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장, ‘뉴라이트 인사’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일제 밀정 같은 일”

광복회, 광복절 행사 불참 격론

이사 맡은 민주당 의원들 사퇴

광복회가 ‘뉴라이트 계열 인사’로 지목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임명에 대해 7일 긴급회의를 열고 ‘임명 무효화’ 대응을 이어가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 참석 여부를 두고 불참하자는 논의까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광복회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광복회관에서 이사·지부장 긴급연석회의를 열고 “후손들의 의견을 수렴해 다양한 방법으로 역사 정의가 바로 설 때까지 강력히 대응해나갈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광복절 경축식과 영빈관 행사에 광복회가 참석할 것인지를 두고 격론이 벌어졌다. 일부 참석자들은 정부가 광복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 관장 임명을 강행한 것에 “광복회의 정체성을 철저히 짓밟았다” “후손들에게 어떻게 얼굴을 들고 얘기를 하겠냐”며 격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광복회는 정부의 김 관장 임명 강행이 “1948년 건국절을 만들고, 독립기념관을 건국기념관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라는 데 뜻을 모았다.

이종찬 광복회장(사진)은 회의에서 “‘친일이 반민족이 아니다’라는 사람을 관장으로 임명한 것은 일제의 식민지배를 합법화하고 독립운동을 헛수고·헛발질로 치부하는 것”이라며 “독립운동 세력을 약화·분열시키고 민족혼을 빼는 일제강점기 밀정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독립기념관장직에 응모했다 탈락한 김진 광복회 부회장, 김정명 한국과학기술대학원 석좌교수는 이날 독립기념관 임원추천위원회를 대상으로 서울행정법원에 관장 후보 추천 결정 집행정지 신청 소송을 냈다.

독립기념관 이사를 맡고 있는 한병도·권칠승·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관장 임명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이사직을 전격 사퇴하기로 했다. 독립유공자의 후손인 이들은 김 관장 임명을 강력 규탄하며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