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소설 중에 '버드 스트라이크'를 다룬 작품이 있다는 걸, 오늘 전해드릴 칼럼을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부터 어느덧 꼬박 한 달이 흘렀어요. 유가족들은 아직도 공항 주변을 떠나지 못합니다. 지난 설에는 유가족들이 공동으로 차례상을 올렸다고 해요. 이번 여객기 참사는 언뜻 보면 '새와 인간의 충돌'로 보이지만, 생각이 여기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고, 최정화 소설가의 글이 우리를 흔들어 깨우는 것 같습니다. 칼럼을 읽고 다시 만나서, 이번 참사의 원인 규명이 어디까지 왔는지도 함께 짚어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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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인간이다 2025. 1. 30. 최정화 소설가 |
1996년 봄, 한강은 조류 충돌을 다룬 단편소설 '철길을 흐르는 강'을 발표했다. 국내 언론이 조류 충돌을 처음으로 언급한 시기가 같은 해 9월20일이니, 이 소설은 언론보다 앞서 최초로 국내에 조류 충돌을 소개한 셈이다. 소설의 도입부에서 '나'는 성당의 유리창에 부딪친 새의 죽음을 사무국 직원에게 알리는데, 직원은 늘 일어나는 일이라며 현실논리를 들이댄다. '나'는 죽은 새를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다니면서 '내 손이 새인지 새가 내 손인지' 알 수 없다고 고백한다. 소설의 제목인 '철길을 흐르는 강' 또한 새 떼의 비유다. '나'는 죽은 새를 묻은 철길에서 강의 환영을 보는데, 그 물살은 '나'의 몸을 덮쳤다가, 다시 새 떼로 바뀌어 마침내 하늘로 날아오른다. 속성이 유사한 두 가지 대상을 'A는 B다'라는 형식으로 표현하는 은유는 대표적인 문학적 수사법이다. 한강은 이 방식을 통해 인간과 새가 다르지 않음을 역설한다. 강은 인간이고, 인간은 새이며, 그러므로 새가 곧 인간이라 말하며, 죽은 새를 애도하고 되살려낸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소설 속 새의 죽음은 현실의 참사로 다시 나타났다. 불행하게도 이번에는 새와 함께 인간도 목숨을 잃었다. 참사를 인간과 새의 충돌로 해석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인간과 새의 처지가 다르지 않았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충돌한 두 가지 가치는 새와 인간이 아닌, 생명과 돈이다. 사고의 본질은,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더 많은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의 개발중심주의다. |
전북 고창군 동림저수지 위를 날아오르는 가창오리떼. 2016년 1월 11일. 김정근 기자 |
비인간종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간 개발사업들이 이제 인간의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다. 인간중심주의는 동식물들의 삶을 위협할뿐더러 인간 자신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다. 지구상의 생물들은 서로 도우며 공존한다. 한 인간의 내부에는 인간이 아닌 수많은 미생물들이 살고 있다. 다른 존재의 죽음은 우리 자신의 죽음과 같다. 작가는 '철길을 흐르는 강'을 소설집에서 빼버리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11년이 지난 뒤 인간이 죽인 새의 주검을 한번 더 소설 속에 등장시킨다. <채식주의자>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영혜가 손에 쥐고 있는 죽은 동박새다. 죽은 새를 외투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애도하던 소설 속 인물이, 이번에는 새의 목을 눌러 살해한다. 새와 인간이 다르지 않다며 소설 속에서 새들을 되살려낸 전작이 현실의 새들은 살리지 못했다고 생각한 작가는, 이제 새의 주검에 확대경을 들이대고 죽음의 원인을 밝혀낸다. 새를 죽인 게 유리창이 아닌 인간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 그리고 남편의 입을 통해 '한때 내 아내였던 여자가 새를 물어 죽였다!'고 외치게 한다. <채식주의자>의 시도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차별과 대립적 사고에 물든 채 현실논리에 수긍하며 살아가던 평범한 남편이, 새를 죽인 아내의 기행을 통해 자신도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한 말, "인간이 새를 죽였다!"를 발언함으로써, 비로소 폭력을 자각하는 인간으로 도약한다. 인간은 새를 죽이고, 새는 인간을 죽였다. 아니, 둘 다 진실이 아니다. 돈이 새를 죽였고, 돈이 인간을 죽였다. 돈이 새와 인간을 모두 죽였다. 그렇게 다시 한번 더, 새는 인간이다. 🔎경향신문 홈페이지에서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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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직후인 지난달 27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한 첫 공식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명칭은 '예비보고서'예요.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가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을 공표했습니다. 이번 사고는 블랙박스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원인 규명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을 살펴보면, 착륙이 임박해 비행기가 속도와 고도를 상당히 낮춘 상태에서 양쪽 엔진에 겨울 철새인 가창오리가 빨려 들어간 게 주요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사고기에서 수습한 두 엔진에서 가창오리의 깃털이 나왔어요. 조류충돌이 어떻게 항공기 장치 기능 이상으로 이어지게 되었는지, 잘못 설계된 로컬라이저 둔덕 때문에 피해가 커졌는지, 비행기 정비가 제대로 돼 있었는지 등은 아직 더 조사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가창오리는 겨울철 무안지역에서 가장 흔히 보이는 철새입니다. 머리에 태극무늬가 있어 태극오리로도 불렸습니다. 한때 멸종위기종이었고요. 가창오리의 군무는 아름답기로 유명해서, BBC 다큐멘터리 대작 <살아 있는 지구>에 한국의 자연 장관으로 등장하기도 했어요. 이번 참사 당시, 관제사가 눈으로 새 떼를 확인하고 조종사에게 조류충돌을 경고했다고 해요. 하지만 무안공항엔 조류탐지에 필요한 장비는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전국 14개 지방공항 가운데 조류 충돌 발생이 가장 높은 공항이었는데도 조류 퇴치 인력은 4명뿐이었어요. 참사 당일엔 1명만 근무했습니다. 국내 최대 공항인 인천공항의 조류 퇴치 현장에 기자가 동행해 쓴 르포 기사를 접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수렵사들이 새 떼를 향해 엽총을 발사하고, 굉음을 내는 음파통제기를 켜고….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데 이런 노력이 있다는 것을 전에 알지 못했거든요. 바꿔 말하면 인간의 비행은 내내 조류를 내쫓으며 이뤄진 것이었어요. 전국 곳곳에 새로운 공항들이 들어설 준비를 하는 와중이라 더 착잡해요. 공항의 자리는 늘 사람이 살지 않는 '조용한' '비어있는' 곳으로 모색됩니다. "문제는 사람이 살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어있지만 수많은 생명, 자연이 활동한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이번 참사에서 확인했듯 인간이 통제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자연은 인간의 손아귀를 빠져나간다. 새 떼는 예고 없이 날아오르고 기후위기로 달라진 생태환경은 그들의 움직임을 더욱 종잡을 수 없게 한다." 한윤정 생태문명원 공동대표는 말합니다. 올 상반기 착공 목표인 새만금신공항 예정지도 새 떼가 사랑하는 지역입니다. 거대한 새만금호와 갯벌은 그 자체로 주류의 서식지이자 철새의 이동통로라네요. 이제 와 돌이켜보면, 전문가와 활동가들은 끊임 없이 '버드 스트라이크'의 위험성을 경고해 왔습니다. 이번 참사를 조사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새의 죽음을 기록하는 활동가들이 자주 떠올랐습니다. 성당 유리창에 부딪힌 새를 살리려던 한강 소설 속 '나'와 같은 동료 시민들이 오늘도 어디선가 활동 중입니다. 인간이 무심하게 설계한 건물 때문에 첫 비행에 나섰다가 죽임을 당한 오목눈이 새끼들 이야기 같은 것을 기록하면서요. 새들을 살피고 돌보는 마음이 새가 아니라 우리 인간의 미래를 구하는 것이라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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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9인 완전체 될까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 임명 보류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단이 오늘(3일) 나옵니다.
- 최 대행은 변론을 이어가게 해달라고 했지만 헌재는 거부했습니다.
- 최 대행이 국회의 헌재 구성 권한을 침해했다는 선고가 나오면 최 대행은 마 후보를 재판관으로 임명해야 합니다.
끝 모를 재판관 흠집내기 - 윤 대통령 측과 여당의 헌법재판관 공격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 재판관 일부가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주장합니다.
- 헌재는 "탄핵심판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 윤 대통령 측은 문형배·정계선·이미선 재판관이 스스로 탄핵심판 심리에서 빠져야 한다는 의견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 법조계는 이러한 움직임을 "부당하고 근거없는 공격"이라고 봅니다.
- 재판관들이 대통령 측 의견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적습니다.
- 그러나 '헌재 흔들기' 때문에 또 다른 폭력 사태가 발생할까 우려됩니다.
사랑제일교회와 내란 선동 - 윤 대통령이 구속된 뒤 첫 주말. 곳곳에서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열렸습니다.
- 일베·디시 이용자와 운영진은 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를 조장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습니다.
- 경찰은 전광훈 목사에 대해서도 내란선동죄를 적용할 수 있을지 살펴봅니다.
- 주요 인물로 알려진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가 지난해 조선공산당 창당대회 터 표석과 정율성 흉상을 훼손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검·재판 향방은? - 최상목 권한대행이 끝내 윤석열 내란특검법을 거부했습니다.
- "기존 재판 절차를 통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이유를 댔습니다.
- 최 대행은 박정희·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많은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 검찰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소환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 상황을 물었다고 합니다.
- 그날 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한 인사는 대통령실에 불려가며 '혹시 나한테 총리직을 제안하나' 생각했답니다. 코미디에 가까운 그날 현장을, 참석자 진술을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 검찰의 막바지 수사 칼날은 경찰 지휘부로도 향했습니다.
- '정치인 체포조 지원 의혹'과 관련해 경찰 지휘부를 압수수색했습니다.
- 윤 대통령 사건이 김용현 전 장관 등 공범 5명 재판을 맡은 재판부에 배당됐습니다. 사건들이 병합될지 주목됩니다.
- 재판을 앞두고 윤 대통령 측은 일반 시민으로 '국민 변호인단'을 꾸립니다.
- 석동현 변호사는 "거룩한 싸움"이라며 '장외 여론전'에 돌입하는 모양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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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우주 쓰레기 문제를 유엔이 앞장서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사업 때문에 문제가 심화할 것으로 보여요.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일본과 대만을 넘어섰습니다. 실제 국민 소득과 차이가 큽니다. GDP가 실제 소득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이유를 들여다봤습니다. 전남 특수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장시간 통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특수학교 26개 중 절반 이상이 첫 정거장에서 학교까지 1시간 넘게 걸린대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아메리칸 항공 여객기가 미 육군 헬기와 충돌해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 다양성 기조가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 딥시크를 둘러싼 의구심을 떠나 성과만 보자면, 중국은 예전부터 단기간 내 목표 지향적이고 결과 중심적으로 신기술의 흐름을 빠르게 따라왔습니다. 이는 기술 개발 문화차이와 국가 차원의 강력한 지원 덕분일 것입니다. 특히 중국은 AI 인재를 대규모로 양성하고 해외에서도 적극 유치하는 반면, 한국은 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추세입니다. 그간 수출로 성장해 온 한국이 앞으로 주가 될 AI 산업에 이대로 올라타지 못한다면, 우리 기술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걱정입니다. (발발개님) |
딥시크로 인한 충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이 어떤 위치를 점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다만 그간 미국 기업들은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아 왔지만 중국 AI 모델은 개방형인 만큼 지금껏 AI 경쟁에서 뒤처져 온 한국 기업들도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 수 있을 거란 전망도 속속 나옵니다. 여당도 야당도 앞다투어 'AI 투자'를 외치는 가운데, 한국 인공지능 산업은 어디까지 갈까요? 관련 소식 계속 전하겠습니다. 점선면은 독자님과 함께 만들어가는 뉴스레터입니다. 오늘 레터를 읽으시고 궁금한 점, 떠오른 생각,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언제든 아래 버튼을 눌러서 남겨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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