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그 병 때문입니다 '대체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생각이 드는 일들이 종종 일어납니다. 실은 뉴스를 보다 보면 그런 소식을 꽤 자주 접하게 되지요. 얼마 전에도 참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대전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초등학생을 흉기로 살해했습니다. 교사가 우울증을 이유로 휴직한 이력이 있다는 점이 빠르게 알려졌습니다. 그 이후 기사 제목들은 '우울증'을 범죄와 연관시킵니다. "또 우울증 교사 충격 범행" "우울증 교사에 8살 참변" "시한폭탄 같던 정신질환 교사"…. 오늘 레터에서는 이 사건의 초기 보도와 이에 따른 반응들을 되돌아보겠습니다. 전지현 기자의 기사를 읽고 다시 만나요. 참, 오늘은 구독자 방명록이 유난히 깁니다. 독자님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요. 끝까지 읽어주시길 희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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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점선면 🧊 읽어보기 | 성급한 보도로 부추긴 차별 🧊 대화하기 | 우울증은 죄가 없다 🧊 12·3 사태 업데이트 | '런종섭'에 버튼눌렸다 외 🧊 뉴스 따라잡기 | 게도 못 잡게 하더니 외 🧊 구독자 방명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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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한 보도로 부추긴 차별 2025. 2. 11. 전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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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지난 10일 1학년 학생 김하늘양(8)이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살해됐다. 언론은 사건이 알려진 직후 피의자인 40대 교사가 '돌봄교사(초등돌봄전담사)'라며 잘못된 정보를 보도했고, 그의 병력을 단편적으로 전달했다. 교육청과 경찰이 11일 언론 브리핑을 하면서 사건 발생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정황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성급하게 쏟아진 보도가 특정 직군, 병환에 대한 혐오와 혼란을 불러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양은 학원에 가려고 돌봄 교실을 나섰지만 학교 건물 내 창고에서 교사 A씨가 휘두른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렸다. 김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돌봄교실'에서 귀가하려다 발생한 사건이어서 피의자가 '돌봄 교사'라는 오보가 곳곳에서 나왔다. 즉각 온라인에는 애꿎은 초등돌봄전담사를 폄하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교사' 혹은 '돌봄교사'로 표기한 기사에 "교사가 아니라 돌봄전담사다"라거나 "계약직·공무직으로 다르다"며 일반교사와 구분하는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외부인력을 무방비로 받는 게 문제"라거나 "채용조건이 더 까다로워져야 한다"며 '검증되지 않은' 사람이 학교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범죄가 발생한 것처럼 호도하는 댓글도 있었다. 피의자 A씨는 돌봄업무와 관련없는 정교사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전날 밤 "돌봄교사로 많이 보도돼 있으나 일반 교사임을 알려드린다"고 긴급 공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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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한 초등학교 앞에 김하늘양을 추모하는 꽃들이 놓여 있다. 정효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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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에선 김양에 대한 추모보다 '정교사'와 '공무직' 초등돌봄전담사를 갈라치기 바빴던 행태가 씁쓸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장대진 서울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통화에서 "일부 교육계 종사자들이 교사 전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될까 봐 지레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이는데, 학생이 생명을 잃은 사안에 대해 학교 안전 문제가 아닌 소모적인 논쟁이 벌어지는 게 부끄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교사들의 자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모였다. 교사들이 모인 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한 참여자는 "피해 어린이에 대한 추모와 애도만 있어야 할 곳의 편가르기가 지긋지긋하다"고 했다. 한 중학교 교사는 엑스(구 트위터)에 "돌봄교실 문제가 심각하고 해결되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게 살인을 할 만한 이유가 된다고 하거나, 8세 아이를 교사가 살해한 일이 하루도 지나지 않아 교권 추락부터 걱정해선 안 된다"고 했다.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 단편적인 병력만 보도되는 것은 위험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A씨가 '우울증을 이유로 질병 휴직을 냈다가 복직한 상태'였다는 사실은 사건 직후부터 알려졌다. 임상심리학을 전공한 정채연 정치발전소 이사는 페이스북 계정에 "비극일수록 느리고 침착한 발화가 필요하다"며 "그 장소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인 사실을 모르는 시점에서 무슨 말을 하건 다 추측인데, '우울증이 원인'이라는 식의 말을 하는 건 좋은 방향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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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김하늘양이 좋아했다는 아이돌 그룹 아이브 장원영의 사진이 학교 교문 앞에 놓여있다. 정효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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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의 정신건강보도 권고기준은 "정신질환을 범죄 동기·원인과 연관시키는 데 극히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너무 끔찍한 사건이기 때문에 '도대체 왜'라는 질문이 나오는 건 자연스럽다"면서도 "그만큼 초기 정보가 중요한데, 충분한 조사가 있기 전에 경찰에서 우울증 병력이 확인돼 보도된 것이 아쉽다"고 했다. 그는 "단편적인 보도로 우울증을 가진 이들이 병력을 숨기거나 오해를 받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경찰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A씨는 6개월 질병 휴직을 했으나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의사 소견서를 제출해 조기 복직했다. 지난 6일에도 학내 동료 교사에게 갑자기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등 이상 행동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을 저지른 당일 대전 서부교육지원청은 A씨를 학교로부터 분리 조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학교 관리자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A씨는 "수업에서 배제되는 것이 짜증난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어떤 아이든 상관 없다'는 생각으로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향신문 홈페이지에서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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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학생을 돌보고 지켜야 할 교사가 어리고 작은 초등학교 1학년생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 아무리 범행의 구체적 방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해도 사건의 참혹함이 숨겨지지 않습니다.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 있나. 레터를 열었던 질문이 또 다시 떠오릅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고 가해자가 특정되면, 우리는 그와 나의 '다른 점'을 찾으려 합니다. 나와 다른 '돌출된 특성'을 알면 범죄의 전말을 마침내 이해한 듯 느끼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랬네' '걔네가 또 그랬네' 하고요. 안전을 위해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을 두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을 먹을 수도 있겠지요. 이번에는 우울증이 그 대상이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우울증 병력이 범죄 이유나 동기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오히려 우울증 환자는 자신을 해쳤으면 해쳤지, 남을 해치는 '타해 위험성'은 낮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도 차별과 혐오는 일파만파입니다. 주변에 정신과 약을 먹는 친구가 많습니다. 저도 먹은 적이 있고요. 스트레스부터 가정이나 일터에서의 폭력 경험, 트라우마 등 이유는 다양합니다. "가해자는 여전히 가해하며 살고 있고 피해자들만 병원에 간다" "세상이 우릴 제정신으로 살게 두지 않는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할 정도로, 제 주변에서는 정신병원에 가서 약을 타는 건 일상적인 일입니다. 안타까운 일이라기보다 오히려 건강한 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자신의 상태를 살피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거니까요. 이런 경험으로 반추해봤을 때, 폭력적인 행동을 한 전력이 있는 교사가 학교에서 즉각 분리되지 못한 건 문제지만 정신질환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질환을 겪는 교사들을 일터에서 감시하거나 쫓아내는 일은 몹시 우려됩니다. 교사들이 낙인을 피하려다 제때 제대로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못해 정신건강이 악화한다면 오히려 학교는 '안전'과 더 멀어질 거예요. 편견을 강화하는 데 언론이 중추 역할을 했다는 점 때문에 고민이 깊어집니다. 2022년 '정신질환 보도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지만,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가이드라인 전후 보도를 비교한 연구도 있고요. 이번 사건만 봐도 "정신질환과 범죄의 인과관계를 임의로 확정 짓지 않는다"는 조항을 많은 보도가 정면으로 어겼습니다. 뉴스레터 인스피아는 1999년 콜럼바인고교 총기난사 사건 범인의 엄마인 수 클리볼드가 쓴 책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클리볼드는 "그냥 조용히 자기 아들을 '괴물'로 치부하고 인생의 오점처럼 밀어내"지 않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아들 행동의 이유를 파헤"칩니다. "쉽게 원인을 우울증, 괴롭힘, 친구 등으로 한정하지 않"으면서요. 우리 사회에 필요한 건 이런 자세가 아닐까요. 정말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원한다면 이 사건이 '교사의 우울증 때문'이라고 적당히 둘러댈 게 아니라, 복잡한 사실들을 깊이 또 신중히 되짚어 봐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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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나온 윤 대통령. 헌법재판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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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종섭'에 버튼 눌렸다 - "야권의 '런종섭' 비판에 화가 많이 났던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8차 변론에서 '삼청동 안가 모임'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 '국회 내부에 들어가서 의원들을 끌어내라.'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이 12·3 비상계엄 당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으로부터 이같이 지시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12·3 비상계엄 선포 전후로 윤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윤 대통령과 조 원장이 비상계엄 선포 당일 나눈 전화 통화에 대해 엇갈린 진술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조 원장이 국내에 없다고 생각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에게 전화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조 원장은 자신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윤 대통령에게 분명히 전달했다고 증언했습니다.
- 윤 대통령 측은 '사드'까지 언급하며 12·3 비상계엄 선포 이유를 중국과 연관지으려는 시도를 이어갔습니다. 내용을 보면 근거 없는 무리수입니다.
- 윤 대통령 측은 이날 헌재에 선을 넘는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중대한 결심"에 나설 수 있다고 재판부에 '경고'도 했습니다.
- 헌재는 이날 윤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을 오는 18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마지막이 될 것으로 알려졌던 13일 변론에 이어 변론기일을 한 차례 더 지정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추가로 신청한 증인들을 채택할지는 14일 평의에서 결정합니다. 언제 변론을 종결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손절' 시점 대체 언제 -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탄핵 공작' 주장을 그대로 이어받아 국회에 펼치고 있습니다. 12·3 비상계엄 연루자들이 허위 증언을 했다고 공격하고 있습니다.
- 국민의힘 지도부는 마지막 변론 전날인 12일 "윤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하라"며 헌재를 항의 방문했습니다. 변론 당일엔 "불공정한 재판"이라며 일부 의원들이 방청석을 지키며 헌재를 압박했습니다.
-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불법 성착취물과 엮어 비방하는 합성 조작 게시물이 극우 성향 커뮤니티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문 권한대행을 공격하고 나섰다가 사실관계가 틀린 것을 뒤늦게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 헌재에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악성 민원이 폭주하면서 담당 직원이 응급실에서 수술을 받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합니다.
전화위복의 길로 가려면 - 12·3 비상계엄을 둘러싼 여러 의혹 가운데 '북풍 공작'은 아직 밝힐 점이 수두룩합니다. 국내 정치를 위해 무력 도발을 계획한 정황이 있어 국제 사회도 주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대로 규명해 관련자들을 처벌하지 않으면 한국 정부가 외교 무대에서 '패싱'당할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 북한이 13일 이산가족면회소를 철거했습니다. 남북 인도주의교류를 상징하는 공간까지 허물어져 남북 관계가 악화일로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 전두환씨의 '내란 잔재'인 휘호석이 드디어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뿌리뽑혔습니다. 휘호석은 1988년에 설치됐는데, 전씨가 1997년 반란수괴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이래 논란이 계속돼왔습니다.
-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은 것이 의아하고 불편하셨다면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이관후 국회입법조사처장은 지금 국민이 야당과 여당 모두에게 '과연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자신이 있느냐' 묻고 있다고 해석합니다.
이제는 밝혀질까 -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한 '명태균 특검법'이 12일 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습니다. 여당 의원들은 법안 상정에 반대해 퇴장했습니다.
- 명씨는 '환영한다'며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여권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나는 상관 없다'며 연루된 의혹을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13일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에 대한 명씨 언급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 '누구 덕에 서울시장, 대구시장에 앉은 자들이 면회는 못 올 망정 내가 구속되니 날 고소해?' 명씨는 이런 입장문도 냈습니다. 앞서 그는 검찰로부터 핵심 증거가 담긴 휴대전화를 폐기할 것을 권유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습니다. 검찰은 수사 보고서를 작성하고도 3개월 넘게 사건을 덮어 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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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로 결론 난 대왕고래 프로젝트. 작업이 이뤄진 곳은 국내 홍게 생산량 60%를 차지하는 조업지역입니다. 지금이 제철이고요. 어민들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
환경보호론자로 유명한 브라질 대통령이 해상 석유 탐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재정 상태가 형편없어서라네요. 적도 일대에 미국 매장량의 70%에 달하는 원유가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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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고립됐던 비행사 2명이 지구를 떠난지 9개월만에 가까스로 지구로 돌아옵니다. 원래는 단 8일만 떠나려고 했는데 이렇게 됐다네요. 우주에선 어떻게 지냈을까요? |
동덕여대는 학생들이 시위를 못 하게 막아 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습니다. 노래와 구호까지 금지해 달라고 했어요. 법원은 '위헌적'이라며 전부 기각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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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점선면Lite <♂️ 보수화가 '환상'이라고?>를 읽고 정말 많은 독자님들이 의견을 보내 주셨습니다. 레터에 공감하는 의견과 비판하는 의견을 나누어 실어 보았어요. 분량이 상당하지만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독자님들과 공유하는 게 의미 있겠다고 판단해서 가능한 한 여러 의견을 실었습니다. 길이의 문제로 겹치는 내용 등은 간추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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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의 접근법은 그저 이대남들을 손가락질하고, 인셀 문제만 해결되면 마치 우리 사회의 모든 혐오와 억압이 사라질 것처럼 간주하는 글이 상당수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방식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고, 오히려 이대남들의 반감만 더욱 키우면서 자기충족적 예언이 되고 말았습니다. 특히 이대남을 단일한 집단으로 간주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본문의 지적은 많은 진보층 시민들이 유념해야 한다고 봅니다. (익명의 독자님) 📬 어떻게 보면 이대남, 이준석 현상, 일베로 과대표된 2030남성을 분석하려 하지 않고 획일화하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서로 이해하려 하지 않는 태도가 만연했던 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익명의 독자님) 📬 배경을 이해하고 공통 분모를 찾는 움직임이 정말 반가워요. 서로를 일반화/편견화하면 사회는 더 양극단으로 치달을 뿐이니까요… (미아님) 📬그들과 접촉면을 늘리고 대화와 토론을 많이 하는 정치인이 대다수가 되어야 합니다. 그들이 말라비틀어버려야 한다는 생각으로는 제2, 제3의 사회적 폭동이 일어날 것입니다. (익명의 독자님)
📬 31살 남성입니다. 대학 동기들, 또래 친구들 성향이 다 비슷한데요, 저희는 보수를 좋아하지도 않고 윤석열을 수호하고 싶지 않아요. 그냥 이재명의 민주당이 싫은 거지요. (목도리도마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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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 여성 집단에선 서로 반박하고 토론하는 분위기가 있는 반면 '남초 커뮤니티' 등에선 다양한 의견이 덜 용인되고, 좀더 집단적인 분위기가 관찰된다는 인사이트를 나눠주신 독자님도 계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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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20대 여성이지만 프로스포츠를 좋아하는지라 어쩔 수 없이 남초 커뮤니티를 자주 눈팅하는데요. 이상한 게 남초 커뮤니티는 반대 의견이 올라오는 경우가 거의 없더라고요. 트위터 같은 여초 커뮤니티에는 인용으로 끝없이 태클(?)거는 사람이 많잖아요. 2030 남성들이 왜이렇게 반페미니즘에 대동단결을 하나 싶었는데(특히 집게손가락 사건을 보며) 그들 사이에 다양한 의견을 말할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틀린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마침 최근 생각하던 문제라 길게 의견을 남겨봅니다. 건강하게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좋을 텐데요… (ryureplica님) 📬 30대 남성입니다. 한국사회가 피아를 가르는 것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는데, 그 경향은 굳이 가르자면 2030 여성보다는 2030 남성에 더 많아 보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정치적인 발언으로 서로 충돌이 발생했을 때 그걸 회피하는 성향을 더 보이니까요. 그렇기에 제 결론은 연대할 의제나 공간이 없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만들고 싶지 않은 겁니다. 적어도 인터뷰에 응한 남성들은 그럴 의지가 있다 하더라도, 2030 남성 사이에 형성된 집단의식이라는 게 그에 가깝다고 생각됩니다. 2030 남성은 특정 정치세력을 지지해서 보수화된 게 아니라 갈등 그 자체를 피하고 싶은 마음에 보수화된 경향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평화롭게 연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사실 답이 그리 잘 보이지는 않아 안타깝습니다.(삼대남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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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판 의견을 주신 독자님들은 대체로 '2030 남성이 보수화됐다고 단정하지 말자'는 칼럼의 메시지를 짚으셨습니다. 특히 '반페미니즘' 정서가 많이 언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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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들이 스스로 바뀌면 좋겠다"라고 말했다는 대목에 공감했습니다. 무엇보다 남성들이 페미니즘에 대해 제대로 알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페미니즘은 결코 남성을 차별하거나 권리를 빼앗는 것이 아님을요. (마고님) 📬 보수화가 문제가 아니라, 남성들의 성인지감수성이 여전히 낮고, 그런 교육을 받을 기회도 없고, 도리어 문화적으로 그런 남성을 떠받드는 신화가 만연한 것을 비판하는 것이 정확한 분석이라고 생각해요. (키노님) 📬 에디터님 글은 논지는 알겠습니다. 10년 전이었으면 저도 동의했을 거예요. 여자/남자 갈라치기 하지말고 사이좋게 지내요 라는 주장은 남자가 혼자 사귄다고 착각해서 여성을 죽이는 게 멈춰야, 화장실에 들어갈 때 불법카메라가 있을거라는 의심이 없어져야 가능할 것 같아요. (21님) 📬 가장 동의하기 어려운 것은 한국 남성들이 젠더 문제에 있어 유보적이며, 이민 정책과 기후변화 대응 문제에 보수적 태도가 관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국 남성 다수가 페미니즘 자체에 반감을 갖고 있으며, 사회에서 ‘페미니즘’이라는 단어 자체가 금기어처럼 여겨지고 ‘페미사냥’이라고 불릴만큼 여성에 대한 사이버불링, 사상검증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익명의 독자님) 📬 매일 여성에 대한 혐오적 발언과 여성이 살해당했다는 기사들을 보며 두려움과 분노를 느끼는 2030 여성인 저와는 다른 세상에 사는 분이 쓰신 것 같아서요. (하다님) 📬 정치 참여 통로가 없고, 공론장이 없는 것은 2030 여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쭈님)
📬 지금이 19세기도 아니고 20대 후반 남성만 자기 현생 건사하느라 바쁘겠습니까? 여자들은 시간 많아서 집회 나갔겠습니까. 20대 여성도 정치 얘기할 커뮤니티 많지 않습니다. 저도 보수화된 이대남도 의견이 다르더라도 같은 국민인데 그저 비난하기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 인터뷰를 꼼꼼히 읽어봤지만 이건 좀 어이가 없네요. (익명의 독자님) 📬 여자들은 누가 판깔아주고 교육시키고 경험 제공해 줘서 집회에 나간 건가요?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결집할 수 있었던 사회적 계기들이 많았다는데 채 상병 사건은요? (익명의 독자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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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겪는 젠더 문제는 깊고 복잡한 주제입니다. 이 맥락들을 제거하고 '사이좋게 지내자'는 천진하고 안일한 이야기만 할 수는 없을 거예요. 다만 '이제 답도 없으니 포기하자' '상대편이 알아서 갱생하든지, 아님 말고' 하고 내버려둘 문제도 아니라고 믿습니다. 누군가는 나서서 풀어야 하고, 그러려면 일방적인 '감싸줌'이나 선택적 이해가 아닌 다른 접근이 꼭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메시지만은 독자님들과 꼭 나누고 싶었답니다. "칼럼 말미에는 '응원봉'이 만들어낸 '다시 만난 세계'가 고립되지 않으려면 청년 남성을 위한 자리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담겨 있었죠. 적어도 제가 만난 광장은, 다시 만난 세계는 문을 닫은 적이 없었습니다. 남성들도 아이돌 응원봉이나 자신이 응원하는 스포츠 구단의 응원봉을 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보았고, 함께 연대의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한 인터뷰 참여자 분께서도 말씀하셨듯, 남성들도 일단 광장에 나와보면 좋겠습니다. 누구에게나 아주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 새로운 눈을 뜨는 기회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인터넷상에서 과대대표된 목소리들에 피로함을 느끼는 사람들, 그리하여 발화의 공간을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오프라인 광장은 대안 공간이 될 것입니다." 인상깊게 읽은 독자님의 의견으로 오늘자 구독자 방명록을 맺습니다. 뉴스레터 점선면은 독자님의 이야기로 더 풍성해집니다. 레터를 읽고 떠오른 생각이나 통찰이 있다면 언제든 아래 버튼을 눌러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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