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홍 “죽고 싶을 만큼 참혹”···‘회삿돈 횡령’ 친형 재판에 증인 출석

유선희 기자
방송인 박수홍씨. 연합뉴스

방송인 박수홍씨. 연합뉴스

방송인 박수홍씨의 출연료 등 재산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박씨의 친형 항소심 재판에서 박씨가 직접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씨는 “형은 제 자산을 불려주겠다고 했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않았다”며 “죽고 싶을 만큼 참혹했다”고 말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이재권)는 10일 박수홍씨의 돈과 기획사 자금 등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박씨의 형 박모씨(56)와 그의 부인 이모씨(53)에 대한 항소심 두번째 재판을 열었다. 이날은 박수홍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박씨가 1심 판결에 대해 “잘못을 바로 잡고 싶다”고 요청하며 증인 출석을 자청했다.

박씨의 형 부부는 2011∼2021년 동생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면서 회삿돈과 동생의 개인 자금 수십억원을 빼돌리고 가담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박씨 형이 회사 자금 20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동생의 개인 자금 16억원가량을 빼돌렸다는 점은 무죄로 판단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씨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박씨는 이날 형과 이씨가 서울 마곡동의 한 상가를 매입하기 전 컨설팅을 받았던 내역을 증거로 냈다. 형 부부의 예금 잔액과 이들이 확보한 부동산 자금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박씨는 “2013년 12월 진행한 컨설팅에서 형 부부의 예금 잔액이 5400만원이었다”며 “두 명이 합쳐도 불과 5400만원이었던 자산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동안 43억여원의 부동산을 취득한 것으로, 형 부부에게 아무리 유리하게 해석해도 확보할 수 없는 금액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자금을 횡령한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심 재판부는 상가 소유권이 회사 명의로 이전됐다며 박씨 형의 대출금 변제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법인 명의면 박씨의 지분도 있는데 부동산 운영 수익금을 나눠가진 게 있느냐’는 검찰 측 질의에 박씨는 “전혀 없다”며 “회사는 제가 번 수익으로 운영되는 구조여서 당연히 제 명의가 들어가야 하지만 들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친형을 사랑하고 가족을 위하는 마음에 제가 먼저 동업을 제안해 1인 회사를 세우고 이익을 배분하자고 했지만 실제론 이뤄지지도 않았다”며 “형은 저를 위해 재태크를 해주고 희생하고 있다고 말해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제 명의의 부동산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씨가 법인 명의 회사 카드를 쓰는 등 배임 행위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한 사람의 희생을 담보로 이익을 취하는 건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절대 있어선 안 되는 일”이라며 “형 부부의 엄벌을 원하고, 가족의 탈을 쓰고 희생하게 하는 판례를 양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박씨는 “(형 부부를) 다시 볼 용기도 없고 보고 싶지도 않다”며 “제 소원은 아침에 일어날 때 저들 생각이 나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재판에 나온 박씨의 형은 동생이 불리한 증언을 하자 고개를 젓는 모습을 보이거나 이따금 동생을 바라보기도 했다.

한편 박씨는 아버지가 검찰 조사에서 “박씨 자금을 실제로 자신이 관리했다”며 횡령한 주체도 자신이라는 취지로 주장한 것에 대해선 “아버지의 허물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며 “가족을 보호하고 싶고 지키고 싶은 것은 이해하지만 위증을 시키면 안된다”고 말했다. 형법 328조1항은 직계혈족(부모·자식) 간 횡령 범행은 처벌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박씨 부친이 이점을 악용해 친형을 구제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지난달 27일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이 위법하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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