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스쿨 예산 7억 삭감…교육비 지원 예산도 감액
결혼이민자 증가세에 제도 뒷걸음…“교육 불평등 키워”
여성가족부가 이주배경 청소년의 정착을 돕던 ‘레인보우스쿨’ 예산을 7억원가량 삭감했다. 저소득 다문화 학생에게 지원하던 교육비와 결혼이민자 취업지원에 쓰이던 예산도 각각 10억원가량 줄였다. 이주배경 학생과 결혼이민자가 늘어나는 현실과 배치되는 예산 삭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가부에서 제출받은 2025년도 감액·폐지 사업 예산을 보면, 여가부는 내년 민간위탁사업비인 이주배경청소년지원센터 예산을 24억2800만원으로 편성했다. 올해 31억6800만원보다 7억4000만원 줄어든 규모로, 삭감액 대부분은 이주배경 청소년의 적응과 정착을 지원하는 레인보우스쿨 예산이 차지했다.
2011년 시작된 레인보우스쿨은 현재 전국 11개 시도 21곳에서 운영 중이다. 입국초기형, 정착지원형, 혼합형으로 단계를 나눠 한국어 교육이나 교과 보충 수업, 민주시민 교육 등을 진행한다.
여가부는 이와 함께 ‘저소득 다문화 자녀 교육활동비 지원’ 예산을 156억2600만원으로 편성했다. 올해 168억2300만원에서 12억원가량 줄었다. 지원대상인 다문화 가정의 초중고교 학생이 각각 올해보다 1000명 가까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저소득 다문화 자녀 교육활동비 지원은 교재 구입이나 독서실 이용, 자격증 취득, 직업훈련 등에 들어가는 교육비를 포인트로 지급하는 사업이다. 올해 시범사업이 처음 실시됐다. 연간 최대 초등 40만원·중등 50만원·고등 60만원씩 지원된다.
여가부의 결혼이민자 취업지원 예산도 올해 30억원에서 내년 21억7600만원으로 삭감됐다. 여가부 관계자는 “레인보우스쿨은 다른 프로그램의 진로지도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봤다”며 “교육활동비 지원은 수요 자체가 많지 않아 예산을 줄인 것”이라고 했다.
전체적인 지원 대상은 줄더라도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가정과 이주배경 학생 비중이 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들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4월1일 기준 유치원생 및 초중고교생은 568만4745명으로 지난해(578만3612명)보다 9만8867명(1.7%) 감소했다. 반면 초중고교의 이주배경 학생은 올해 19만3814명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가장 최근 이뤄진 2021년 전국다문화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월 소득 300만원 이하의 다문화가구가 절반(49.3%)이었다. 여가부가 예산을 줄인 저소득 다문화 자녀 교육활동비 지원 대상은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 다문화 가정의 7~18세 자녀다. 올해 기준중위소득 100%는 3인 가구 기준 471만5000원이다.
이 의원은 “이주배경 청소년의 정착과 적응을 돕는 지원이 들어드는 것은 결국 전반적인 사회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저소득 다문화 자녀에게 교육비 지원을 줄이면 교육 기회의 불평등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