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선면] 🚨 사면초가 윤석열

2024. 12. 10.

안녕하세요, 독자님. 점선면팀입니다.

비상계엄 사태가 독자님의 일상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점선면은 사흘간 호외 뉴스레터를 발송했습니다.

모두에게 중요한 이슈인 만큼, 점선면팀은 당분간 매일 아침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보도를 정리해 보내드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전날 일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실 수 있도록, 정보를 엄선하고 해설을 덧붙여 오전 7시에 배달합니다. Lite와 Deep 편성은 잠정 중단합니다. 점선면에서만 볼 수 있었던 다른 뉴스를 계속해서 전해드릴 방법을 고민하겠습니다.

다른 분들께도 점선면을 소개해주세요.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쏟아지는 뉴스 속에 헤매시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경향신문 12월 9일자 1면 소장 문의를 하는 분들이 많이 계셨어요. 고화질로 내려받으실 수 있는 링크를 첨부합니다😊.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제작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점선면팀 드림

오늘의 주요 내용

💡 사면초가 윤석열

💡 수사 경쟁은 '점입가경'

💡 점점 또렷해지는 '서울의밤' 전모

💡 국민의힘, 눈치 챙겨

💡 비명 지르는 경제

사면초가 윤석열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상 첫 '대통령 출국금지'

28년 동안 검사로 재직하며 수많은 피의자들을 수사하고 재판에 넘겨 온 윤석열 대통령. 이제 모든 수사기관이 달려드는 피의자 신세가 됐습니다.

검찰·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일제히 윤 대통령을 겨누기 시작했습니다. 내란 혐의를 받는 '피의자 윤석열'은 9일 출국금지 조치됐습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는 헌정 사상 처음입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9일 오후 3시 출국금지를 신청했고, 법무부가 30여분 만에 바로 승인했습니다. 법무부는 김건희 여사 출국금지도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체포도 검토한다…"구속 수사 원칙"

수사기관은 윤 대통령 '직접 체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은 윤 대통령 긴급체포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했습니다. 공수처도 윤 대통령 긴급체포와 관련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법적 조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윤 대통령) 신병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며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해서 열심히 수사하려는 의지"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수사기관 포토라인 앞에 선 모습을 조만간 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대통령을 지우자

'없다는 공지도 없음'. 현재 대통령실 상황 '한 줄 요약'입니다. 대통령 공식 일정이 없는 날은 그런 대로 공지가 나와야 하는데, 스케줄이 비었다는 공지도 없는 겁니다. 좁혀오는 수사망 앞에 용산은 적막강산입니다.

이런 대통령을 전국이 거부하는 중입니다. '윤석열 핫플'이던 곳은 이제 윤석열 지우기로 분주합니다. 윤 대통령이 정치 시작 이후 6번이나 찾은 '보수의 성지' 대구 서문시장도 그의 사진과 친필 서명 따위를 치우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탄핵 때까지 촛불을 들겠다"며 평일에도 거리를 메웁니다. 9000㎞ 밖 이역만리에서도 촛불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수사 경쟁은 '점입가경'

박세현 검찰 특별수사본부장(왼쪽), 우종수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장(가운데), 이재승 공수처 차장(오른쪽). 정지윤 선임기자·정효진 기자·연합뉴스

검·경·공수처 "영장, 내가 먼저"

검찰·경찰·공수처가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겨루는 중입니다. 9일 세 기관이 동시에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출국금지 조치했습니다. 출국금지, 소환조사, 압수수색에 검·경·공수처가 제각기 뛰어들고 있어요.

첫 구속영장은 검찰에서 나왔어요. 검찰은 9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구속영장에는 '윤 대통령과 공모해 내란을 일으킨 혐의'가 적시됐어요.

윤 대통령 출국금지는 공수처가 나섰어요. 김용현 전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계엄사령관) 출국금지는 경찰이 조치했습니다. 김용현 전 장관 공관, 장관 집무실, 통신내역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국군방첩사령부도 압수수색하려 했으나 검찰이 선수를 쳤습니다. 검찰은 방첩사와 여인형 전 사령관 등에 대해 강제수사를 벌였습니다.

경찰은 이상민 전 장관, 여인형 전 사령관,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에 출석을 요구했습니다. 검찰은 9일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을 소환했고, 전날(8일)엔 박안수 총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8시간 조사했어요. 김용현 전 장관은 검찰에 자진 출석해서 조사받은 바 있습니다.

검찰 수사를 향한 의구심

검찰이 검찰 출신 대통령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까. 윤석열 정부 들어 검찰 수사는 어느 때보다 편향성 시비에 거세게 휘말렸습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 때는 "김 여사 변호인 같다"는 평가까지 받았죠. 반면 야권 인물이 연루된 사건에는 수사력을 집중했다는 비판이 일었고요.

전·현직 검사들이 이참에 '서릿발 같은 수사로 신뢰를 회복하자'며 자성의 목소리를 모읍니다. 하지만 검찰이 '내란죄'가 핵심인 이번 사건을 수사할 수 있는지가 여전히 논쟁거리입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도 9일 검찰이 이 사태 수사권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많은 논란이 있다"고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세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 탄핵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검찰을 배제하고 공수처가 경찰·군검찰 수사를 지휘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경찰·공수처도 딱히…

그렇다고 경찰이나 공수처가 답일까. 법조계 시각은 회의적입니다.

경찰은 내란사건에 명백히 수사권이 있지만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이번 사태 공범으로 공수처에 고발돼 있습니다. 경찰은 조 청장에 수사 보고를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수사의 객관성에 우려가 제기됩니다. 공수처는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1년 넘게 수사하고 있어 수사력을 믿을 수 없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민주당은 9일 '윤석열 내란 특검법'을 발의했습니다.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에 올라갈 예정이에요. 결국 특검이 수사하는 수순으로 가야겠지만, 그전까지라도 비효율적 각개전투를 멈추고 합동수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 법조계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특검이 출범하기 전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전까지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되니까요.

점점 또렷해지는 '서울의밤' 전모

김현태 특전사 제707특수임무단장. 권도현 기자

아주 구체적이었던 국회 저지 계획

"국회의원이 150명이 넘어서는 안 된다" "국회 본회의장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빼내라"…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국회를 무력화할 계획이 아주 구체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회 작전에 투입됐던 육군 특수전사령부(특전사)의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은 "국회의원이 150명이 넘어서는 안 된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국회 재적의원 과반, 즉 150명 이상이 모이면 계엄 해제를 요구할 수 있으니 이를 막으라는 지시를 내린 겁니다. 의원들을 끌어내라고까지 했고요. 비상계엄 포고령에서 국회 활동을 금지한다고 한 부분은 위헌 소지가 다분한데요. 그 위헌성이 점점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이 지시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을 거쳐 김 단장으로 내려갔습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 6일 김병주·박선원 민주당 의원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장관으로부터 본회의장 내 인원을 빼내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했습니다. 김 단장은 "707부대원들은 모두 피해자"라며 "부대원들은 죄가 없다. 죄가 있다면 무능한 지휘관을 따른 죄뿐"이라고 울먹였습니다.

국민의힘, 눈치 챙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박민규 선임기자

"1년 뒤엔 다 찍어주더라"

소위 '중진'이라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속내입니다. 일단 시간 끌며 버티자는 겁니다.

이 내용은 윤 의원 본인이 공개했습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탄핵 반대 이후 지역구에서 지탄을 받는다고 호소해서 이렇게 '조언'했다고요. 자신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탄핵에 반대해서 욕을 많이 먹었지만 "1년 후에는 무소속 가도 다 찍어주더라" "1년 후 국민은 달라진다"고 했답니다. 그럴까 봐 신문 1면에 탄핵 표결조차 참여하지 않은 의원 105명의 얼굴과 이름을 실은 겁니다.

이런 여당, 제정신인가

분노한 국민이 추운 겨울에 촛불을 들든 말든, 국민의힘은 여전히 "질서 있는 퇴진"을 주장합니다. 태스크포스(TF)를 꾸려서 정국 안정, 국정 지원, 법령 지원을 하겠다고 합니다. 윤상현 의원은 대통령이 "명예롭게 탈출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우리 의원들의 몫이자 최소한의 예의"라고도 했어요.

경향신문 사설입니다. "헌법에 따라 윤석열이 사퇴하거나 국회가 탄핵하는 것보다 질서 있는 방식이 있는가. 내란 수괴를 하루라도 빨리 직무에서 배제시키라는 게 국민 명령이다. (…)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보길래 이런 말을 함부로 내뱉는가."

'추경호 두둔'까지…"국민의힘 해산해야"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비상계엄 선포 당일 자당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에 가는 것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 대통령과 통화를 하기도 했고요. 추 전 원내대표는 내란죄 피의자 신분입니다. 그는 지난 7일 사의를 밝혔는데, 국민의힘 4선 이상 의원들은 그를 원내대표로 재신임하려 했습니다.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나요.

이토록 국민 일반의 정서와 괴리된 국민의힘.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는 국민의힘이 '헌법과 법률을 유린한 위헌정당'이라며 당을 해산해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왔습니다. 청원이 올라온 당일 동의자가 이미 5만명을 넘었습니다. 5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청원이 회부됩니다. 법률 전문가들은 국민의힘 정당해산 가능성을 이렇게 분석합니다.

비명 지르는 경제

12월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이준헌 기자

'블랙먼데이'보다 더하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부결되고 정국이 불안정해지면서 경제가 비상입니다.

윤 대통령 탄핵이 무산된 후 첫 개장일인 9일 코스피·코스닥은 모두 연중 최저점으로 추락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37원으로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요. 정부가 주식시장에 43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을 달래기엔 부족해 보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0·11월 경제동향만으로도 "한국 경제에 불확실성이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가 반영되기 전인데도 불확실성·내수 부진이 우려된다는 겁니다. 이미 미국 대선 결과가 큰 불확실성이죠.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한국이 정치 불확실성을 빨리 해소해야 한다고 분석합니다. 국내 증권사들도 윤 대통령 탄핵 가결 시 리스크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 '비상계엄 사태가 독자님의 일상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라는 말이 저같이 정치 분야에 무덤덤한 사람의 맘에 무언가가 '꽂히게' 하네요. (생각한모금님)

📬 인터랙티브 뉴스 '뛰어간 의원, 사라진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철저한 기록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느끼게 한 점이 좋은 것 같습니다. 국회의원들의 지역까지 소개한다면 국민들이 앞으로 더욱 내 한 표의 소중함을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리네마루님)

📬 경향신문 1면 멋있어요. 근처 신문 파는 곳에서 실물로 샀어요. 끝까지 저 인물들 기억할 겁니다. 경향 응원해요. (익명의 독자님)

📬 점선면을 구독한 게 올해의 가장 잘한 일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계엄과 대통령 탄핵 관련 소식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해요. 대한민국 국민으로 사는 것만으로도 민주주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체감하며 공부하는 느낌입니다. 모든 면에서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나라를 바로잡으려는 국민들의 모습을 보며 힘을 얻습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깁니다. (마고님)

📬 뉴스가 더 혼돈을 주기도 하는 때 점선면이 큰 도움이 됩니다. 자녀들과도 민주주의, 특히 국민의 참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익명의 독자님)

📬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헌법을 무시하는 정당은 조속히 심판받았으면 합니다. 저는 이 국정의 혼란이 매듭지어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민주주의에서 있어 의견을 나누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점선면을 통해 토론의 장도 형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슬기로운불꽃님)

📬 이 일로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른 일들이 얘기되지 못하는 것도 속상하고, 개인적으로는 당장 해야 하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것도 너무 짜증이 납니다. 그래도 국민의힘 의원들 압박해야죠. 언론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시기 같습니다. 힘내세요! (익명의 독자님)

📬 급박한 상황 속에 쏟아지는 뉴스들이 가짜인지 아닌지 걸러내기 힘든 와중에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쏟아지는 뉴스 속에 헤매시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문장이 너무나 와닿습니다. 기사를 추리고 해설을 덧붙여 오전에 보내주시는 그 수고에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점선면팀 파이팅! (익명의 독자님)

📬 오늘도 잘 정리된 소식들 감사합니다. 잠들어있는 사이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놓쳐버리는 소식이 없는지 피곤해도 자기 전까지 새로고침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빠르게 올라오는 소식과 서로의 안녕을 묻는 글들을 보고 있으면 모두 비슷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몇 시간 단위로 쏟아지는 속보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놓치는 소식이 있기 마련인데요. 점선면 팀에서 잘 정리해 준 소식들을 통해 놓쳤던 소식은 물론 생각의 폭이 넓어지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가장 크게 느끼는 건 '안도감'입니다. 늘 감사합니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안녕하시길 빕니다. (익명의 독자님)

📝 어제 보내드린 점선면 <🚨 그들끼리의 권력 이양>을 읽고 많은 독자님께서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 주셨습니다. 보내주신 따뜻한 응원은 경향신문 편집국 구성원들에게 공유하고 있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독자님의 의견 하나하나가 더욱 귀중한 때입니다. 오늘 레터에도 많은 이야기를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점선면은 독자님의 의견을 담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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