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여성 탈의실에 들어갔다가 작업 중이던 남성 수리기사를 마주친 이후 그에게 앙심을 품고 인터넷에 허위 비방글을 185회 올린 여성이 대법원에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공무원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23일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서울 마포구의 한 수영장 탈의실에 들어섰다가 스프링클러를 수리하던 B씨와 마주쳤다. 수영장 관계자는 “B씨가 여자 미화원 2명의 통제 아래 누수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실수가 있었다”며 A씨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A씨는 각종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등에 “B씨가 작업을 핑계 삼아 성범죄 고의를 갖고 여성회원들 알몸을 수시로 훔쳐봤다” “항의하는 자신에게 고압적인 자세로 윽박질렀다”는 등의 글을 게시했다. 사건 발생 일주일 뒤에는 B씨가 성폭력처벌법(성적목적공공장소침입)을 위반했다고 고소하기도 했다.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내렸으나 A씨는 두 달간 무려 185회에 걸쳐 계속 항의글을 올렸다.
1·2심은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경찰공무원이므로 경찰의 혐의없음 결정을 받았으면 그 이후에는 자신이 게시한 글들이 허위사실일 수 있다고 확실히 인식하였을 것”이라며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또 “A씨가 경찰관으로서 이같은 잘못을 정당하게 항의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을 텐데도 형사 고소를 하고 인터넷에 글을 올려 명예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A씨는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기각하고 원심 판단을 수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