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노동권 보호 예산 ‘싹둑’…청소년 노동자 보호에 인색한 정부

조해람 기자

올 예산보다 42% 줄인 9억3300만원…‘노동법 교육’ 0원

작년 여가부서 전액 삭감…부당 처우 만연 실태에 ‘뒷짐’

<b>추석 앞둔 노동자들 ‘소망이 영글었으면…’</b>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11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공공부문 비정규직 차별 해소 촉구 추석 한마당’에서 노동 현장별 요구사항이 적힌 손팻말을 소원나무에 걸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color@kyunghyang.com

추석 앞둔 노동자들 ‘소망이 영글었으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11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공공부문 비정규직 차별 해소 촉구 추석 한마당’에서 노동 현장별 요구사항이 적힌 손팻말을 소원나무에 걸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color@kyunghyang.com

정부의 청소년 노동권 보호 예산이 계속 삭감되고 있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한 데 이어, 고용노동부도 내년도 예산안에서 관련 예산을 크게 줄였다. 노동시장 약자인 청소년 노동에 대한 정부의 문제의식 부족이 예산에도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노동부로부터 받은 2025년도 노동부 예산안을 보면. 내년 노동부의 ‘청소년 근로조건 보호’ 사업 예산은 9억3300만원이다.

올해 예산 16억1300만원보다 6억8000만원(42.2%) 줄었다.

구체적으로 ‘청소년 노동관계법 교육 지원’ 사업 4억원이 전액 삭감됐다. 청소년 근로권익 보호교육, 정책광고 등 ‘청소년 근로조건 보호 인식개선 확산’ 예산은 올해 대비 절반으로 줄어든 2억8000만원이다. 노동부는 “최근 청소년 기초노동질서 준수 관련 사회적 관심도가 매우 큰 상황으로, 권익 침해를 사전에 예방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예산을 삭감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콘텐츠를 내실 있게 잘 준비해서 차질 없이 교육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b>“이주노동자에게 인권을”</b> 이주인권단체 활동가들이 11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앞에서 한겨울에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숨진 이주노동자 속헹의 국가배상 사건 항소 제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이주노동자에게 인권을” 이주인권단체 활동가들이 11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앞에서 한겨울에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숨진 이주노동자 속헹의 국가배상 사건 항소 제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그러나 청소년 복지 현장은 오프라인 교육의 효과가 크다. 청소년 노동자들의 취약한 상황을 고려하면 보다 더 적극적인 지원·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여가부의 ‘2022년 청소년 매체 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를 보면, 노동을 해본 청소년 12.6%가 최저시급 미만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29.5%는 ‘부당 처우’를 당했다.

이준기 대구청소년자립지원관장은 “(온라인 교육은) 청소년이 경험하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이야기들을 디테일하게 설명해줄 수 없고 일반론적 내용밖에 못할 것”이라면서 “노동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사례 중심으로 다뤄져야 하고, 청소년도 친구들과 노동 경험을 공유하면서 배우는 게 많다”고 했다.

정부의 청소년 노동권 보호 예산은 계속 줄고 있다. 여가부는 지난해 ‘청소년 근로권익 보호’ 사업을 폐지하고 관련 예산 12억73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청소년 노동자 권리보호 상담, 현장 방문 등 중재 해결, 노동인권교육 등을 해오던 사업이었다.

당시 여가부는 ‘부처 간 유사·중복 사업을 통폐합했다’고 예산 삭감 이유를 설명했는데, 정작 노동부의 청소년 노동권 보호 예산은 2023년 16억2300만원에서 2024년 16억1300만원으로 소폭 줄었다.

이 관장은 “현 정부가 청소년과 노동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가 정책으로 드러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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