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도, 세상 떠나면서도…이웃 생명 살리고 간 구급대원

김송이 기자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구하고 떠난 김소영씨(45).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구하고 떠난 김소영씨(45).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생전 위급한 현장에서 많은 시민의 생명을 살린 구급대원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생명을 나눠주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3일 전남대학교 병원에서 김소영씨(45)가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고 18일 밝혔다.

김씨는 20년간 소방 구급대원으로 근무하며 많은 생명을 구했다. 심정지 된 환자를 심폐소생술로 살리면 받는 하트 세이버를 5개나 받은 우수한 구급대원이었고 각종 재난 현장에서 헌신적인 구조활동을 펼친 공로로 전라남도의사회에서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김씨는 같은 소방관인 남편을 만나 결혼하여 아들과 딸을 자녀로 뒀다. 밝고 활발한 성격이었던 고인은 자부심이 강한 소방 구급대원이었고 늘 웃으며 모든 일에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업무 스트레스가 많은 동료 직원들을 돕기 위해 심리상담학과 박사를 수료하고 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었다.

김씨는 지난달 6일 집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세상을 떠나면서까지 다른 생명을 구하려 했던 김씨의 뜻을 지켜주고자 가족들은 뇌사장기기증에 동의했고 심장·폐·간장·신장 등을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렸다.

김씨의 남편 송한규씨는 “소영아, 우리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정신없이 아이들 키우면서 살다 보니 너의 소중함을 몰랐어. 너무 미안하고, 네가 떠나니 얼마나 너를 사랑했는지 이제야 알겠어. 우리 애들은 너 부끄럽지 않게 잘 키울 테니까 하늘나라에서 편히 잘 지내. 사랑해”라며 눈물을 흘렸다.

뇌사 장기기증을 하고 떠난 김소영씨(45)가 받은 하트 세이버 인증서.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뇌사 장기기증을 하고 떠난 김소영씨(45)가 받은 하트 세이버 인증서.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Today`s HOT
출국 앞둔 파리 올림픽 출전 대표팀 미시간주에서 열린 골판지 보트 경주 갈곳 잃은 콩고민주공화국 난민들 너무 더울 땐 분수대로
칠레에 배치된 태양광 패널 희생자 묘비 옆에서 기도하는 추모객들
미끌 미끌~ 오일 레스링 대회 가족 잃고 절규하는 팔레스타인들
프라우다 마을의 감자 밭 스프링클러로 더위 식히기 철장 안에서 시위하는 이스라엘 인질의 가족들 백악관 앞에서 포즈 취한 나토 정상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