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보름달인 ‘슈퍼문’이 떴다. 지난 17일 밤이었다. 사건·사고 현장을 주로 취재하는 기자이다 보니 천체사진을 찍는 일은 대개 어렵고 부담스럽다. 천체사진 동호인들이 작성한 달 찍은 후기 등을 살펴봤지만 쉽지 않아 보였다. 지도 위에 월출 방향을 알려주는 사이트에서 달이 뜨는 방향을 확인하며 촬영 장소를 물색했다. 북동 방향에서 뜨는 달과 함께 선유교를 지나는 시민들을 함께 렌즈에 담을 수 있을까? 서울 영등포구 양화 한강공원으로 향했다.
월출 시각은 오후 5시 38분이다. 2시간 전에 도착해 스마트폰 앱으로 월출 방향과 선유교의 위치를 보며 다리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달이 가장 크게 보이는 시각은 오후 8시 26분이었지만 마감 시간, 달의 높이, 일몰 후 남은 빛 등을 고려해 월출 초반에 찍어야 한다고 머릿속으로 수십 번 되뇌었다.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눈이 머물던 스마트워치에서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 휴식을 권고하는 메시지가 뜰 때쯤 달이 뜨는 시간에 이르렀다. 하지만, 달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조금 더 기다려보자.’ 심호흡하며 밤하늘을 바라봤다. 월출 시각은 지났고, 마감 시간이 가까워졌다. 마감을 재촉하는 부장의 전화가 걸려 왔다. 그러나 달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선유교 위에서 사람들이 일제히 한 방향을 향해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뭐지? 바로 옆 둔덕에 올랐다. 유레카! 언덕 위에 오르자 크고 환한 둥근달이 시민들을 비추고 있었다.
슈퍼문 사진을 온라인 화보 기사로 엮어 현장에서 전송했다. 댓글이 달렸다. “크고 밝은 달처럼 나도 환하게 웃을 일이 생기면 좋겠다.” 휴~. 스마트워치의 심박수가 안정을 되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