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포기했어요”···직장인 절반 발목 잡은 건

조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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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절반 이상은 비용 부담 등으로 여름휴가를 포기하거나 계획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4일 노동인권단체 직장갑질119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여름휴가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48.5%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20.4%는 ‘없다’고 답했고, 31.1%는 ‘아직 계획이 없다’고 했다. 휴가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비정규직(30.0%), 5인 미만 사업장(28.9%), 일반사원급(29.5%), 월 임금 150만원 미만(30.1%), 노조 비조합원(21.2%)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여름휴가를 포기하거나 정하지 못한 이유로는 ‘휴가 비용이 부담돼서’가 56.5%로 가장 높게 꼽혔다. ‘유급 연차휴가가 없거나 부족해서’(12.2%), ‘휴가 사용 후 밀려있을 업무가 부담돼서’(10.9%), ‘휴가를 사용하려니 눈치가 보여서’(7.8%) 등이 뒤를 이었다.

‘휴가를 사용하려니 눈치가 보여서’라는 응답은 공공기관에서 15.7%로 특히 높았다. 300인 이상 민간기업(3.8%)이나 5인 미만 민간기업(6.4%) 노동자들의 응답을 훌쩍 넘겼다. 경직된 조직문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차휴가와 별도로 유급 여름휴가가 있다는 응답은 52.1%로 나타났다. 47.9%는 별도의 유급 여름휴가가 없었다. 유급 여름휴가가 없다는 응답은 비정규직(60.3%), 5인 미만 사업장(61.1%), 월 임금 150만원 미만(66.0%)에서 높았다. 현행 연차휴가 일수에 대해서는 응답자 39.8%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31.4%는 ‘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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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회사가 사용 시점을 강제하는 경우도 있었다. 직장인 A씨는 “여름휴가를 직급순으로 정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이미 신랑 일정에 맞춰 여름휴가 일정을 잡고 비행기도 예약했는데, 회사는 ‘윗 직급들이 휴가를 사용하지 않아야 그 휴가를 아래 직급들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고 했다.

직장인 B씨는 “과장이 자신은 여름 휴가를 가면서 밑에 직원은 여름 휴가를 안 보내 주고 있다”며 “맞교대 사업장이라 저희가 휴가를 가면 자신이 야근을 해야 하는데 그걸 하기 싫다는 이유”라고 했다.

직장갑질119는 “노동자들의 쉴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의 본질”이라며 “현행 유급연차휴가 일수를 늘리고 근로기준법상 연차휴가 제도를 5인 미만, 플랫폼·특고 노동자들에게도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가 경제활동인구조사 취업자 인구비율에 따라 표본을 설계해 지난 5월31일~6월10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수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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