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선면

[Lite] 💵 1만원 아파트

2023.04.13

5분

지방소멸 균형발전 부동산 인구유출 임대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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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줄게 살아만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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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뉴스레터

2023.04.13. 목요일

독자님, 안녕하세요. 이번 주 점선면 큐레이터 허남설 기자입니다. 함께 논쟁적인 기사를 읽으며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지점에 대해 고민해 봐요.

오늘은 인구를 늘리고 싶은 지역의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인구 감소 문제를 겪는 지역에서 나온 대책을 보면, 정말 '뭐라도 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느껴져요.

출생지원금 등 명목으로 돈을 쥐여주기도 하고, 청년 사업가들을 유치해서 뭐 하나 '터지길' 바라며 지원하기도 합니다. 전통과 역사가 있지만 쇠퇴한 장소를 '핫플'로 되살려줄 자산가가 나타나길 기대하기도 하고요.

그 효과는 언제나 논쟁적이죠. 그런데도 소멸을 막기 위해선 정말 뭐라도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할 기사에도 전라남도 화순군의 그런 노력이 담겼어요. 유럽의 1유로 프로젝트를 떠올리게 하는데, 기사를 읽고 이야기 나누기로 해요. 기사는 2분 분량입니다.

☑️ 전라남도 화순군이 한 달 임대료 1만원만 내고 최장 6년 동안 살 수 있는 임대주택을 공급한다.

☑️ 화순군 인구를 늘리기 위해 시도하는 정책이다. 화순군에 살지 않더라도 입주를 신청할 수 있다.

☑️ 화순군은 농촌 지역인데, 인구가 10년 전인 2013년 6만7829명에서 지난 3월 6만1801명으로 줄었다.

월 1만원에 아파트 들어오세요

2023. 04. 11. 강현석 기자

전라남도 화순군이 임대료 월 1만원에 제공하는 아파트 단지 전경. 화순군 제공

인구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남 화순군이 월 1만원만 받고 66㎡(20평) 크기의 아파트를 제공하는 ‘만원 아파트’를 내놨다. 주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혼부부와 청년을 획기적으로 지원해 인구를 늘려보겠다는 취지다.

화순군은 “보건복지부와 ‘청년 및 신혼부부 만원 임대주택 지원사업’에 대한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마치고 조만간 첫 입주자를 모집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만원 아파트’는 화순군이 지역 아파트를 직접 빌린 뒤 신혼부부와 청년들에게 월 1만원만 받고 입주시키는 사업이다. 군은 화순읍에 있는 20평형 임대아파트에서 이 사업을 진행한다. 가구당 4800만원인 임대보증금은 군이 모두 지원한다.

이렇게 확보한 아파트는 수리해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게 제공한다. 화순군은 이달 중 50가구를 모집하는 입주자 공고를 내고 오는 7월부터 입주시킬 계획이다. ‘만원 아파트’는 올해 100가구를 시작으로 매년 100가구씩 4년 동안 모두 400가구가 공급된다.

화순군 관계자는 “임대보증금으로 모두 192억원 예산이 투입되지만 (임대기간이 끝나면) 다시 환수되는 구조여서 사업비가 소진되지는 않는다”면서 “임대료 1만원은 상징적인 금액이며 입주자는 관리비만 내면 된다. 문의전화가 하루 20통씩 이어지는 등 관심이 뜨겁다”고 설명했다.

‘만원 아파트’는 청년층의 지역 정착을 지원해 인구감소를 막아보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농촌 지역인 화순군은 인구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2013년 6만7829명이었던 군 인구는 지난 3월 기준 6만1801명까지 줄었다.

‘만원 아파트’ 입주자는 2년간 거주할 수 있으며 최장 6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입주대상은 만 18세 이상∼49세 이하 주민으로 군에 주민등록을 둔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 무주택 세대주다.

신혼부부는 혼인신고일 기준 7년 이하, 부부합산 소득 6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4세 이하 아이가 있거나 화순 지역 사업장 노동자, 자립준비청년, 자립생활을 원하는 장애인 등은 전체 가구 중 15% 내에서 우선 공급된다. 화순에 살지 않더라도 입주 즉시 전입할 수 있는 사람도 신청할 수 있다. 예컨대 인접한 광주광역시 청년이 입주를 신청하면 군은 실제 거주하며 출퇴근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심사한다.

구복규 화순군수는 “군의 미래를 위해 청년과 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들에게 과감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만원 아파트’가 청년층의 지역 정착에 큰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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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군의 시도는 '1만원 아파트'라고 불리며 입소문을 타고 있나 봐요. 화폐 단위를 강조해서 그런지, 저는 유럽에서 유행한 '1유로(€) 프로젝트'가 연상되더라고요. 화순군 역시 아마 거기서 영감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어요.

1유로 프로젝트는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국가에서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작한 기획이에요. 외지인을 끌어들여 인구를 늘려보려고 빈집을 단돈 1유로에 팔기 시작했던 거죠. 어촌에서는 집이 아니라 쓰임새를 다한 빈 등대를 팔기도 하고요. 단, 3~5년 동안은 매매를 금지해서 인구 유입 목적을 달성하려고 했죠. 이게 얼마나 흥행했는지, 나중에는 투자자들이 몰려들어서 골치 아픈 적도 있었다고 해요.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지자체가 이미 빈집 활용법을 고민 중입니다. 어떤 지역은 빈집 비율, 즉 공가율이 20%에 육박하기도 하거든요. 빈집도 누군가의 사유재산이라서 국가나 지자체가 마음대로 다루기 어렵지만, 역시 지역 소멸 문제가 심각한 일본은 요즘 빈집에 대한 개입 수준을 점차 높이는 것 같습니다.

화순군의 정책은 새집을 지어서 임대하는 거여서 빈집 활용법하고는 다소 거리가 있는데요, 그런 점에서 조금 불안한 느낌이 들기도 해요. 젊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선호하긴 하지만, 요즘 외진 데 지은 공공임대주택은 들어오는 사람이 없어 골칫거리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화순군의 실험은 꼭 성공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 시장 살리면 뭐해, 갈 수가 없는데

젊은 사람들이 떠나고 더 이상 유입되지 않는 곳에는 노인들만 남습니다. 노인들도 집을 떠나 바람이 쐬고 싶고, 하다못해 5일장에 갔다가 오랜 친구들과 국밥 한그릇이라도 먹고 싶은데, 버스가 하루에 한두번만 다니는 환경이 이 소소한 일상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송윤경 기자가 농촌지역을 발로 누비며 그 실태를 담았습니다.

🔗 대한민국 의사는 무엇으로 사는가

지역 불균형을 논할 때 빠짐없이 나오는 문제가 취약한 의료 접근성입니다. 지역 공공의대 설립이나 의사 정원 확대, 의사 면허 취득 후 의료 취약지역 의무 근무 등 여러 대안이 제기되지만, 의사 단체는 항상 'NO'라고 외치죠. 그러면서 건강보험 수가 인상을 주장하는데, 김윤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가 이런 의사 단체를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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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의 이야기

📬 "칼 세이건의 저서 코스모스의 한 대목이 생각났습니다. 화성에 생명체가 있다면 인간이 개입하지 말고 그대로 보존해야하지만 생명체가 없다면 가서 살아도 되지 않을까. 저는 이 대목을 읽다가 섬뜩함을 느꼈습니다. 생명체가 없는 땅이라면 인간이 마음대로 주물러도 되는 걸까요. 지구 하나도 실시간으로 망치고 있는데 하물며 다른 행성이라고 그러지 않으리란 보장이 어디 있을까요. 인간이 달에 가고 화성에 가는 이유는 결국 돈 때문이라는 것. 우주를 인간을 위한 자원으로밖에 보고 있지 않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는 저로서는 심히 걱정이 됩니다. 지구가 인간만의 것이 아니듯 우주도 인간만의 것이 아닙니다. 저는 인간으로부터 우주를 지키고 싶습니다."

📝 "지난 4월12일자 점선면 <우리는 왜 달에 갈까요?>에 남겨주신 독자님 의견입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많은 영화와 소설을 통해 '인간이 우주를 구한다'는 판타지를 즐겨왔지요. 이제는 독자님 말씀처럼 "인간으로부터 우주를 지키고 싶다"는 걱정이 앞서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저 역시도 이번 점선면을 준비하면서 '달'과 '우주'라는 소재에 괜시레 벅차오르던 마음이 끝내 착잡함으로 흐려지는 것을 경험했고요. 우리는 중요한 분기점에 함께 서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중한 말씀 감사합니다."

📬 "사실 MZ세대와 관련해 유튜브에 영상이 뜰 때마다 MZ는 개념이 없는 것 같다라고 일반화되는 것 같아 같은 MZ이지만 마음이 불편했었습니다. 또 MZ세대라고는 하지만 사실 그 안에 학생, 직장인, 프리랜서등 다양한 직군이 있기에 거기서도 분명 차이가 날텐데 그냥 묶어서 MZ라고 하는 게 대체 왜 저렇게 MZ에 집착하나?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이번 점선면에서 그런 것들을 정리해줘서 한층 더 깔끔하게 정리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별솔님)

📬 "언론, 방송 등에서 MZ세대에 대해 얘기할 때 느껴졌던 불쾌함을 정확히 꼬집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란조님)

📝 "지난 4월11일자 점선면Lite <누가 MZ일까?>편에 남겨주신 이야기예요. 저희 점선면팀도 별솔님과 란조님이 말씀하신 불편함, 불쾌함을 느껴서 기회가 닿으면 한 번 쓰겠다고 벼르던 주제입니다😊 레터에 첨부하긴 했지만 혹시 놓치셨다면 정주식 '토론의 즐거움' 대표가 쓴 칼럼 <'MZ세대'라는 미스터리>도 꼭 읽어보세요! 속시원한 기분을 한번 더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