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사주’ 증거 사라진다”···류희림 방심위원장 업무방해로 또 고발당해

김송이 기자
참여연대와 호루라기재단 소속 활동가들이 2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을 업무방해죄로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사진 크게보기

참여연대와 호루라기재단 소속 활동가들이 2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을 업무방해죄로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가족·지인에게 민원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두고 시민단체가 류 위원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추가로 고발했다. 시민단체는 “경찰이 의혹의 주인공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서 의혹을 폭로한 공익신고자에 대해서만 고강도 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와 호루라기재단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류 위원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한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민원사주 의혹으로 이미 지난 1월 두 차례 고발됐다.

지난해 말 방심위 공익신고자들은 류 위원장의 가족과 지인들이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보도와 이를 인용한 보도들에 대해 방심위에 무더기로 민원을 넣은 점을 확인해 류 위원장이 민원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월5일 류 위원장이 이해충돌방지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며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민주언론시민연합도 같은 달 17일 류 위원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사건이 서울 양천경찰서로 넘겨졌지만 경찰은 아직까지 피고발인인 류 위원장에 대해 소환조사를 하지 않았다.

이상희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공익신고자들이) 국민권익위원회에 류 위원장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을 적극적으로 신고했지만 권익위는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사실관계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며 “양천서에서 수사 중인 사건도 전혀 진전이 없는 상황인데, 반부패 수사를 총괄하는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가 이 사건을 조사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다시 형사고발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류 위원장이 자신의 지위나 위계를 이용해 방심위의 업무를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심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14조는 방심위원이 심의 사안의 당사자와 친족 관계에 있는 경우 직무 집행에서 제척하도록 규정한다. 이들은 류 위원장이 자신의 가족·지인들을 시켜 민원을 내게 해 방심위 위원들을 오인하도록 하고, 자신을 제척하지 않은 채 신속심의 안건으로 상정·의결해 심의의 공정성·공공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류 위원장 수사가 계속 지연되면서 관련 증거가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류 위원장이 민원사주 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인 지난해 9월4일 전후 민원인들과 연락을 주고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시간이 흘러 통신기록이 자동 삭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은선 변호사는 “통신기록 보존기한 1년이 지나도록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이번 고발로 관련 증거를 보존하거나 당사자를 조사해야 한다는 점을 환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공익신고자 신분을 공개한 김준희 언론노조 방심위 지부장은 “류 위원장의 청부민원과 경찰의 편파 수사를 규탄하기 위해 서울경찰청을 방문한 것이 올해로만 세 번째”라며 “법이 시민의 편에서 정의롭게 집행된다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Today`s HOT
도미니카의 불법 체류 추방 정책에 이주 허가를 받는 아이티인들 런던에서 일어는 겨울 연료 삭감 반대 시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암브로스와 르부쿤 영국의 차고스 제도 주권 시위
골프계의 챔피언, 대만의 케빈 유 허리케인 밀턴이 상륙할 멕시코 상황
새로운 허리케인 밀턴에 대비하는 주민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1주기 추모에 참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
계속되는 전쟁.. 모로코에서 시위하는 사람들 홍수로 피해 본 치앙마이, 구호 물품을 옮겨주는 코끼리 테니스 경기에서 힘차게 공을 치는 미국의 테일러 프리츠 볼리비아 축제 속 황소와 투우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