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2024년 12월 9일 월요일자 경향신문 1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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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자님. 점선면팀입니다. 비상계엄 사태가 독자님의 일상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점선면은 사흘간 호외 뉴스레터를 발송했습니다. 모두에게 중요한 이슈인 만큼, 점선면팀은 당분간 매일 아침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보도를 정리해 보내드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전날 일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실 수 있도록, 정보를 엄선하고 해설을 덧붙여 오전 7시에 배달합니다. Lite와 Deep 편성은 잠정 중단합니다. 점선면에서만 볼 수 있었던 다른 뉴스를 계속해서 전해드릴 방법을 고민하겠습니다. 다른 분들께도 점선면을 소개해주세요.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쏟아지는 뉴스 속에 헤매시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점선면팀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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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대국민담화를 열고 "(비상계엄) 과정에서 국민들께 불편과 불안을 끼쳐드렸다"며 '사과'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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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통수권도 그의 것이다 탄핵은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지난 7일 국회가 진행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국민의힘 불참으로 무산돼, 윤 대통령은 여전히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8일에도 윤 대통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사의를 수용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 대통령을 직무에서 배제하겠다는 대국민 담화를 한고 4시간 후에 일어난 일입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대통령은 계속 인사권을 행사해왔습니다. 계엄 관련자들이 사의를 표명하면 수용하거나 반려했고, 수용한 경우 후임까지 지명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군 통수권도 여전히 윤 대통령 손에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당에 일임한다" "저의 임기 문제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습니다. 향후 국정 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나가겠습니다." 헌법학자들은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5시간 앞두고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내놓은 발언에 " 위헌성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하야하거나 탄핵당한 것도 아닌데 대통령이 권한을 위임한다는 것 자체가 헌법에 어긋나는 데다가, 국정 운영을 특정 정당에 위임하는 것은 더욱 있을 수 없다는 겁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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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위한 '질서있는 퇴진’'로드맵과 국정 수습 방안 등에 대한 공동담화문을 발표하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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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권력 이양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탄핵소추안 표결을 무산시키더니 대통령 자리를 대신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대통령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둘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만나 정치, 외교, 국방 등 현안을 논의해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겁니다.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그 누구도 부여한 바 없는 대통령의 권한을 총리와 여당이 공동행사하겠다고 하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당신들은 국정을 이끌 수 없다 8일자 경향신문 사설입니다. "민심은 하루라도 내란 수괴 윤석열을 그 자리에 두지 말라는 것이다. 헌법·법률에도 없는 기묘한 당정 통치는 절대 국민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 민주주의 유린에 공동책임을 져야 할 당정은 국정 운영도, 정국 수습도 할 자격 자체가 없다." 국민의힘 의원 다수는 비상계엄 직후 여의도 당사나 심지어 회의장 안에 있으면서도 계엄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 순간에도 단체로 퇴장해 표결을 무산시켰습니다. 경향신문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이들의 명단을 인터랙티브 뉴스로 기록해 정리했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탄핵 표결 결과 등을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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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랙티브] 계엄 해제, 탄핵에 참여한 의원과 사라진 의원은 누구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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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특별수사본부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긴급체포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으로 취재진이 오가고 있다. 정효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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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내가 하겠다" 수사기관 사이에서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내란죄 수사에 가장 발 빠르게 나선 기관은 검찰입니다. 검찰은 8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긴급 체포했습니다. 검찰은 그동안 대통령과 그 일가를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경찰도 같은 날 김 전 장관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문제는 경찰 또한 12·3 사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경찰은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후 계엄사령부 지시로 국회의사당 출입을 막아 조지호 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고발당했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검찰과 경찰을 상대로 '사건을 넘기라' 하는 상황입니다. 윤석열을 당장 체포하라 8일자 경향신문 사설입니다. "두 기관이 이 수사마저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 에둘러 갈 것 없다. 경찰과 검찰은 외환 음모 혐의까지 추가될 수 있는 내란 수괴 윤석열을 당장 체포하라. 그게 주권자의 명령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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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불성립이 선언된 후 '윤석열을 탄핵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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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다시 표결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탄핵만이 혼란을 해소하는 유일한 길"이라며 오는 14일 두 번째 표결에서 대통령 탄핵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계속 표결에 협조하지 않으면 일주일 간격으로 안건 발의와 표결 절차를 무한 반복한다는 계획입니다. 국무위원 탄핵도 추진한다 민주당은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 탄핵도 추진합니다. 내란죄 혐의를 규명할 '내란 특검법'과, 네 번째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1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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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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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신뢰도 추락 우려 비상계엄 사태로 국제 외교무대에서 한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 당분간 우리나라는 정상적 외교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미국 정가에선 "윤 대통령의 심한 오판"(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 "민주주의와 법치를 위한 전 세계의 노력에 대한 모욕"(브래드 셔먼 연방하원 의원) 등 말이 나왔습니다. 내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출범을 앞두고 있어 더 우려가 큽니다. 트럼프 정부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등 한국에 공세적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윤석열 리스크'에 갇힌 경제 경제 측면에선 '불확실성'이라는 최대 악재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2기를 앞두고 각국이 정상외교와 물밑 대화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골든타임을 놓치게 됐습니다. 한·미 정상회담은 성사되기 어려워졌고, 다른 외교 일정도 전면 중단됐습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 장관은 각각 방한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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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한 지난 7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했던 한 시민이 우원식 국회의장이 투표 종료를 선언하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준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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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될 때까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고, 여당의 외면으로 끝내 표결이 무산된 지난 7일 시민들은 국회 앞을 뒤덮고 에워쌌습니다. 당일 현장에 나간 기자들이 전합니다. "분노로 울컥해하며 분연히 나섰지만 싸움은 유쾌했다. 눈물을 흘렸던 사람들도 함께 노래를 부르고 촛불을 흔들면서 함께 웃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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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서 열린 집회 참가자들이 응원봉을 들고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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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굿즈나 아기자기한 소품을 들고 나온 시민도 많았습니다. 아이돌 그룹 '하이라이트' 응원봉을 들고 나온 구현씨(22)는 "이 시위가 다 같이 빛을 모아서 하는 시위라고 생각했다"며 "나에겐 가장 빛나는 마음이 덕질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해 응원봉을 들고 왔다"고 말했다네요. 이태원 참사 유가족, 외면당한 전세사기 피해자, 순직한 해병대원의 유가족과 동료들…. 그동안 따로 거리에 나섰던 정권의 피해자들은 이날 한 자리에 모여 촛불을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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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가 지난 7일(현지시각) 스웨덴 한림원에서 ‘빛과 실’이란 제목으로 강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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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무산된 다음날 아침, 스웨덴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강연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인간은 어떻게 이토록 폭력적인가? 동시에 인간은 어떻게 그토록 압도적인 폭력의 반대편에 설 수 있는가?" 한강 작가는 열두 살 때 서가에 거꾸로 꽂힌 '광주 사진첩'을 우연히 본 이래로 이 질문을 놓을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우리를 서로 연결하는 것이 때로 '고통'이며, 그것이 바로 '사랑'이라고 작가는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휴식이 필요한 때, 작가의 강연 전문을 열어 천천히 읽어보시길 독자님께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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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이런 일들이 가능하다는 게 개탄스럽습니다... 빨리 탄핵해야죠. (늑대님) 📬 이번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몇몇 정치인들의 발언이 너무 소름 끼쳤어요. 본인들은 계엄에서도 안전할 것이라는 확신 없이는 저런 말을 할 수 없겠구나 싶어서요. 국민이야 불안해하든가 말든가 나의 안위만 지키면 된다는 걸까요. 대의민주주의가 어느새 '자의민주주의'가 된 것인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지금은 1980년대가 아니고, 그러니 1980년대와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절대 이런 일이 다시 벌어져서는 안 됩니다. (마고님) 📬 교과서에서, 시험에서만 만나던 계엄을 실제로 접하니 너무 얼떨떨하고 개탄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이 사태를 일으킨 주동자들이 적법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요. 주동자들이 처벌을 받는 과정에서 위법한 계엄을 억지로 따라야 했던 대다수 군경이 억울하게 처벌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너무 큽니다. (익명의 독자님) 📬 좋은 기사 늘 잘 읽고 있습니다. 제가 읽어보고 좋아서 주변 지인들한테도 종종 구독 추천을 하기도 하고요.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데 바로 예전 기사 아카이브입니다. 예전 기사를 보려면 꼭 해시태그를 정확히 기입해야만 검색이 되더라고요. 제목이나 본문 내용에 있는 키워드를 가지고 바로 검색이 잘 된다면 지나간 기사를 다시 읽어보려고 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아 한 가지 건의를 드리는 것입니다. 매번 알찬 기사 감사합니다! (익명의 독자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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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금요일 보내드린 점선면 호외 <🚨 사과도 담화도 없었다>를 읽고 많은 독자님들이 분노와 우려를 표하셨습니다. 콘텐츠 이용 관련 불편 사항을 짚어주신 독자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점선면은 당분간 계속 비상계엄 이후 소식을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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