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1㎞’ 여객선 운항 중단…“통제 기준 500m로”

강현석 기자

섬 주민들 배 자주 끊겨 불편

전남도 “여객선 규정 완화를”

전국에서 섬이 가장 많은 전남에는 53개 항로에 79척의 여객선이 운항하고 있다.

섬 주민들에게 여객선은 육지의 버스와 같지만 조금만 바다 안개가 끼어도 운항이 중단된다. 현행법상 국내 여객선은 가시거리가 1㎞ 미만이면 운항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남도는 “여객선이 너무 자주 통제돼 기준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남도는 “지난 9일 행정안전부 지방규제혁신위원회와 현장 간담회를 하고 여객선 출항 통제 규정에 대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고 13일 밝혔다. 현행법은 해상의 가시거리가 1km 이내면 여객선 입출항을 통제하도록 하고 있다. 해상교통안전법은 ‘제한된 시계 등으로 선박 안전운항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선박의 출항 통제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상교통안전법 시행규칙은 ‘가시거리 1㎞ 이내일 때에는 출항 통제권자가 여객선의 출항을 통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1972년 제정된 이 규정은 짙은 안개로 인한 선박 충돌 위험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었다.

전남도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부터 지난 6월까지 이 같은 규정으로 전국에서 523일, 1만1047회의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 한 달 평균 9.6일, 204회의 여객선이 정상 운항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현재 여객선은 첨단 안전장비를 탑재하고 있는 만큼 가시거리 기준을 500m로 완화해야 된다는 게 전남도와 여객선사의 주장이다. GPS나 선박 자동식별시스템, 지능형 해상교통정보인 e 내비게이션 서비스 등으로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한국보다 안개 발생 빈도가 높은 일본도 운항 통제를 위한 시계 기준을 500m로 하고 있다. 씨월드고속훼리 관계자는 “항해 장비가 좋아졌음에도 50년 전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가시거리 규정을 500m로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혜정 전남도 법무담당관은 “섬 주민의 교통 이동권은 국민의 기본권으로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인구 유입과 관광객 확보 차원에서도 시계 제한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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