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선면

😕윤석열은 정말 지지자들을 사랑할까?

2025.04.14

6분

윤석열 윤석열 파면 윤석열 탄핵 윤석열 자택 관저 퇴거

이전 레터 다음 레터

2025. 4. 14.

구독하기 ┃ 협업 제안·문의

CONTENTS

오늘의 점선면 | '대통령의 자격'을 묻는다

오늘의 브리핑 | 애타게 기다리는 구조 소식 외

잼선면 | 32년 만에 연극 복귀한 이영애

SNStory | '극우' 유튜버는 이미 계엄을 알고 있었다고?

'대통령의 자격'을 묻는다

"권력은 사람의 뇌를 바꾼다." 신경심리학자 이언 로버튼슨 등 '권력의 심리학'을 파고든 여러 연구자의 공통된 결론입니다. 권력이 쾌락 호르몬인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고, 결국 권력에 중독된다는 이야기인데요. 파면된 뒤에도 반성은커녕 개선장군 행세를 하며 대통령 행세를 멈추지 않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떠오릅니다. 오늘 점선면은 그가 관저를 떠난 날의 장면을 돌아보며, '대통령의 자격'에 대한 질문을 던져봅니다.

📌점 사실들 : 쫓겨나는 사람 맞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떠나, 원래 살던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돌아갔습니다. 지지자들은 배웅하며 "윤 어게인"을 외치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손을 흔들고 악수하며 호응했고요.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반성은 끝까지 없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조치 이후 미래 세대가 엄중한 상황을 깨닫고 자유와 주권 가치의 소중함을 인식하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라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겠다"고 했습니다.

✏️선 맥락들 : 칭찬하면 '위대한 국민', 비판하면 '반국가세력'

사실 윤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내내 그랬습니다. 무조건적 지지를 보내는 '내 편'만 챙기고,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의견은 묵살·탄압해 왔죠. 야당을 설득해 협치로 나아가기는커녕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지조차 않았습니다. 그는 1987년 민주화 이후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첫 대통령이었습니다. 끝내 국회를 탓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하기에 이르렀지요.

헌법재판소도 이 부분을 날카롭게 지적했습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협치의 대상으로 존중했어야 한다"며 "국회를 배제의 대상으로 삼았는데 이는 민주정치의 전제를 허무는 것"이라고 했어요.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헌재의 일침을 조금도 새겨듣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국회뿐만이 아닙니다. 비판적인 보도를 한 언론사엔 '전용기 탑승 불허' 조치로 억압했고, 비상계엄 때는 아예 경향신문 등 언론사들에 단전·단수를 시도했어요. 노동조합도 압수수색이나 '건폭몰이' 등을 통해 짓밟았습니다. 비상계엄 담화문에서 드러났듯 윤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이들을 "파렴치한 반국가세력"이라고 봐 왔던 것이죠.

🗺️면 관점들 : '갈라치기' 대신 '존중하기'

그런데 말입니다.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들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있을까요? 관저 퇴거 날 들려온 소식은 조금 다른 정황을 보여줍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과잠(대학교 학과 점퍼)'을 입은 청년들을 집회 앞쪽에 오도록 하고, 50~70대는 입장을 통제했다는 겁니다. 집회에 꼬박꼬박 나온 이들은 대부분 50~70대 였는데 정작 중요한 날엔 '그림'을 연출하기 위해 소외된 겁니다. 국민이란 필요에 따라 언제든 '활용'하면 그만이라는 윤 전 대통령의 인식을 보여줍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런 갈라치기를 통해 계속 권력을 휘두르며 '막후정치'를 할 수 있습니다.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면서 자신의 지지층을 만들어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거든요. 윤 전 대통령은 파면 후에도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나경원·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등 대선 주자들을 직접 만나거나 통화해 격려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대선 경선을 코앞에 두고도 윤 전 대통령과 '헤어질 결심'을 하지 못하고 있고요.

차기 대통령은 이런 갈라치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옵니다. 다양한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보편적 연대'를 실행하는 대통령이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혜리 주간경향 기자는 헌재 결정문 중 "민주국가의 국민 각자는 서로를 공동체의 대등한 동료로 존중하고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믿는 만큼 타인의 의견에도 동등한 가치가 부여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부분을 짚으며 이렇게 말했어요. "나와 생각이 다르거나, 나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배제해선 안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최종렬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통령'이란 직 자체가 "(경제·정치·교육·종교·가족·공동체 등 사회의 여러 하위 영역이) 정파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보편적 연대를 위해 통합적으로 작동하도록 조절"하는 자리라고 설명합니다. 12·3 비상계엄 이후 광장에 나온 시민은 이 공직이 본분에 따라 행동하기를 촉구했던 것 아닐까요.

조해람 기자

애타게 기다리는 구조 소식

지난 11일 발생한 경기 광명 신안산선 공사 현장 붕괴 사고로 고립된 노동자 2명 중 1명이 13시간 만에 구조됐어요. 다른 1명은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고, 지하 35~40m 지점에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상 악화와 추가 붕괴 우려 등 때문에 구조 작업이 12일 오후 8시쯤 중단됐다가 16시간 만에 재개됐습니다. 붕괴 17시간 전 기둥 파손 등 위험 징조가 있었는데 왜 고립 사태가 발생했는지 의문도 제기됩니다. 실종 노동자의 무사 귀환을 기원합니다.

특혜로 얼룩진 윤석열 재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첫 재판이 오늘(14일) 오전 10시 처음 열립니다.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이 지하주차장을 통해 비공개 출석하고, 법정 내 촬영도 불허하면서 특혜 논란이 커졌습니다. 전두환·노태우·박근혜·이명박 등 법정에 선 전직 대통령 모두 받은 적 없는 대우이기 때문이에요. 피의자 구속에 관한 수십년 관행을 뒤집으며 윤 전 대통령을 석방한 그 재판부입니다.

한덕수는 과연 출마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상호관세 문제로 통화할 때 대선 출마 의사를 물어봤고, 한 대행은 "고민 중"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갤럽 여론조사에 '장래 정치 지도자' 후보로 등장하고, 국민의힘 일부가 공개 출마 요구를 하는데, 한 대행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추가로 출마했습니다. 조국혁신당은 후보를 내지 않고 사실상 민주당 후보를 지원한다는 의사를 밝혔어요.

'찔끔 추경' 비판 나오는 이유

독일, 일본, 그리고 중국. 최근 경기 부양을 위한 확장 재정을 준비하는 나라들입니다. 독일은 재정 적자 한도를 헌법으로 정했지만, 면제 규정을 따로 만들어 지출을 늘리려고 합니다. 일본은 전 국민 지원금 정책을, 중국은 최저임금 인상을 검토 중이고요. 한국 정부는 조만간 10조원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합니다. '관세 전쟁'과 경기 침체에 대비하려면 재정 역할이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요. 미국은 스마트폰 등 일부 전자제품을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했는데, 중국 수입품의 22%가 해당됩니다. 미·중 대결 완화 신호인지 애플 등 빅테크의 로비 덕인지 해석이 분분합니다.

32년 만에 연극 복귀한 이영애

🎙️배우 이영애가 32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선다고 합니다. 이영애는 지난 8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헤다 가블러> 제작발표회에서 "공부하는 자세로 선택한 작품이에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영애를 봤던 것과 연극에서의 이영애는 분명 다를 겁니다"라며 연극 무대로 돌아온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는 1993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개관작 <짜장면>으로 연극 무대에 오른 적이 있어요.
🎙️<헤다 가블러>는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작품이 원작인데요. 주인공 헤다는 가부장제 속에서 남자들의 소유가 되는 것을 거부하고 사회와 싸우는 주체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헤다는 아름다우면서도 냉소적이고, 지적이면서도 파괴적인 성격을 지닌 복합적인 캐릭터라는 점에서 '여성 햄릿'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비슷한 시기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는 배우 이혜영이 주연을 맡은 <헤다 가블러>가 공연됩니다. 이영애는 "이혜영 선배는 팬으로서 존경하는 분"이라며 "관객들이 두 작품을 비교해도 좋고 결과적으로 연극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어요. 이영애의 공연은 다음달 7일부터 6월8일까지, 이혜영의 공연은 다음달 8일부터 6월1일까지 입니다.

🔗 32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이영애

'극우' 유튜버는 이미

계엄을 알고 있었다고?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문입니다. 대다수 시민의 생각과는 동떨어진 이런 상황 인식은 어디서 온 것일까요. 경향신문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이른바 '극우'라고 불리는 유튜브 채널 12개에서 계엄 선포 직전 2년간 올린 영상 600개를 뽑아 분석해보니 윤석열과 비슷한 논리 흐름을 가진 영상을 다수 발견했다는데요.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4월11일 레터를 읽은 독자님들께서 주신 의견입니다. 미국이 상호관세 시행을 유예한 배경을 다뤘는데요, "트럼프발 관세 전쟁 이후 증시가 무너지니 사람들이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로 몰려들면서 수익률이 급등했다고 해요."란 부분이 독자님들께 혼란을 드린 것 같아요. 내용을 요약하는 과정에서 마치 투자자들이 증시가 떨어지자 대체 투자처로 미국 국채를 찾은 것처럼 서술했기 때문입니다.

통상 증시 폭락 등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 '안전 자산'인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지만, 이번엔 특이하게 증시 폭락과 함께 국채 매도량이 늘며(=수요가 줄며) 국채 가격이 하락(=국채 수익률이 상승)했습니다. 미국 자산에 대한 강한 불신을 보여준다는 점에 트럼프 행정부가 위기감을 느껴 상호관세 시행을 유예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앞으로 더 꼼꼼하게 확인하겠습니다. 지적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국채로 몰려든 게 아니라, 내다 팔아서 트럼프가 유예한 거로 이해했었는데, 엄청 혼란스러운 상황이어서 그런지 기사를 봐도 헷갈리네요. (송백님)

💬국채로 몰려들면 국채 수익률이 오르는 게 아니라 떨어지는 거 아닌지요? 달러 탈출이 일어나서(달러 가치가 떨어져서) 국채 수익률이 올라갔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아서요. (익명의 독자님)

💬 어려운 국제통상 내용, 관세와 주식 채권 관계를 이해하기 쉽게 다루어주어서 좋았습니다! (익명의 독자님)

💬 하루가 멀다하고 대권에 도전하는 '잠룡'들은 많은데 정말 '잠룡'인지 도마뱀인지 모르겠어요. (21님)

점선면팀은 늘 독자님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오늘 레터는 어땠는지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의견 남기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