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날까 봐 무서워 한숨도 못 잤어요”···군산 어청도 시간당 146㎜ ‘물폭탄’

김창효 선임기자
10일 새벽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 시간당 146㎜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비가 잠잠해지자 주민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김성래 어청도 이장 제공

10일 새벽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 시간당 146㎜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비가 잠잠해지자 주민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김성래 어청도 이장 제공

“3시간 동안 쉼 없이 장대비가 내리는데, 홍수 날까 봐 무서워 한숨도 못 잤어요.”

10일 새벽 한 시간 만에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김성래 이장(70)은 이날 통화에서 “평생 이런 폭우는 처음이다. 장대처럼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며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어청도는 군산에서 배로 2시간 가량 걸리는 섬으로 일제강점기인 1912년 축조된 어청도 등대가 국가등록문화재(제378호)로 지정됐다. 현재 120~130명이 살고 있다.

김 이장은 전날인 9일 오후 10시 30분쯤부터 이날 새벽 1시 30분까지 비가 3시간 동안 ‘폭탄’처럼 쏟아졌다고 했다. 도로는 폭우가 쏟아진 지 불과 1시간여 만에 성인 무릎까지 잠겼다.

이 마을에서는 최소 14가구가 물에 잠긴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이장은 “우리 집은 다행히 무사했지만, 동생 집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고”며 걱정했다.

침수 피해를 본 주민들은 비가 잠잠해진 오전부터 물에 젖은 장판과 가재도구 등을 밖으로 꺼내 침수 피해를 복구 중이다. 하지만 다시 내리는 비에 고스란히 노출돼 언제 끝날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군산 어청도 집중호우 영상.  김성래 어청도 이장 제공

군산 어청도 집중호우 영상. 김성래 어청도 이장 제공

장건호 어청도 발전소장(55)은 “폭우가 워낙 거세서 밖에 나가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며 “일부 주민들은 집이 물에 잠겨 임시거처인 노인정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어청도에는 9일 오후 11시 51분부터 다음 날 0시 51분까지 146㎜ 비가 내렸다. 기상청 관측기록을 보면 1시간에 140㎜가 넘는 비가 쏟아진 사례는 1998년 7월31일 전남 순천시 주암면에 1시간 동안 145㎜ 비가 온 것이 유일하다.

이날 전북에서는 군산 외 완주·익산·진안 등 4개 시·군의 주민 168명이 대피했다.

완주에서는 오전 4시 11분쯤 운주면사무소 인근 장성천이 범람해 마을 주민 18명이 고립됐다가 모두 구조됐다. 당시 주민들은 거실까지 차고 들어온 강물을 피해 창문을 깨거나 마당 앞 배관을 붙잡고 구조를 기다리는 등 필사의 사투를 벌였다.

특히 한쪽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편마비 증상이 있는 주민에 대해 119구조대원들은 구조방법을 고민하다가 인근에서 발견된 고무통에 태워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기도 했다.

전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0∼9시 누적 강수량은 익산 함라 310.5㎜, 군산 어청도 295.0㎜, 무주 덕유산 253.5㎜, 장수 237.9㎜, 진안 주천 202.0㎜, 임실 신덕 194.0㎜, 완주 179.5㎜, 정읍 태인 166.0㎜, 전주 완산 157.5㎜, 부안 변산 152.0㎜, 정읍 내장산 128.5㎜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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