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문제, 우리 정부 뭐했나”는 질문에 침묵한 안창호 인권위원장 후보자

전지현 기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넥타이를 고쳐매고 있다. 2024.09.03 박민규 선임기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넥타이를 고쳐매고 있다. 2024.09.03 박민규 선임기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현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대책을 묻는 국회 질의에 침묵했다.

안 후보자는 3일 국회 운영위원회 인권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위안부 문제에 관한 인권위원장 후보자로서의 입장과 인식을 묻는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의 질의에 침묵하거나 “답변 드릴 수 없다”며 회피했다.

천 의원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윤석열 정부의 노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라 묻자 안 후보자는 “아마 윤석열 정부에서도 위안부 분들의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했을 것”이라 답했다. 이에 천 후보자는 “대통령 역할이 위안부 문제를 안타까워하는 것인가. 그 정도는 저도 한다”고 반문하자 안 후보자는 “그 과정에서 여러 정책을 시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천 의원이 “제가 몰라서 여쭙는다. 무슨 정책을 시도했나”라고 재차 묻자 안 후보자는 “답변을 마치겠다”고 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인권위의 역할에 대해서도 안 후보자는 답변을 거부했다. 천 의원이 인권위가 대한민국 정부에 진상규명과 피해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에 대한 평가를 묻자 안 후보자는 “후보자 입장에서 답변드리기 부적절하다”고 했다.

천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이용수 할머니를 찾아가 ‘대통령이 안 되더라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더라. 그런데 지금껏 아무것도 안 하는 모습을 보며 (이 할머니가) 너무 화가 나신다고 한다”며 “이 상황이 정상인가. 고개만 끄덕이지 말고 말씀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안 후보자가 답변하지 않자 천 의원은 “묵묵부답했다고 남겨달라”고 발언했다. 이런 사실을 회의록에 남겨달라는 취지의 요청이었다.

안 후보자는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이 인권위 회의에서 ‘위안부 문제를 다루지 말자’는 취지로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침묵했다. 김 상임위원은 지난 3월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보고서를 심의하는 과정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다 알고 있는데 자꾸 꺼내서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이냐”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한 입장을 묻자 안 후보자는 “발언 경위와 내용을 알지 못해 답변을 못 드린다”고 했다. 천 의원은 “일본 인권위 위원도 아니고 대한민국 인권위원이 이렇게 말해도 되는 건가. 이에 대한 가치 판단도 못하시는 분이 왜 후보자로 앉아계시나”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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