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 성별 따라 소득 계층화” 연구
감정노동자들의 감정노동 부담도 성별에 따라 양극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주로 저소득 감정노동에, 남성은 소수의 고소득 감정노동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6일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동향브리프’ 2024년 3호에 실린 ‘감정노동자 고용과 근로환경 현황’ 보고서를 보면, 감정노동자는 전체 노동자의 31.7%로 추정된다. 감정노동자는 고객 응대를 위해 자신의 실제 감정과 다른 특정 감정을 표현하기를 요구받는 노동자다. 대표적인 감정노동 직종은 변호사, 의사·간호사, 콜센터 텔레마케터, 백화점·할인점 판매원, 사회복지사 등이다.
연구를 수행한 강민정 고용정보원 고용동향조사분석팀장은 제6차 근로환경조사로 수집된 노동자 4만4420명의 데이터에 기반해 감정노동 직종 종사자를 1만4078명(31.7%)으로 파악했다.
감정노동자는 여성(66.4%)이 남성(33.6%)보다 많았다. 연령은 평균 43.9세로 비감정노동자(48.0세)보다 어렸다. 30대 이하 청년층 비중은 40.0%로 비감정노동자(30.7%)보다 높았다. 연령을 성별로 보면 여성에서는 50대 이상 비중이 42.1%로 가장 높았다.
감정노동자의 67.2%는 1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했다. ‘1인 사업체’에서 근무하는 자영업자가 21.0%로 가장 많았다. 고용형태로 보면 상용직 비중은 52.6%로 비감정노동자(64.4%)보다 낮았다.
모든 감정노동 직군에서 소득이 높을수록 남성의 비중이 높았다. 여성의 비중은 저소득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특히 사무직 감정노동자에서 격차가 가장 컸다. 남성 사무직 감정노동자의 39.1%가 월 소득이 400만원 이상인 반면, 여성은 그 비율이 9.1%에 그쳤다. 남성 사무직 감정노동자의 8.5%만 월 소득이 200만원 미만인데 여성은 26.1%가 이 소득구간에 분포했다.
남성 단순노무직 감정노동자는 40.8%가 월 소득이 200만원 이하였는데, 여성의 경우 이 비율이 74.5%에 달했다.
강 팀장은 “성별에 의해 감정노동자의 소득 계층화 양상이 나타난다”며 “남성 감정노동자는 전문직이나 고임금 세일즈업에 종사하지만 여성은 판매와 음식서비스업이 많고, 여성의 집중도가 높거나 남성과 비슷한 비율로 종사하는 직업군에서는 (여성의) 저소득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고 했다.
강 팀장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요구되는 감정을 강요받는 감정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 체계 개선 및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