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외친 저출생 대책 ‘워라밸’···정작 위원회에 여성이 없다?

조해람 기자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일·생활 균형 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공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일·생활 균형 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공

저출생 대책의 핵심인 노동시간 관련 제도를 논의할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위원회가 13명 전원 남성으로 구성된 것을 두고 비판이 나온다. 일·생활 균형을 위한 정책을 설계하는 데 여성의 목소리가 직접 반영되기 어려운 위원회 구조라는 지적이다.

경사노위 산하 ‘일·생활 균형 위원회’는 지난 21일 발족식을 갖고 첫 전체회의를 열었다. 위원회는 ‘주 4일제’ 등 노동시간 단축과 노동시간 유연화, 노동자 건강권 보호, 근무형태·휴가, 일·육아 양립 지원방안 등을 다룬다.

위원회는 위원장 1명과 노·사·정 위원 7명, 공익위원 5명 등 총 13명이다.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이인재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가 위원장을 맡았다. 노동계에서는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1본부장과 류제강 정책2본부장이, 경영계에서는 황용연 한국경총 노동정책본부장과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정부위원은 권창준 고용노동부 노동개혁정책관, 주환욱 기획재정부 경제구조개혁국장, 김우중 중소벤처기업부 지역기업정책관이다.

노·사·정의 이견을 조율하며 합의점을 찾는 역할인 공익위원은 김기선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부 교수,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다.

13명의 위원들은 전원 남성이다. 출생률과 직결되는 노동시간 관련 제도를 논의하는 자리에 여성 당사자의 목소리가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시간 노동과 ‘일·생활 균형’은 저출생 대책의 핵심 키워드로 지목돼 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R&D글로벌센터 아산홀에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주제로 열린 2024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R&D글로벌센터 아산홀에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주제로 열린 2024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에서도 일·생활 균형이 주요 과제였다. 해당 대책에서 정부는 육아시간 확보 방안의 하나로 유연근무 등 제도 개선 논의를 경사노위에 맡겼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도 24일 기자단과 만나 “일과 가정을 양립하고 균형을 이루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제일 시급하고 제일 효과적이며 그래서 가장 해야할 것이 일·가정 양립”이라고 했다.

김서룡 서울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 노무사는 “당사자의 목소리가 전부는 아니지만, 현장에서 제도의 한계를 가장 정확하고 디테일하게 알 수 있는 건 당사자”라며 “당사자인 여성 노동자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한 상황에서 적절한 제도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정택진 경사노위 대변인은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지 않고 각 분야의 전문가 분들을 추천받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지, 차별 등 의도는 없었다”며 “위원회 논의를 지원하는 경사노위 소속 담당전문위원들이 여성이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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