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적 혁신일까, 아니면… 독자님, 즐거운 설 연휴 보내셨나요? 연휴 동안 '메이드 인 차이나' 인공지능(AI) 모델 ' 딥시크(Deepseek)' 관련 소식이 눈길을 끌었어요. 딥시크가 오픈AI의 챗GPT보다 훨씬 적은 개발비용을 들이고도 성능은 뒤지지 않는 '가성비' AI 모델을 만들었다고 알려지면서 큰 화제입니다. 미국이 중국에 첨단 반도체 수출을 막았는데도 나온 결과라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삼성전자 두 배 수준인 850조원 가까이 날아가기도 했어요. 중국이 미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AI 패권국으로 등극했다며 충격에 빠진 반응, 아직은 알 수 없는 것이라는 심드렁한 반응까지 다양한 모습이 관찰됩니다. 김상범 기자의 기사 한 편 읽고 대화하기에서 만나요. |
|
|
오늘의 점선면 🧊 읽어보기 | '딥시크'를 향한 질문들 🧊 대화하기 | 딥시크, 어떤 질문을 해야 할까 🧊 12·3 사태 업데이트 | 구속기소된 윤석열 대통령 외 🧊 뉴스 따라잡기 | 레거시 'NO' 유튜버 'YES' 외 🧊 구독자 방명록 |
|
|
'딥시크'를 향한 질문들 2025. 1. 30. 김상범 기자 |
|
|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추론형 모델 'R1'이 인공지능(AI)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는 가운데, 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오픈AI의 모델을 도용했다는 의심과 함께 보안 취약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딥시크가 AI 모델 훈련을 위해 오픈AI 데이터를 무단으로 수집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오픈AI는 딥시크가 '증류(distillation)' 기술을 썼는지 의심하고 있다. 이는 대형 AI 모델에서 얻어낸 데이터를 활용해 작은 AI 모델을 훈련시키는 프로그래밍 방식을 뜻한다. 자연 상태의 화학물질을 증류해 불순물을 걸러내고 고순도의 물질을 뽑아내듯, 성능이 우수한 모델이 정제해준 지식을 더 작은 모델로 이전해 높은 성능과 정확도를 내도록 해준다. |
|
|
중국발 AI 공습 이미지. DALL-E로 생성한 이미지 |
|
|
지금까지 세계 각지의 AI 연구소 및 스타트업들은 개발 비용을 아끼기 위해 관행적으로 오픈AI 챗GPT 등을 활용한 증류 기법을 써왔다.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자사의 서비스를 복사하거나, 경쟁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암묵적으로 이를 허용해왔다. 그러나 딥시크가 챗GPT를 압도한다는 평가가 나오자 무단 사용 여부 조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보안 경고도 나오고 있다. 미국 해군은 지난 24일 내부 구성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딥시크의 AI를 어떤 형태로든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미 해군은 "모델의 출처, 사용과 관련된 보안·윤리적 우려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하정우 네이버 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이 딥시크 R1을 두고 "수집하는 정보가 매우 광범위하다"고 우려했다. 하 센터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용장비 정보는 물론 키보드 입력 패턴이나 리듬, IP 정보, 장치 ID 등은 기본에 쿠키까지 싸그리 (수집한다)"면서 "정보는 중국 내 보안 서버에 저장된다. 사용자는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이해하고 신중히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인터넷 규제 기관의 검열 의혹도 나온다. 예를 들어 R1은 '톈안먼(천안문) 사건'이나 대만의 주권과 같은 주제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는다. 시진핑 정권과 관련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제에 대한 답변도 거부하도록 설계됐다. 🔎경향신문 홈페이지에서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
|
|
딥시크의 출현은 정말 제2의 스푸트니크 쇼크일까요? 1950년대 미국은 기술 하위에 있는 줄 알았던 소련이 스푸트니크 위성을 쏘아 올리자 충격을 받고 우주과학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시작합니다. 당장은 딥시크를 향한 갖가지 의구심이 나오는 중입니다. AI 모델 학습에 들어간 비용을 축소 발표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데이터를 무단으로 수집했다, 사용자 정보를 지나치게 수집한다, 중국 정부가 답변을 검열한다…. 이런 의심이 오픈AI의 조사나 이탈리아의 딥시크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금지 같은 실제 조치로 이어졌고요. 딥시크가 스푸트니크일지 아닐지, 이론의 여지 없는 파괴적 혁신인지 혹은 아직 완전하게 믿기는 어려운 모델인지 명확하게 답할 수 있으려면 시간이 좀더 필요해 보입니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미국이 중국에 고사양 반도체 수출을 틀어막았는데도 챗GPT에 뒤지지 않는 결과물이 나왔다는 겁니다. 화제가 된 딥시크 R1 모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 임기를 시작한 것과 동시에 공개된 점은 특히 공교롭고 흥미롭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의 일환으로 중국 IT 기업 화웨이를 제재한 바 있는데요. 이 같은 대중국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AI 자립'에 동기부여를 했다는 분석까지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딥시크 모델과 관련해 "미국의 산업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일단은 경쟁을 긍정한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대국 간 패권경쟁은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양국 경쟁이 AI 기술이라는 실질적인 영역에서 본격화됐다는 인상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딥시크가 '스푸트니크 쇼크'에 비견될 만한가 아닌가를 논하는 것이 우리 입장에서는 다소 공허하게 느껴집니다. 미국과 중국은 이제 AI 패권국 지위를 향해 더욱 맹렬하게 질주할 겁니다. 한국은 같은 레이스에서 뛸 수 있을까요? 우리 국회가 선정한 전 세계 AI 100대 기업에 한국 기업은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당장 어깨를 견줄 정도가 되지 않는다면 두 대국 간 경쟁 사이에서 어떤 형태로든 이득을 취할 수 있을까요? 혹은 이도 저도 아닌, 전혀 새로운 질문을 던져야 할까요? 새해엔 음모론보다, 이런 질문들에 더 자주 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
|
윤석열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앞 윤 대통령 지지자의 모습. 정효진 기자 |
|
|
구속기소된 윤석열 대통령 -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을 지난 26일 구속기소했습니다. 현직 대통령 최초로 '피고인' 신분이 된 윤 대통령은 최장 6개월간 구속 상태로 1심 재판을 받습니다.
- 윤 대통령은 형사재판과 탄핵심판을 동시에 받게 됩니다. 지금부터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재판 중단을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 윤 대통령에 대한 남은 수사는 이제 특검이 이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내란특검법에 또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 국민의힘은 구속기소 후에도 '윤 대통령 방탄'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당 지도부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대통령 접견을 거론합니다.
- 국민의힘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친분이 있다며 탄핵심판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민주당은 "탄핵에 불복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수사는 계속된다 -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수사는 끝난 게 아닙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찰, 경찰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대통령경호처 관계자 등 나머지 인물을 겨냥한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 직전 국무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따로 불러내 "아무래도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무리를 한 것 같다", "이건 해외에서도 문제가 될 것 같고 심각하다"라고 말했다고, 한 총리가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이상민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계엄을 선포할) 상황이 아니었다" "미리 알았다면 더 강력하게 대통령을 만류했을 것"이라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앞서 법원은 검찰의 윤 대통령 구속기간 연장 신청을 두 차례나 기각했습니다. 결국 검찰총장이 전국 고·지검장 회의까지 열어 기소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는데요. 법원의 이런 판단이 다른 사건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 윤 대통령 수사는 검찰, 경찰, 공수처가 각각 뛰어들어 경쟁을 벌이면서 충돌의 연속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정부·여당이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급하게 밀어붙인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립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극우, 분열이 시작됐나 - 윤 대통령이 구속기소되자 탄핵반대 집회를 주도한 세력을 향한 '책임론'이 극우 진영 내부에서 불거지고 있습니다.
- 극우 성향 단체 신남성연대는 탄핵 반대 집회에 더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 가담자들에 대한 변호에, 과거 전광훈 목사 사건을 맡은 변호사들이 대거 나섰습니다. 이번 폭력 사태에 대한 전 목사의 배후 혐의를 덮으려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 김용현 전 장관이 부정선거 의혹의 출처로 '부방대'라는 단체를 지목했습니다. 이 단체 대표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입니다.
-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과거 "극우나 극좌는 없어져야 된다. 그들이 나라를 이렇게 망쳤다"라고 말한 녹음 파일을 민주당이 공개했습니다.
|
|
|
백악관이 틱톡커·유튜버들에게 출입증을 내주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하는 뉴욕타임스 등 기성 언론 다수를 '민주주의의 적'으로 규정하며 적대시하고 있어요. |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점점 높아져 왔습니다. 하지만 중도층 응답만 떼어내어 보면 아주 새롭게 보인다네요. |
|
|
우리의 노후를 좌우할 국민연금은 어떻게 되나요. 여야 합의가 꽤 진전된 상황에서 비상계엄이 터지면서 논의가 중단됐는데요. 내는 돈과 받을 돈의 '수치'를 어서 조정해야 합니다. |
울진 대왕소나무가 사실상 생명을 다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600년 세월을 잘 버텨왔는데 지난해 7월부터 급격히 기력이 쇠했어요. 기후 스트레스를 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
|
|
📬 예전에 경향신문을 구독할 때 저랑 맞는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했거든요. 이번 레터가 그에 대한 대답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향을 숨기지 않되 그곳으로 향하는 수단은 공정하고 객관적일 것. 때로 흔들리고 실수하더라도 바로잡는 용기를 가질 것." 제가 가장 인상깊었던 건 바로잡는 용기를 가진다는 마음가짐입니다. 기자에게 꽤나 중요한 가치인듯 싶어요. 신뢰감을 형성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신문을 다시 구독하고 싶어졌습니다. (익명의 독자님) 📬 우후죽순 쏟아지는 정보와 혐오 속에서 미디어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통해 노력하시는 기자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 희망이 느껴집니다. 독자로서 기자님의 고민을 들었을 때, 아 나 참 좋은 기사를 읽고 있구나, 좋은 기자분들이 쓰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귤락님) 📬 저는 점선면레터의 주장과 방향성에 반 이상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꾸준히 챙겨보고 의견도 종종 남깁니다. 조국을 비판하고 윤석열을 비판하는 방법이 세련되지 못해 오해를 받고 가중이 달라 의심받을 수 있지만 그 방향성마저 부정한다면 이 사회의 앞날은 절망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방향성은 달라도 목표에 흔들리지 않는 언론, 잠깐 눈을 감을 수 있어도 눈을 돌리지 않는 언론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익명의 독자님) 📬 <긴즈버그의 말>에서 이런 문장을 읽었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관점을 지니고 있다.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개 그렇다. 그러나… 편향을 밝히는 게 중요하다. 나는 사람들을 세뇌하려고 애쓰지 않지만, 나 자신을 중립적인 사람으로 제시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긴즈버그 본인은 오래전 중도~보수에 가까운 인물로 평가 받다 시대가 변하면서 진보의 아이콘처럼 되었죠. 기자/언론이 중심을 지키고 관찰자의 자리를 지키려는 노력은 꼭 필요하고 또 유의미하지만, 그건 일반론적인 문장 같아요. 헌법기관이 폭도들의 공격을 받고 대통령에게서 비롯된 위헌 위법이 명백한 지금 상황에서 단지 좌우 균형을 맞추기 위한 기계적 중립이 더 위험한 것은 아닐까요? 고민 속에서도 점선면이 계엄 그 밤 이후 호외를 포함해 애써 주신 것들에 감사하며 응원하는 마음 전합니다. (익명의 독자님) 📬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양측의 이야기를 모두 듣되, 합리적 판단까지 해내야 하는 것 같고, 기계적 중립성은 그 판단을 미루거나 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요. 경향신문이 객관성과 지향점을 함께 가진 콘텐츠를 앞으로도 많이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익명의 독자님) 📬 관제시위와 관제언론이 기본값이 된 사회에서 경향신문의 논조는 더 비판적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건 이념이 아니라 진실을 말하는 문제니까요. 그리고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동물권에 대한 이야기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나눠주시면 좋겠어요. (수림님) |
|
|
점선면팀이 콘텐츠 '생산자'의 고민을 나누었더니, 많은 독자님께서 '이용자' 혹은 '시민'으로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답해 주셨습니다.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와 날카로운 비판의 말씀 모두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습니다. 매체와 기자들의 태도, 그리고 지향점을 독자님들께서 예리하게 간파하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계기도 되었어요. 점선면은 독자님과 함께 만들어가는 뉴스레터입니다. 오늘 레터를 읽으시고 궁금한 점, 떠오른 생각,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언제든 아래 버튼을 눌러서 남겨 주세요. |
|
|
경향신문 뉴스레터팀 광고, 기타 문의: letter@khan.kr 서울시 중구 정동길3 경향신문사 l 02-3701-1114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