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티몬·위메프(티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의 주요 피의자들을 다음 주부터 차례로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큐텐 그룹이 티몬과 위메프의 자금을 부당하게 유용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 중이다. 큐텐 측이 판매대금 정산이 불가능할 것을 알면서도 단기에 거액 현금을 확보하려고 무리한 할인률을 적용해 상품권 등을 판매했는지도 주요 수사 지점이다.
8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 티몬·위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수사1부장)은 이르면 12일부터 주요 피의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한다. 앞서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검찰은 이들과 티몬·위메프 사무실 등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 중이다. 류광진·류화현 대표와 이시준 큐텐테크놀로지 재무본부장 등은 압수물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 참관을 위해 검찰에 나온 적이 있지만, 정식 조사를 받은 적은 없다. 검찰은 이날 구 대표가 입회한 가운데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려 했지만, 구 대표는 검찰에 나오지 않았다.
검찰은 포렌식 작업과 동시에 주요 피의자와 참고인에 대한 소환조사를 병행한다. 아직 피의자로 전환되지 않은 참고인 중 피의자 전환 가능성이 큰 인물이 여럿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이들을 소환하면 큐텐 그룹이 ‘위시’ 등 온라인 쇼핑 플랫폼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티몬·위메프 등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유용했는지에 초점을 두고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큐텐 그룹 내 자금 유통을 최종 관리하고 주도한 인물이 누구인지 밝혀내는 일도 수사 관건이다.
앞서 구 대표는 이시준 본부장이 그룹 전체 재무를 총괄했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은 검찰에서 최종 재무 책임자로 마크 리 큐텐익스프레스 대표를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대표는 큐텐익스프레스 최고재무관리자(CFO)를 겸하는 인물로, 큐텐 그룹이 미국 기업인 위시를 인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홍콩 국적인 리 대표는 현재 큐텐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리 대표도 조사해야 한다고 판단하는데,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국제 공조 수사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검찰은 현재까진 구 대표의 총괄 지시에 따라 그룹 내 자금 운용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큐텐 그룹이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팀을 큐텐 그룹의 기술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로 별도 분리한 이유도 살펴보고 있다. 티몬·위메프의 재무팀 분리작업은 큐텐 그룹에서 인사와 조직, 구조조정 등 업무를 총괄하는 김효종 큐텐테크놀로지 대표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티몬·위메프의 재무 조직을 떼어 내면서 이들 기업에 ‘이베이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방식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검찰은 판매대금을 기업 인수 등에 쓸 자금으로 쉽게 유용하기 위해 재무 조직을 한 곳으로 모은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티몬·위메프가 판매대금 정산이 불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상품권 등 판매를 늘렸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무리한 할인 프로모션 결과 미정산 사태 직전 두 회사 매출액은 평소보다 5배 이상 뛰었다.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6일 티몬과 위메프 카드 결제액 합산액은 897억원으로, 6월17일~30일 일평균 결제액(167억원)의 5.4배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