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 압수수색 두 달 만에
횡령·사기 혐의 집중 추궁
티몬·위메프(티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30일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사진)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이 티메프 전담수사팀을 구성하고 구 대표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지 약 두 달 만이다.
구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면서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구 대표에게 횡령과 사기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해왔다. 구 대표는 자사 계열사인 티메프의 판매자에게 정산해야 할 금액을 ‘위시’ 등 해외 플랫폼 기업 인수에 돌려쓰고, 판매대금 정산이 어려울 것을 알면서 티몬 등을 통해 상품권 할인 판매를 이어간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이 현재까지 파악하고 있는 횡령액은 약 500억원, 사기 규모는 1조4000억원대다.
큐텐 그룹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구 대표는 이번 티메프 사태의 ‘정점’으로 지목됐다. 구 대표는 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큐익스프레스를 나스닥에 상장시키기 위해 그룹 몸집 불리기에 주력했고, 다른 플랫폼 기업을 무리하게 인수하는 과정에서 티메프 등 계열사의 판매대금을 끌어다 쓴 결과 미정산 사태를 야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7월29일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부장검사)을 꾸린 뒤 수사에 속도를 냈다. 8월1일 티메프 본사와 구 대표 및 류광진 티몬·류화현 위메프 대표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다른 참고인과 피의자부터 조사해왔다. 먼저 큐텐 그룹 자금 관리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이시준 큐텐 재무본부장을 소환했고,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 황준호 위메프 파트너성장지원팀장 등 자금 업무를 담당한 임원급 관계자도 불러 조사했다.
지난 19~20일엔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를 각각 소환해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지난 24일에는 큐텐 그룹의 조직등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 김효종 큐텐테크놀로지 대표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구 대표를 이번주 중 추가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