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억원짜리 태극기가 온다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의 국기 게양대를 만들려 한다는 소식, 독자님은 들으셨나요? 건물 한 층의 높이를 3m로 잡으면 대략 30층 건물 높이의 게양대가 생기는 건데요. 이 소식을 접한 저의 첫 반응은 '으악'이었습니다. 비슷한 의견들을 찾아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구하다가, 이 100m짜리 게양대를 향한 거부감을 자세히 관찰하고 싶어졌습니다. 2분 분량의 기사 읽고 대화 이어갈게요. 💬 잠깐! 카카오톡으로 점선면을 더 간편하게 읽는 법!적지 않은 독자님들께서 뉴스레터 점선면을 카카오톡으로 받고 싶다는 말씀을 주셨어요. 아쉽게도 카톡 발송은 비용 등 이유로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카카오메일을 활용하면 점선면을 마치 카톡처럼 받아보실 수 있어요. 'kakao.com' 계정을 만든 다음 점선면 구독 페이지에서 해당 카카오메일 주소로 재구독만 하시면 끝! 어렵지 않죠? 카카오메일 내 설정(⚙️)-알림 설정(🔔) 변경도 잊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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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 높이 태극기가 펄럭입니다 2024. 6. 25. 윤승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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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에 높이 100m에 이르는 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가 추진된다. 사업을 발표한 서울시는 태극기를 "국민을 단합시키는 역할을 했던 대표적인 국가상징물"이라고 취지를 밝혔지만 국가주의적·전체주의적 행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서울시는 도심 국가상징공간 조성과 함께 광화문광장에 상징적 시설물로 '대형 태극기'와 '꺼지지 않는 불꽃'을 2026년까지 건립할 방침이라고 25일 밝혔다.
미국 수도 워싱턴의 워싱턴 모뉴먼트,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 아일랜드 더블린의 더블린 스파이어와 같은 역사적·문화적·시대적 상징성을 갖춘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게양대 높이는 주변 건축물을 가리지 않기 위해 100m로 계획돼 있으나, 설계 과정에서 더 높아질 수도 있다. 100m 이상의 게양대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것이다. 게양대 위에는 가로 21m, 세로 14m의 태극기가 걸리고, 하단에는 높이 15m의 미디어 파사드를 두른다.
오는 8~11월 통합설계 공모를 받을 예정인 광화문광장 상징물은 내년 4월까지 기본·실시설계를 마치고 5월에 착공해 2026년 2월쯤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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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될 100m 높이 국기 게양대의 모습. 서울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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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상징물로 태극기를 선정한 데 대해 "3·1운동, 서울 수복, 1987년 6월 항쟁 등 대한민국 국민과 역사를 함께하며 희로애락을 나누고 월드컵·올림픽 등에서 국민을 단합시키는 역할을 했던 대표적인 국가상징물"이라고 소개했다.
또 "태극기를 6·25 직후 최빈국이었으나 현재는 국제사회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위상과 정체성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조형물에 접목한다"며 "국가 행사 때는 먼 거리에서도 그 위용을 확인할 수 있는 빛기둥과 미디어 파사드·미디어 플로어 등으로 연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게양대 앞에 설치될 '꺼지지 않는 불꽃'에 대해서는 "기억과 추모를 상징하는 불을 활용해 일상에서 호국영웅을 기리고 추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선대의 나라 사랑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고 대한민국의 영속을 기원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6·25 참전용사와의 간담회에서 "참전용사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 덕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것"이라며 "그 숭고한 뜻을 잊지 않고 기리기 위해 광화문광장에 국가상징조형물을 건립해 모든 국민이 자긍심을 느낄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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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될 100m 높이 국기 게양대와 '꺼지지 않는 불꽃'의 모습. 서울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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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반발도 예상된다. 사회적 공감대가 없는 구시대적 조형물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김재상 문화연대 사무처장은 "지금 시대에 애국심을 전달할 방법은 다양한다. 대규모 국기 게양대를 설치한다고 애국심과 자긍심이 함양되는지 모르겠다"며 "국가주의적이고 전체주의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광화문을 포함해 청와대·서울역·용산공원·현충원 등까지 이어지는 국가상징공간을 추진 중이다. 이와 맞물려 서울시의회에서는 지난달 3일 광화문광장 국기 게양대 설치 조례가 통과된 바 있다.
당시 문화연대는 "시민성이 표출되는 공간을 통제하고 권력에 충성을 합의하게 만드는 장치에 대한 문제"라며 "시대착오적이고 구시대적"이라며 성명을 발표했다. 🔎경향신문 홈페이지에서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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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태극기 게양대는 국가상징공간 계획의 일환입니다. 애국·불멸을 상징하는 '꺼지지 않는 불꽃'도 게양대 앞에 만들어질 예정이에요. 서울시는 여기에 110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단 심미안이 이 게양대를 거부합니다. 보기에 아름답고 좋은 100m짜리 국기 게양대란 것이 머릿속에 도저히 그려지지를 않아요. 여기까지는 주관적 감상입니다. 이 계획이 진짜로 쓸모없게 느껴지는 건 한 국가의 자부심, 긍지, 위상이란 것이 조형물 하나로 뚝딱 생겨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이 태극기가 국민 통합과는 거리가 멀 것이 거의 확실해서입니다. "모든 국민이 사랑하고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공간" "국민을 단합시키는 역할을 했던 대표적인 국가상징물"이라는 서울시의 설명과는 정반대로요. '광화문광장 점령전'이라는 맥락에서 그 이유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2010년 전후부터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을 광화문광장에 세우자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꺼지지 않는 '호국보훈의 불꽃'을 광화문광장에 설치하려는 계획도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 주도로 이미 2012년 추진됐어요. 당시 광장 운영계획을 심의하는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광화문광장에 세종대왕·이순신 장군 동상 등 조형물이 이미 많다는 이유였어요.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로 광화문광장 일대는 매 주말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의 장이 됩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로는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이른바 '태극기 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광범위하게 열렸어요. 이는 문재인 정부 내내 정권 규탄 집회로 이어집니다. 2019년부터는 "광화문광장을 이승만광장으로 만들자"는 구호가 공공연하게 등장해요. 같은 해 우리공화당은 탄핵 무효를 외치며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기습 설치했습니다. 불법 천막이니 철거하라는 서울시의 요구에 우리공화당은 광화문광장에 4년 넘게 자리잡고 있던 '세월호 천막'과 형평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며 광장을 둘러싼 진영 대결적 인식을 드러냅니다. 서울시는 세월호 천막은 합법인 반면 우리공화당 천막은 불법이라며 강제 철거하고, 다시 천막을 칠 수 없게 광장 곳곳에 대형 화분을 배치했습니다. 이후 광화문광장은 2020년 재구조화 공사에 들어가 2022년 다시 문을 열었어요. 그리고 2024년에 추진되는 초대형 태극기와 게양대, 영원히 타오르는 불꽃… 모두 이런 맥락에서, 광장을 점령하고 깃발을 꽂으려 했던 특정 정치색의 집단을 떠오르게 합니다. 물론 보훈의 가치, 국기의 가치 모두 진영적인 것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사회에서 태극기가, 보훈부가 진영에서 자유롭지 못해요. '붉은악마'가 경기장 응원석에서 펼치는 대형 태극기와 광화문광장 위 집회에서 보이는 태극기는 서로 다릅니다. 보훈부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에 찬성 입장을 취하며 이념 논란에 스스로 휘말렸죠. 견해가 분열되지 않은 상징물을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와중에 우람한 상징물이 하나 우뚝 선다고 해서 어떤 것들이 더 좋아질까요? 국민 단합은커녕, 게양대를 둘러싸고 앞으로 펼쳐질 상황이 우리 사회의 분열과 그 분열을 제대로 아우르지 못하는 정치의 모습을 아주 우화적으로 보여줄 거라고 걱정한다면 너무 비관적일까요? 서울시는 미국의 워싱턴 모뉴먼트,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 아일랜드 더블린의 첨탑(더블린 스파이어)을 예로 들었습니다. 워싱턴 모뉴먼트는 미국인들이 이견 없이 국부라고 인식하는 조지 워싱턴을 기념합니다. 파리 개선문이 기념하는 역사에도 이견은 없습니다. 더블린 첨탑은 아일랜드의 국내 총생산이 영국을 추월한 것을 기념해 세워진, 아일랜드 국민의 자부심을 상징하는 건축물입니다. 100m짜리 게양대는 이 중 어디에도 들어맞지 않는 모습인 듯 보이네요. 110억원짜리 사업입니다. 통합도 긍지도 위상도 모두 달성하기 어려워 보이는 조형물에 큰 돈을 덜컥 쓰는 것은 여러 모로 이치에 맞지 않아 보입니다. 시장이 각계각층 시민들을 만나고, 분열 극복을 위한 아이디어를 현장에서 찾고, 모두의 마음을 모을 수 있는 상징물을 찾는 데 이 예산이 쓰인다면 더욱 값지지 않을까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기 게양대를 순위별로 정리한 리스트를 재미 삼아 공유하며 오늘자 레터를 맺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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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울시는 2026년 2월까지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 국기 게양대와 '꺼지지 않는 불꽃'을 설치할 계획이다. 예산은 110억원이 소요된다.
✦ 2. 서울시는 국민 단합, 자긍심,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이 상징물을 설치한다고 설명했다.
✦ 3. 100m 높이에 걸린 태극기는 이 모두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분열상을 보여줄 수 있는 상징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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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 리모델링이 월세를 높여 받을 수 있는 방법으로 각광받습니다. 리모델링이 결정되면 거주민들은 속절없이 쫓겨나는데요. 주택임대차보호의 사각지대입니다. |
데이터로 21대 국회 정당별 정치활동을 분석했습니다. 이 정당의 의원들은 1인당 정책 개발·토론회 비용을 민주당의 8배 이상, 국민의힘의 22배 이상 지출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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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절로' 4기 정란이 들려주는 센스 만점 후기입니다. 여성·남성 15명씩이 참석했는데, 부처님의 자비심 안에서 무려 일곱 커플이 탄생했다고 하네요. |
대구의 한 실내 동물원에서 생의 대부분을 보낸 동물들이 있습니다. 빛도 제대로 들지 않는 곳에서 지내다가, 드디어 빛을 보게 된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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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부세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국세로 설계됐고, 지방세로 통합하려는 대안이 종부세 제도의 기본 취지를 망각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지나쏭님) 📬 보유세가 낮은데 부동산세가 높다면 양도세와 거래세를 낮추고, 보유세는 강화해야 맞겠죠. 종부세를 사수해야 정의롭다고 여깁니다. (마작님) 📬 부동산이 단순히 사유재산이 아닌 국민의 생존권과 관련되어 있다는 판결문을 보고 기존 관점과 달리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익명의 독자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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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보내드린 점선면Deep <🏘️ 종부세를 어떻게 할까>를 읽고 독자님들이 남겨주신 의견을 소개합니다. 종부세가 한국사회 특징을 반영한 세금이니만큼 폐지냐 유지냐를 논할 때 그 특수성을 고려하는 게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해 드렸었습니다. 앞으로 정치권에서 나올 종부세 논의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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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품 무기' 'K-방산 신화'라는 표현을 꼭 써야 할까요? 명품 무기라는 것은 사람을 잘 죽인다는 것이고, K-방산 신화는 한국이 그런 무기들을 잘 팔아서 돈을 번다는 것인데요. 아무리 현실적으로 무기가 필요하고 이왕이면 품질 좋은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쳐도, 그 결과 죽어 나가는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거기에 '명품' 'K방산' 같은 수식을 붙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레터보다는 기사의 문제이고 또 외부 필진의 칼럼이긴 하지만, 편집부에서 걸러주거나 레터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해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앞으로도 경향신문 다른 콘텐츠에서 비슷한 표현을 쓰지 않으시길 당부드립니다. (익명의 독자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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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점선면Lite <🤴 만수르가 되고 싶어>를 읽고 한 익명의 독자님이 칼럼에 'K방산' '명품 무기' 표현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독자님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한국이 무기수출국으로 떠오르면서 이 표현이 비교적 널리 쓰이게 됐는데요, 비판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관련 논의가 궁금하신 독자님들께는 손제민 논설위원의 여적, 손희정 문화평론가의 칼럼, 정희진 월간 오디오매거진 '정희진의 공부' 편집장의 칼럼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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