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프로야구 정규시즌 우승···호랑이는 흔들면 더 강해졌다

인천 | 김은진 기자
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1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문학동 SSG랜더스필드에서 프로야구 2024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 종료 뒤 열린 정규리그 우승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1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문학동 SSG랜더스필드에서 프로야구 2024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 종료 뒤 열린 정규리그 우승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KIA 타이거즈 제공

지난 2월, KIA는 프로야구 시선의 중심에 섰다. 전지훈련 출국 직전 감독 자리가 공석이 되는 프로야구 초유의 비상사태 속에 KIA 선수단과 구단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의미가 담겼다. 이미 올시즌 강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지난해 6위였는데도 당장 우승 후보로 꼽힐 만큼 전력상 기대를 받고 있던 KIA가 어떻게 위기를 돌파하고 그 속에서 선수들이 어떻게 중심을 잡아가는지를 KBO리그 전체가 지켜봤다.

줄부상이 찾아왔다. 시즌 준비를 시작하기 전부터 워낙 큰 폭풍을 맞아서인지 ‘이쯤이야!’ 하듯 KIA는 이겨냈다. 4번 타자로 구상했던 나성범이 개막 직전 다치고, 개막하자마자 선발 투수 이의리, 윌 크로우, 윤영철까지 모두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하는 위기 속에서마저 1위를 지켰다.

KIA 선수들이 지난 16일 수원 KT전에서 8회초 이우성의 역전 2점 홈런이 나오자 더그아웃에서 전원 어깨동무를 하고 환호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선수들이 지난 16일 수원 KT전에서 8회초 이우성의 역전 2점 홈런이 나오자 더그아웃에서 전원 어깨동무를 하고 환호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선수단이 승리 뒤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선수단이 승리 뒤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수많은 바람이 훑고 지나갔지만 KIA는 흔들리지 않고 살아남아 자리를 지켰다. KIA가 7년 만에 다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KIA는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전에서 0-2로 졌으나 같은 시각 잠실에서 2위 삼성이 두산에 4-8로 지면서,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매직넘버 하나를 지웠다. KIA는 83승 2무 52패로 정규시즌 종료 7경기를 남겨놓은 채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1위를 확정했다. 9회초 2사 후 최형우가 볼넷으로 출루한 순간, 잠실에서 삼성의 패배가 확정되자 3루의 KIA 원정 관중석에서 함성과 환호가 터져 나오며 우승을 ‘소박하게’ 먼저 자축했다.

2017년 이후 다시 정규시즌을 제패하고 한국시리즈로 직행한 KIA는 이제 7년 만에 다시, 해태 시절을 포함해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KIA 양현종(오른쪽)이 7월23일 NC전에서 완투승을 거둔 뒤  야수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양현종(오른쪽)이 7월23일 NC전에서 완투승을 거둔 뒤 야수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개막 후 13경기째를 치른 4월9일부터 1위를 달리기 시작한 KIA는 6월 7일부터 11일까지, 2위로 내려갔던 딱 닷새를 제외하고 다시 1위로 올라선 뒤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올해 KIA는 강자에게 매우 강한 1위로 기록된다. 롯데, SSG 등 중하귀원에 있던 팀들에게는 약세를 보이며 위태로운 1위로 불렸지만 정작 2위로 치고올라온 강한 상대들을 만나면 압도적인 경기를 했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NC부터 LG, 삼성까지 차례로 2위가 되어 턱밑까지 따라오는 추격전을 펼쳤지만 그때마다 공교롭게 펼쳐진 맞대결에서 밥 먹듯 3연전을 싹쓸었다. 2위 삼성에게는 10승3패, 3위 LG에게는 13승3패를 거뒀다. 최하위권의 한화와 NC를 각각 11승4패, 키움을 11승5패로 압도하면서도 우승 다툼의 상대였던 삼성과 LG는 격파하는 특별한 힘을 보여줬다. 후반기로 갈수록 그 힘은 더 강해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1위를 지켰다.

KIA 최형우(가운데)의 만루홈런에 김도영, 박찬호가 함께 세리머니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최형우(가운데)의 만루홈런에 김도영, 박찬호가 함께 세리머니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는 4번 타자가 개막 한 달간 뛰지 못한 데 이어 외국인 1선발로 영입한 투수가 수술을 받는 등 개막 로테이션에 들었던 선발 5명 중 4명이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는데도 우승하며 팀 구성이 얼마나 탄탄해졌는지를 증명했다.

만 41세인데 결국 다시 4번 타자로 뛰면서 4년 만에 20홈런과 100타점을 모두 넘긴 최형우와 만 36세에 선발 중 유일하게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며 지난해 실패했던 10승 고지를 다시 밟은 양현종의 존재가 KIA를 지탱했다.

슈퍼스타 김도영의 탄생은 KIA 우승 동력에 정점을 찍었다. 김도영은 고졸 입단 때부터 모였던 엄청난 기대에 부담으로 무너지는 대신 3년 차에 화산 같은 폭발력을 터뜨렸다. 최초의 월간 10홈런-10도루, 최소타석 내추럴 사이클링히트, 전반기 20홈런-20도루,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홈런-30도루, 3할-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 등 리그 역사에 남을 기록들을 써낸 김도영의 인기는 신드롬이라 할 만큼 리그를 지배하면서 광주의 야구 열기와 KIA의 에너지를 폭발시켰다.

KIA 김도영. KIA 타이거즈 제공

KIA 김도영. KIA 타이거즈 제공

초보 사령탑답지 않은 노련한 선수단 관리로 팀을 하나로 만든 이범호 감독의 운영과 부상이 발생할 때마다 빠른 결단과 실행으로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고 전력을 보강한 프런트의 보조는 기나긴 레이스에서 여러 번 큰바람을 맞고도 KIA의 뿌리가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었다.

KIA는 이제 전통의 100% 확률을 향해 나아간다. 앞서 11차례 진출했던 한국시리즈에서 KIA는 한 번도 우승을 놓친 적이 없다. 이범호 감독은 시즌 후반부를 치르면서 “우리 선수 중에는 감성적인 아이들이 많다. 무슨 일이 있으면 더 뭉친다. 실력 있는 애들이 분위기를 타면 더 무섭다”고 숱한 위기를 한데 뭉쳐서 이겨낸 KIA 선수들의 힘을 1위를 지켜낸 비결이자 KIA의 자랑으로 꼽았다. 그래서 “가을에는 더 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KIA는 이제 ‘V12’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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