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대법원. 박민규 선임기자
전남 목포의 한 상가 화장실에서 사귀던 여성을 살해하고 도주한 전직 해양경찰관이 대법원에서 징역 25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달 11일 살인 등 혐의를 받는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해양경찰관으로 재직 중이던 A씨는 지난해 8월15일 두 달 정도 교제하고 있던 여성 B씨와 말다툼을 반복하다 전남 목포의 한 상가 화장실에서 B씨를 폭행해 기절시켰다. 이후 누군가 화장실에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자 B씨를 그대로 둔 채 도주했다. B씨는 아무런 구호조치를 받지 못하고 끝내 숨졌다.
1·2심은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공무원으로서 그리고 피해자의 연인으로서 피해자를 안전하게 보호할 지위에 있었다”며 “이를 망각하고 자신의 우월적인 신체 조건을 이용해 연인인 피해자를 살해한 행위는 절대 합리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목을 조른 뒤 구호조치가 있었다면 충분히 소생할 수 있었는데도 조치 없이 살해한 점에 비춰 “어느 특정 시점부터는 살해할 확정적인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A씨가 해양관찰관으로 근무하며 인명구조사 자격증이 있으므로 피해자의 사망을 예측했을 것이라는 점도 고려했다.
대법원도 “살해의 고의 등에 관해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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