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받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순일 전 대법관의 징계를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변협은 9일 “권 전 대법관에 대한 검찰의 징계 개시 신청을 접수해 사안을 변협 조사위원회로 넘기고 주임 조사위원을 배당했다”고 밝혔다. 변협 관계자는 “사회적 파장이 큰 사안인 만큼 최대한 신속하게 절차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조사위가 조사 결과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변협 징계위가 징계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징계위는 판사 2명, 검사 2명, 변호사 3명, 법학 교수 1명, 비법조계 인사 1명 등 9명으로 구성된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징계 종류는 영구제명, 제명, 3년 이하의 정직,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견책 등 5가지가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일 권 전 대법관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지난 8일 변협에 징계 개시를 신청했다. 권 전 대법관은 대법관 임기를 마친 뒤 2021년 1~8월 변협에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로 대장동 개발업자 김만배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고문을 맡았다. 그러면서 대장동 관련 민사소송 상고심과 행정소송 1심에서 법률문서를 작성하는 등 변호사 직무를 수행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권 전 대법관은 이 과정에서 1억5000만원 상당의 고문료를 받았다.
권 전 대법관은 ‘재판거래’ 의혹으로도 수사를 받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0년 7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당시 권 전 대법관은 무죄 의견을 냈다. 이후 권 전 대법관이 이 판결의 대가로 화천대유 고문으로 영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