가치상승 기준은 SK C&C가 아닌 SK㈜ 주식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대한텔레콤 주식과 SK㈜의 중간 형태인 SK C&C 주식의 상장 당시인 2009년 11월 가치가 3만5650원 정도인데, 이는 중간 단계의 가치일 뿐”이라며 “최종적인 비교 대상이나 기준가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현 회장인 원고(최 회장)의 재임 기간 26년 동안 약 160배 가치 상승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산출했다. 최 선대 회장과 달리 최 회장은 현재까지도 계속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만약 최 선대 회장의 기여분과 비교하려면 ‘125배 대 160배’를 비교해야지 ‘125배 대 35.6배’를 비교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선대 회장의 경영활동을 통한 기여분 125배와 최 회장의 기여분 160배를 수치적으로 비교하면, 최 회장의 경영활동에 의한 기여가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볼 수 있다”며 “재판부는 최 선대 회장에서 최 회장으로 이어지는 계속적인 경영활동에서 ‘중간단계’의 사실관계에서 발생한 계산오류 등을 수정한 것으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구체적인 재산분할 비율 등에 실제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달 30일 최태원-노소영간 이혼소송에서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1700만원, 위자료로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최 회장 측은 자신보다 선대 회장 기여도가 큰 회사이기 때문에 3조원의 가치로 평가된 SK 주식을 노 관장과 재산분할해야 하는 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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