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투어리즘, 억울한 관광객 요즘 길거리에서 소매들이 확실히 짧아진 게 보여요. 여전히 이팝나무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긴 하지만, 한낮에 걸으면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옷을 적십니다. 여름이 머지 않은 것 같아요. 혹시 벌써 여름휴가를 준비하는 독자님 계시나요? 오늘은 우리가 '휴가'하면 떠올릴 법한 장소에 관한 기사를 준비했어요. 기사 읽는 데는 2분 남짓 걸립니다. ✦ 레터 하단에 독자 이벤트 선정 결과가 있습니다. 정말 많은 독자님들이 이벤트에 참여해 주셨어요. 보내주신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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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 땅에서 쫓겨나고 있다" 2024. 4. 21. 최서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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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여 몸살을 앓고 있는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에서 '오버투어리즘(관광 과잉)'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스페인 매체 엘파이스 등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카나리아 제도 전역에 수만명의 사람들이 모여 지역 내 관광객 수 일시 제한과 관광 모델 전환을 요구하는 시위를 열었다. 시위대는 "여기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건 약탈이다", "우리 섬이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우리 땅을 존중해달라"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 곳곳을 행진했다. 북아프리카 서쪽 대서양에 있는 스페인령 군도인 카나리아 제도에는 일 년 내내 화창한 햇살이 내리쬐는 아름다운 해변이 있어 매년 전 세계 각지에서 대규모 관광객이 찾고 있다. 2023년 카나리아의 주요 7개 섬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1390만명에 달하는데, 이는 섬 전체 인구인 220만 명보다 약 6배 더 많은 수치다. 한국에서도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2>의 촬영 장소로 대중에게 알려졌다.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카나리아 제도는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지며 환경이 파괴되고, 지역 주민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있다. 특히 관광객을 위한 호텔 건설과 단기 임대 사업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가 치솟아 주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상승했다. 이에 시위대는 당국이 관광객 수를 제한하고, 환경과 주민들에게 해를 끼치는 무분별한 개발을 억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비거주민의 부동산 구매 제한, 관광객에 대한 환경세 도입, 휴가용 임대주택에 대한 모니터링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시위에 참가한 파티마 카브레라는 "우리는 우리 땅에서 쫓겨나고 있다"면서 "우리는 낮은 임금과 높은 임대료 때문에 이곳에서 계속 살아갈 수 없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참가자 리디아 모랄레스는 "가장 큰 문제는 이 섬의 관광 모델, 그리고 그것이 수십 년 동안 이 섬과 이곳 주민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정치인들이 관광 단지와 호텔 건설에 더 집중하고 있다. 우리는 밀려나고 있고, 우리의 우선순위가 고려되지 않는다고 느낀다"고 비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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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에서 열린 오버투어리즘 반대 시위.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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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산업이 카나리아 제도의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명 중 4명이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관광업에서 섬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6%가 창출된다. 관광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유지하는 카나리아 제도는 스페인 영토에서 경제가 가장 안 좋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지역의 임금은 스페인에서 두 번째로 낮고, 실업률은 세 번째로 높다. 물가상승률, 빈곤율, 임대료 등 지표 모두 스페인 전체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카나리아 주민들은 관광객들의 방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로이터통신에 "이것은 관광객에 대한 메시지가 아니라 이 땅에 도움이 되지 않고 변화가 필요한 관광 모델에 대한 메시지"라고 전했다. 또 다른 참가자인 안토니오 부에노는 "경제 모델의 완전한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카나리아 제도의 경제 모델은 주민들의 삶의 질에 해를 끼친다. 계속되는 교통 체증과 감당할 수 없는 임대료로 이대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일부 활동가들은 카나리아 제도의 관광업이 파괴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항의하며 단식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테네리페 남부에 대규모 관광 단지 2곳을 신규로 건설하는 것에 반발하며 개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경향신문 홈페이지에서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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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시민들은 지금 "우리 땅을 존중해달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외치는 사람들은 카나리아에만 있지 않습니다. 유럽의 주요 도시에서는 몇 해 전부터 '리스펙트(Respect·존중해 주세요)'란 슬로건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요.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경각심은 국경을 가리지 않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일본 오사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그리고 서울도 예외가 아닙니다. 조짐은 지난해부터 보였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2~3년간 눌렸던 여행 욕구가 세계 곳곳에서 폭발적으로 터지기 시작했거든요.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영향으로 여행이 '인증샷' 위주로 재편된 영향도 컸습니다. 사진 찍기에 좋은 스팟(spot)으로 관광객들이 쏠리고 있는 거죠. 그래서 암스테르담은 유명한 도시 슬로건인 'I amsterdam(I am+Amsterdam)' 조형물을 철거하기도 했어요. 그 주변에서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입니다. 독자님은 카나리아 제도의 시위, 어떻게 보셨나요? 전 솔직히 속이 살짝 꼬였나 봅니다. "거기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조상 덕택에 지금껏 먹고 살면서…"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오버투어리즘을 비판하는 주장은 꽤 모순적입니다. 관광객이 많다고 호소하면서도 관광 자체를 거부하는 건 아니라고 말하죠. 관광이 지역경제를 떠받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현지에서 실컷 돈을 쓴 관광객으로선 좀 억울할 수밖에 없을 거고요. 본의 아니게 누군가에게 해를 끼친 듯해 찜찜한 기분마저 듭니다. 그저 즐기러 간 것뿐인데요. 다만,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관광지의 자연·인공환경이 '공동의 자산'이란 시각에서 보면 어떨까요? 국가나 민족 따위를 구분하지 않고요. 관광 자체가 국경 등 경계를 뛰어넘어 유산을 향유하는 행위이니까요. 실제로 이탈리아 피렌체 같은 도시는 현지인들이 대대로 각종 불편한 규제(집수리나 재건축에 따르는 제약)를 감내했기 때문에 수백년 동안 아름다운 도시 경관을 보전할 수 있었죠. 피렌체도 최근 들어 신규 호텔 영업을 막는 정책 ' 제로(0) 호텔'을 내걸고 오버투어리즘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살 집이 호텔로 바뀌면서 집세가 점점 비싸지는 일을 막자는 취지입니다. 어떻게 보면, 현지인도 뜻하지 않게 유산과 공존할 의무를 떠안고 살아갑니다. 그런 상황을 고려하면, 그들이 문제 삼는 현실을 마냥 못 본 체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부채감까지는 아니지만, 일종의 연대의식을 느끼는 게 마땅해 보여요. 관광이 국경을 뛰어넘는 행위라면, 그 관광이 도를 넘어 생긴 문제 역시 현지인·관광객을 가리지 않고 진지하게 다뤄야 하지 않을까요? 존중한 만큼 또 기대할 수 있을 테고요. 공동의 자산을 관리하고 지키는 책무를요. 피렌체는 최근 '인조이, 리스펙트(Enjoy, Respect·즐기되 존중해 주세요)'란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관광을 잘 표현한 말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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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주민들은 최근 전체 인구보다 6배 더 많은 관광객으로 인한 '오버투어리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 2. 오버투어리즘 비판은 일면 모순적이다. 관광객이 많다고 호소하면서도 관광객의 방문 자체를 거부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 3. 국경을 뛰어넘어 '인류 공동의 유산'이란 관점에서 접근해 보면 어떨까? 존중해야 유산을 지킬 책무 또한 기대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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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인가 반칙인가. 지난 4월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쏟아낸 '15분 모두발언'을 두고 대통령실에선 '격'을 거론하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
영화 <범죄도시4>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개봉 5일 만에 400만명을 동원했습니다. 이것은 관람객 개개인의 '자연선택'의 결과일까요? 혹시 '몰아주기'가 지나친 건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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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서 3년째 이어진 전쟁, 전선에 스스로 나온 노인들이 있습니다. '복무 부적격' 판단에도 굴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100년이라도 싸우겠다"고 말합니다. |
단성사, 서울, 피카디리, 이번에는 대한극장이군요. 1958년 개관한 대한극장이 66년 만에 문을 닫습니다. 2001년 멀티플렉스로 변화했지만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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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8~26일 진행한 점선면 개편 기념 독자 이벤트 결과를 발표합니다! 많은 독자님들이 정말 정성스럽게 점선면 레터를 공유해 주셨어요. 이벤트에 참여해주신 모든 독자님께 선물을 드리고 싶었지만 아쉬움을 달래며 총 9분의 독자님을 선정했습니다. 참여해주신 닉네임과 휴대폰 번호 뒤 네 자리로 결과를 공지합니다. 축하드려요!🎉 캐랑(2738) / 효민(7939) / 이소(2847) / 지운(8112) / 스라소니(0150) ly(0915) / 프레젠트(6195) / 윤서(1654) / 매꼴(3704) 선정되신 분들께는 개별적으로 주소를 여쭌 후 점선면팀이 정성껏 고른 책 꾸러미를 보내드릴게요🎁 이벤트에 참여해 주신 모든 독자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벤트는 조만간 새로운 아이템을 들고 또 찾아옵니다. 앞으로도 점선면 레터에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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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사회가 노동자들의 저임금, 농민들의 저곡가 정책으로 이만큼 성장한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근데 그 정책은 여전히 유효하고, 농민들과 노동자들의 희생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아프네요. 1990년 초반 1000만명이던 농민은 지금 300만명 밑으로 쪼그라들었고, 농업 평균소득이 채 1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어느 기사를 보곤 이게 우리나라 농촌이구나, 농민과 농촌은 여전히 수탈의 대상이구나, 씁쓸한 마음이 들었어요. (하얀나라님) 📬 우리에게는 지금 당장의 문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까지 내다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기후 문제도 똑같이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는 똑똑한 시민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jodie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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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30일 보내드린 점선면Deep <🍎 사과, 비싼데 수입하면 안 될까?>를 읽은 독자님께서 보내주신 이야기입니다. 뉴스레터 점선면은 독자님들이 나눠주시는 생각으로 더 풍성해집니다. 레터를 읽고 떠오른 생각이나 통찰이 있다면 언제든 아래 버튼을 눌러 의견을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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