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제조·배포 지시한 주범 1심서 징역 23년 선고

유선희 기자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경향신문 자료사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경향신문 자료사진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 ‘마약음료 협박 사건’의 주범 이모씨(27)가 1심 재판에서 징역 23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한성진)는 9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씨(27)에 대해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186만3000원 추징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불특정 다수를 표적으로 삼아 마약음료를 마시게 한 뒤 부모를 협박하고 금전을 갈취하려고 치밀하게 기획했다”며 “각자 역할에 따라 계획을 실제 실행에 옮긴 범죄로, 미성년자를 영리 도구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이 커 엄벌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대체적으로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수사 과정에 협조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마약음료를 마신 학생들의 부모에게 돈을 뜯어내려 해 공갈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42)는 징역 2년6개월을 선고 받았다. 같은 혐의를 받는 다른 김모씨(27)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공갈미수 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류모씨(28)와 박모씨(28)는 무죄가 선고됐다.

이씨 일당은 지난해 4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필로폰을 섞은 음료를 ‘기억력 상승 집중력 강화 효과가 있다’고 속여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실제 이 음료를 마신 학생들의 부모에게 협박해 금품을 갈취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2022년 10월 중국으로 출국해 일당들에게 필로폰과 우유를 섞은 마약음료를 제조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이씨에 대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아 이씨를 추적했다. 중국 공안이 지난해 5월24일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이씨를 검거했고, 경찰은 범행 8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그를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앞서 마약음료 사건에 가담한 또 다른 공범들에 대해선 항소심 선고가 나왔다. 지난 4월 항소심 재판부는 마약음료 제조책 길모씨에 대해 원심에서 선고된 징역 15년보다 무거운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전화중계기 관리책 김모씨는 1심 징역 8년보다 무거운 징역 10년을, 마약 공급책 박모씨와 보이스피싱 모집책 이모씨는 1심과 같이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7년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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