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서 가장 먼 전남 흑산 가거도초 ‘특수지 등급 내린다’는 인사혁신처

강현석 기자

4시간 뱃길…전교생 10명

확정되면 ‘인사 가점’ 하향

전남도교육청, 재검토 요청

육지서 가장 먼 전남 흑산 가거도초 ‘특수지 등급 내린다’는 인사혁신처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가거도초등학교는 국토 최서남단에 있는 초등학교다. 목포에서 뱃길로 233㎞나 떨어져 있어 하루 2차례 운행하는 쾌속선을 타도 4시간 정도 걸린다.

가거도초등학교에서는 학생 6명과 유치원생 4명 등 10명을 위해 교사와 행정직원 등 6명이 일한다.

교직원들은 그동안 ‘공무원 특수지근무수당 지급대상 등급별 구분에 관한 규칙’에 따른 4개 등급 중 가장 높은 ‘가’ 지역으로 분류돼 각종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내년부터 가거도초등학교는 ‘나’ 등급으로 분류돼 교직원들에게 매월 지급되던 수당이 줄고 가장 큰 혜택인 ‘인사 가점’도 점수가 낮아지게 된다. 전남도교육청은 “국내 학교 중에서 육지에서 가장 먼 곳이 가거도다. 환경이 변하지 않았는데 혜택이 줄어드는 것은 문제”라고 우려했다.

30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지난 11일 정부의 ‘특수지근무수당 등급 분류 조정안’에 대해 재검토를 요청했다. 인사혁신처는 5년마다 교통이 불편하고 문화·교육 시설이 거의 없는 지역을 조사해 ‘가~라’까지 4개 등급으로 분류한다.

이 등급은 공무원들에게 지급하는 근무수당의 기준이 된다. 가장 열악한 가 등급 지역 공무원은 월 6만원을 받고 등급별로 1만원씩 낮아진다. 해당 기관 등에서도 이 기준에 따라 자체적으로 혜택을 준다. 전남도교육청은 특수지 등급에 따라 인사평가에서 가점을 부여한다.

그러나 내년부터 적용되는 정부 조정안을 보면 특수지로 분류됐던 전남 121곳의 학교 중 32곳이 등급이 해제되거나 하락한다. 14곳은 해제되며 18곳은 등급이 낮아졌다. 이들 지역에 근무하는 교직원에게 부여되는 혜택도 사라지거나 축소된다.

전남도교육청은 정부 기준이 지역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연륙교나 연도교로 육지에 연결된 섬은 일반 도서 지역보다는 나은 벽지지역으로 평가한다. 지난 5년간 천사대교 등 다리가 놓인 신안 섬 지역 학교들은 대거 특수지 등급이 낮아지거나 해제됐다.

섬에 슈퍼마켓, 이·미용실, 목욕탕, 음식점, 금융기관 중에서 3종류 이상이 있으면 2점, 1종류만 있으면 4점이다. 학교가 있는 대부분의 섬에는 음식점, 슈퍼마켓, 미용실 정도는 있다. 섬의 차량 보급률도 평가에 포함돼 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정부 기준은 도시와 다른 농어촌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생활이 불편한데 혜택도 없는 지역에서 근무하려는 교직원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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