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입은 '내란 지휘자' 윤석열에게로 윤석열 대통령은 아직도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잘못한 게 없다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법으로 한번 붙어보겠다는 심산이라네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으로 가도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정권 출범과 동시에 ' 시행령 통치'라는 법기술을 부렸던 정부입니다. 법률보다 위계가 아래인 '시행령'을 활용해서 법을 우회하고자 했습니다. 법조인 출신들이 그 방법을 연구했고요. 그렇게 여소야대 국회를 '패싱'하고, 야당의 협조 없이도 통치했습니다. 법은 입법목적과 취지가 있는 사회의 약속인데, 윤석열 정부에는 테크닉이나 수단에 가까웠습니다. 법률가 출신 대통령이 어떻게 그렇게 탈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지 많은 이들이 경악했는데, 윤 대통령에게 '법'이란 대체 무엇일까요. "자신들이 갈고닦은 특수한 지식의 권위를 지켜 내기 위해, 기술적 수법에 뻔뻔하고 그럴듯한 말장난을 첨가해, 인간 사회의 우두머리로 군림하던 영특한 무리들". 책 <저주받으리라, 너희 법률가들이여!>에서 묘사한 '법기술자'의 모습입니다. 윤 대통령은 말로까지 이 길을 걷겠다고 작정한 듯합니다. 탄핵소추안을 재표결할 14일. 국민의 뜻을 좀더 대대적으로 보여줘야 하나 봅니다. 당신은 법도, 책임도, 신의도 모조리 저버린 자격 미달 대통령이라는 것을요. 12·12 군사반란이 일어난 지 꼭 45년째 되는 날, 오늘도 독자님을 위해 정성스럽게 정리한 점선면을 보내드립니다. 점선면팀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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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요 내용 💡 인정하지 않는 윤석열 💡 파도 파도 나오는 그날의 전모 💡 정신 못 차리는 국민의힘
💡 진실을 밝히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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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 대신 탄핵' 선택한 이유
윤석열 대통령의 선택은 '하야 대신 탄핵'입니다. 하야는 자진해서 물러나는 것. 즉 자신이 잘못한 것을 인정했을 때의 선택입니다. 여전히 '내가 뭘 잘못했느냐'고 묻는다는 윤 대통령은 '탄핵해라. 법으로 겨루자'는 심산인 듯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윤 대통령은 11일 또 인사권을 행사했습니다. 비상계엄 선포에 항의하며 바로 사표를 던진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의 사표를 수리했는데요. 국정에서 손 떼겠다고 한 이후로 벌써 6번째 인사 업무입니다. 그렇지만 점점 더 많은 증거가 윤 대통령을 가리킵니다.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직접 내렸다는 증언이 전날(10일) 나왔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계엄 포고령 작성에 관여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의 총 지휘자인 겁니다. 아직도 용산을 감싼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12·3 비상계엄 사태가 윤 대통령의 내란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탄핵에 반대해도 1년만 지나면 투표에서 "다 찍어주더라"고 한 그 의원 맞습니다. 윤 의원은 11일 국회 본회의 현안질문에서 비상계엄이 "고도의 정치행위, 통치행위"라고 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12·3 비상계엄 사태 원인은 더불어민주당이 제공한 게 아니냐고 질문하기도 했어요. '내란으로 보기엔 무리다' '야당 책임도 있다'…. 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지 않으면 국민의힘 일각의 이 같은 '물타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향신문 사설은 이렇게 응답합니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헌법을 위반한 윤석열의 범죄 증거는 차고 넘친다. (…) 검찰과 경찰, 공수처는 좌고우면할 것 없이 당장 윤석열을 체포해 법의 심판대에 세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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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에 고개 숙여 사과하는 국무위원들.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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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도 "의원 체포" 지시 윤석열 대통령은 군 지휘부뿐 아니라 경찰 지휘부에도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3일 오후 11시 계엄사령부 포고령이 발령된 후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전화해 국회의원 체포를 지시했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은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결의하지 못하게 온갖 최선을 다한 겁니다. 경찰도 군처럼 계엄 준비를 사전에 지시받았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3시간 전 조 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삼청동 대통령 안전가옥에 불려가서 계엄 관련 지시가 담긴 A4용지 한 장을 받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기존에 알려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국회·민주당 당사 외에도 MBC를 '접수'하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계엄 전 국무회의, 엉망진창이었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려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이 국무회의가 제대로 열리긴 한 건지, 비상계엄에 찬성한 사람은 대체 누구였는지가 의문의 대상이었죠. 이 회의는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지난 3일, 오후 10시 17분에 시작돼 단 5분 만인 10시 22분에 끝났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시각은 10시 23분입니다.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 2~3분 정도 짧게 머물렀다 나갔고, 회의를 마친다는 선언도 없었으며, 회의에 모인 국무위원 중 아무도 계엄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대통령이 회의장을 나간 후 곧 비상계엄이 선포됐다는 게 국무위원들의 증언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 '부서' 절차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헌법은 국무회의와 같은 대통령의 행위를 문서로 정리해야 하고, 이 문서에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서명하는 '부서'를 거쳐야 한다고 정합니다. 한 총리는 부서가 있었냐는 질문에 "전혀 본 적도 없다"며, 이날 국무회의에 "절차적, 실체적 흠결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이 회의가 "정상적으로 진행된 게 아니다"라고 했어요. 절차적으로도 엉망진창인 계엄이었던 겁니다. 11명의 국무위원이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이 중 아무도 윤 대통령을 막을 수 없었던 걸까요? 국무회의 참석 여부조차 함구하던 국무위원들이 이제 와서 앞다퉈 '회의가 비정상이었다'고 말하는 모습은 참 씁쓸합니다. 계엄은 '말'을 빼앗으려 했다 비상계엄을 통해 MBC를 접수하려 한 윤 대통령. '언론 장악'은 꾸준히 그의 관심사였죠. 군 정보기관이 비상계엄 선포 당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연락관 파견을 요청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포고령에 따라 언론을 장악하려 한 정황입니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딱 일주일째인 10일엔 KBS 제27대 사장으로 박장범 사장이 취임했습니다. 윤 대통령과의 대담을 진행하면서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백을 "파우치"라고 한 인물이죠. 그는 자신의 취임에 반발하는 KBS 구성원들을 피해 취임 당일 오전 4시 20분 ' 도둑 출근'했습니다. 김광호 논설위원은 경향신문 칼럼 '여적'에서 한강 작가의 언어와 비상계엄을 나란히 사유합니다. "연결된 언어는 인간을 각성시키고, 그 힘 앞에서 어떤 거짓도 무력하다. (…) 그래서 모든 폭력은 '말'을 빼앗는 것부터 시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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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1일 국민의힘 당사 앞에 놓인 '국민의힘 영정'. 한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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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도 당 주도권 다툼 새 원내대표를 뽑아야 하는 국민의힘은 친윤석열계와 친한동훈계가 주도권 다툼 중입니다. 친윤계는 '원조 윤핵관' 권성동 의원, 친한계는 김태호 의원을 원내대표 후보로 세웠습니다. 새 원내대표는 12일 선출됩니다. 친한계는 권 의원이 당선되면 국민의힘이 "구제불능의 폐족"이 될 것이라며 맹공했습니다. 경향신문 사설 제목입니다. '이 와중에 당 주도권 잡겠다는 친윤계, 낯 두껍다'. 신변은 걱정되나 봅니다 국민의힘 의원 18명이 11일 우원식 국회의장을 항의 방문했습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토요일에 하지 말라는 건데요. 이유는 ' 신변 위협'이라고 합니다. 탄핵소추안은 오는 14일 토요일에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입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탄핵소추안을 토요일에 표결하는 것이 "시위자들이 토요일날 국회의사당으로 집결하게 하고, 국회에 있는 직원·당직자·국회의원들과 맞닥뜨리게 할 의도"라며 "토요일에 자꾸 상정하는 건 자칫하면 국회의장 중립 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의 뜻과 좀처럼 가까워질 생각이 없어 보이는 국민의힘에 ' 장례식'을 치러주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국민의힘 당사 앞에선 11일 국민의힘 사망을 알리는 축문이 울렸습니다. "가시는 길, 불편하게 모십니다" "대대손손 그 뻔뻔함을 기억하겠습니다" 같은 문구가 적힌 근조화환이 국민의힘 대구와 전남 등 전국 시·도당에 놓였습니다. 탄핵 찬성은 '5명'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주도한 증거가 계속해서 나타나고, 여론이 날로 악화되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점점 탄핵 찬성으로 돌아서는 분위기입니다. 김재섭 의원은 11일 "이제 가장 질서 있는 퇴진은 탄핵"이라며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 입장을 밝힌 의원은 이날 현재 김 의원을 포함해 김상욱·김예지·안철수·조경태 의원까지 5명입니다. 3명만 더 찬성하면 탄핵이 가결됩니다. 민주당은 친분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파악해 가결 정족수를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하야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친한계 의원들의 찬성표가 더 확보됩니다. 의원 수 알려준 건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 본회의장 안에 모인 의원 수를 윤 대통령에게 알려준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옵니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10일 윤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 "국회 (계엄 해제) 의결 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며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했다고 증언했죠. 150명이 다 안 채워진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윤 대통령과 통화한 추 전 원내대표 등이 알려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야당의 의심입니다. 경찰은 내란죄 혐의로 입건된 추 전 원내대표에게 출석을 요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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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압수수색을 마치고 떠나는 경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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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코앞까지 간 수사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11일 오전 대통령실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 기록 등이 압수수색 대상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 경호처가 막아서며 6시간 넘게 대치가 이어졌습니다. 결국 압수수색 대신 자료 일부를 임의제출로 확보하는 데 그쳤습니다. 검찰 빼고 꾸려진 '공조수사본부' 검찰·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2·3 비상계엄 사태를 각각 수사하며 경쟁하는 모습이었는데요. 경찰·공수처가 국방부 조사본부와 함께 ' 공조수사본부'를 꾸리기로 했습니다. 검찰은 공조수사본부 출범을 모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검찰이 내란죄를 수사할 수 있는가'. 여전히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은 질문입니다. 법원은 일단 검찰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검찰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할 수 있다고 인정한 셈입니다. 다만 법원 내부에서도 해석이 엇갈립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법무부 장관일 때 검찰 수사 범위를 시행령으로 '원상복구'한 것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수사는 '2파전' 양상입니다. 경찰은 조직 수뇌인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11일 긴급체포했습니다. 검찰은 특수전사령부를 압수수색했습니다. 검찰에 구속된 김용현 전 장관은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건강상태는 양호하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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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도 얼어붙기 직전입니다. 오랜 기간 준비한 큰 투자를 결정해야 할 시점인데, 오늘 내일을 예측하기 힘들어 일단 이 사태가 어떻게 지나는지 지켜보고 결정하자는 분위기네요. 저는 파트너에게 양해를 구하느라 진땀이고…. 정치권과 경찰·검찰·공수처가 죄에 합당한 책임을 빠르게 물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익명의 독자님) 📬 비상계엄이라는 난데없는 사태를 보며 어쩌면 윤석열 정부가 출범 때부터 외쳐온 ‘카르텔 척결’의 최종 모습이 이것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돌이켜보면 화물연대 파업, 킬러문항 선전포고, 노동조합 회계공시, 최대 69시간 근로, 의대정원 일방 확대… 모두 ‘카르텔’로 매도하고 때려잡으려는 시도였고, 비상계엄은 국회와 선관위, 국민에게 총을 들이대 민주주의를 때려잡으려는 완결판 아니었을까요? 아! 더 일찍 알아차릴 수 있지 않았을까! (익명의 독자님) 📬 내란의 밤 이후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 지경입니다. 벌써 일주일도 넘게 지나버렸다니 믿어지지 않네요. 너무나 많은 뉴스가 쏟아지고 있어서 정신이 없는데 역시 점선면의 정리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수사기관이 각각 경쟁하듯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걱정스러워요. ‘골든타임’을 놓칠까 봐요. 이 사태를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국민으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이 더 있을지도 궁금해요. (마고님) 📬 일목요연하게 뉴스를 정리해 주어서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도 좋은 레터 계속 기대할게요. (하이스카이님) 📬 부산 18살의 고등학생의 집회 발언을 듣고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대견하고, 대단하고, 안타깝고. 이런 세상을 만든 기성세대들이 반성해야 하는데. 이번 주에 탄핵이 가결되어서 어린 친구들이 밝게 웃으면 좋겠어요. (onlyone님) 📬 핵심만 정리해 주셔서 아이들도 이해하기 쉬웠어요. (익명의 독자님) 📬 다른 쪽에 물어보기 그래서 여기 물어보고 싶었어요. 탄핵 관련해서 사람들이 서울로 모일까 봐 철도 파업을 하는 건 아니겠죠? (익명의 독자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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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보내드린 점선면 <🚨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를 읽고 많은 독자님께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실 수 있도록 계속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 독자님께서 철도노조 파업에 대해 질문을 남기셨습니다. 마침 11일 철도노조가 파업을 중단하며 '국민들에게 드리는 글'을 내놓았는데요. 이 글을 한 번 읽어보시면, 걱정이 '싹' 사라지실 거예요. 12·3 비상계엄 사태가 워낙 중대해 다른 이슈를 다루지 못하는 게 점선면팀도 아쉽습니다. 점선면은 독자님의 의견을 담아 만듭니다. 독자님께서도 최근의 시사 이유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남겨 주세요. 오늘 레터에 대한 의견도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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