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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해고 구제 ‘바늘구멍’ 뚫어도 첩첩산중···이행강제금도 ‘배째’

조해람 기자

부당해고 구제신청 치솟는데 인정률은 하락

회사 불복·버티기···이행강제금 수납 20%대

Getty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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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위원회에 접수하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매년 크게 늘어나는데 인정률은 점점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행강제금 수납 실적은 저조하고, 매년 부당해고 판정을 받은 기업 10곳 중 3곳은 불복하고 있다. 부당해고 구제 행정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받은 ‘2021~2023년 부당해고 사건처리 현황’을 보면, 지난해 중앙·지방노동위원회에 접수된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1만5816건이다. 2022년 1만3142건보다 20.3% 늘었다.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2021년 1만2383건에서 꾸준히 늘고 있다.

부당해고 인정 비율은 2021년 13.8%(1712건)에서 2022년 12.1%(1596건), 지난해 11.1%(1763건)으로 계속 감소했다. 같은 기간 ‘화해’ 판정 비율은 2021년 28.6%(3544건), 2022년 30.7%(4044건), 지난해 32.3%(5123건)으로 늘었다. 박 의원은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부당해고 인정률이 낮아지고 화해율이 높아지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 노동위원회의 화해는 통상 계약을 종료하는 조건 등이 뒤따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부당해고 구제명령을 불이행하면 부과되는 ‘이행강제금’도 매년 늘고 있다. 노동위원회의 이행강제금 부과액은 2020년 185억8300만원, 2021년 214억1300만원, 2022년 219억4500만원, 지난해 270억2500만원이었다. 올해는 8월까지 323억8200만원을 기록했다.

이행강제금 수납률은 2020년 43.7%(81억2200만원), 2021년 42.1%(90억3100만원), 2022년 44.9%(98억6500만원)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26.3%(71억5300만원)으로 크게 꺾였다. 올해 1~8월 부과된 이행강제금은 17.5%(56억8500만원)만 수납됐다. 노동위원회는 구제명령을 내린 날부터 1년 동안 2번 이행강제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고, 기간이 2년이 넘어가면 부과·징수를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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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해고를 인정받고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아도 불복하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았다. 최근 5년간 노동위원회로부터 이행강제금을 부과받고도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고발된 건수는 312건이었다. 같은 기간 중노위 부당해고 판정에 불복한 기업들이 소송을 제기한 비율도 34.8%에 달했다.

박 의원은 “일부 기업들이 노동위원회의 판정을 무시하고 소송을 남발해 구제명령 이행을 지연시키며, 책임을 회피함으로써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에게 더 큰 고통을 주고 있다”며 “부당해고 근절 및 관련 제도 실효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이행강제금의 2년 (부과·징수) 횟수 제한 폐지, 상한액 조정 등 현행 제도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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