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선면

🤔세종으로 행정수도를 옮기자고?

2025.04.23

5분

대선 행정수도 균형발전 수도권집중 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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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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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PICK | 또 등장한 '세종 행정수도론' 가벼이 못 넘기는 이유

오늘의 브리핑 | 세월호 손잡은 '빈자의 성인' 외

잼선면 | 마녀사냥의 광풍

뷰파인더 | 디케의 저울

또 등장한 '세종 행정수도론' 가벼이 못 넘기는 이유

6·3 대선을 앞두고 각종 공약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의사당을 세종시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두고 격렬한 논쟁이 일고 있어요. 사실상 20여년 전 헌법재판소가 가로막은 '행정수도'를 실현하겠다는 건데요, 한국 정치사에서 숱하게 반복해 나온 약속입니다. 오늘은 이 공약의 이모저모를 입체적으로 살펴볼게요.

"어차피 선거철 때만 되면 충청권 표를 얻기 위해 내놓는 허울 뿐인 공약이여"

22일 찾아간 세종 조치원읍에 있는 세종전통시장. 최근 정치권에서 나오는 대통령실·국회 이전 공약에 대해 묻자 뉴스를 보고 있던 상인 진태남씨(75)가 쓴소리를 했다.

🔗 기사 전문 읽기

'세종 행정수도 이전' 공약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선제적으로 던졌습니다. 이재명·김동연·김경수 등 후보 전원이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를 세종으로 완전 이전하겠다고 공약한 것인데요. 다만 대통령 집무실 이전 시기를 두고는 입장이 조금씩 다릅니다. 이재명 후보는 일단 청와대를 보수해서 들어가되 임기 내 세종 집무실을 완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동연·김경수 후보는 "내란의 소굴"인 용산으로 돌아갈 순 없다면서 임기 시작과 동시에 세종에서 집무를 시작하겠다고 했어요.

국민의힘은 긍정적 반응을 보였어요.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1일 "낡은 정치의 상징이 된 여의도 국회 시대를 끝내고 국회 세종 시대의 새로운 문을 열겠다"고 말했어요.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선 나경원 후보는 개헌을 전제로 행정수도 세종 이전을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후보는 국회는 세종으로 이전하되 대통령실은 일단 용산을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세종 행정수도 이전은 2002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처음 내놓았던 공약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03년 12월 국회는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신행정수도법)안'을 통과시켰지만 헌법소원이 제기됐습니다. 2004년 10월 헌법재판소는 신행정수도법이 '수도 서울이 관습헌법'이라는 취지로 위헌 결정을 내렸어요. 대통령집무실이나 국회 같은 국가 주요 기관은 수도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따라서 지금 여야 대선 후보들이 약속을 실천하려면 헌법재판소 판단을 다시 받거나 개헌을 해야만 합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행정수도 공약을 들고나온 배경엔 충청권 유권자에 지지를 호소하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역대 대선에서 충청권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왔기에 행정수도 이전은 선거마다 단골 공약으로 등장했죠.

하지만 표심을 겨냥한 정략적 의제로만 치부하기에는 국토균형발전 문제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된 것도 사실입니다. 수도권과 지방 격차는 점점 심해지는데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9년을 기점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지난해 기준 50.8%)이 수도권에 쏠리기 시작했고, 지방 인구는 점점 줄고 있습니다. 돈도 수도권에 쏠리고 있죠. 한국은행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총생산에서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2014년 51.6%에서 2015~2022년 70.1%로 상승했습니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강력한 국가 대책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다만 행정수도 이전이 국토균형발전의 최선의 해법이 맞는지 따져볼 여지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2012년 행정수도를 살짝 변형한 '행복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특별자치시가 생긴 이후 인구는 11만명에서 2025년 39만명으로 28만명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그 사이 수도권 인구는 139만명이 늘었습니다. 그저 국가 주요 기관을 세종시로 이전한다고 해서 국토균형발전이 이뤄지지는 않는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수한 교육 시설과 좋은 일자리가 수도권에 몰려 있고, 각종 투자가 수도권에만 쏠리는 등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하지 않고는 서울에서 세종으로 출퇴근하는 공무원만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선 후보들이 지역균형 발전 공약의 진정성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불균형을 해소할 다른 해법도 함께 내놔야 하지 않을까요.

유설희 기자

세월호 손잡은 '빈자의 성인'

지난 21일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이후 평소 검소했으며 성직자 비판과 개혁에 앞장선 삶이 다시 조명받고 있어요. 그는 임신중지, 성평등, 성소수자에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선종 직전 마지막 메시지는 팔레스타인 가자전쟁 휴전 촉구였습니다. 한국에서는 2014년 8월 방한 당시 카퍼레이드 중 차에서 내려 세월호 유족의 손을 잡은 장면이 알려졌지요. 이 일을 두고 그는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선종 전엔 "장식 없는 관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어요. 교황청은 2주 애도 기간 후 '콘클라베'를 열어 새 교황을 선출합니다.

충격적인 방화 사건, 왜 그랬나

서울 관악구의 한 아파트에서 충격적인 방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전 주민인 60대 A씨가 농약분사기로 추정되는 도구를 사용해 불을 지른 뒤 숨졌고, 주민 11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경향신문이 만난 주민과 피해자 가족은 A씨가 층간소음 문제로 주민들과 심한 갈등을 겪어 왔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1년 만의 '출근길 시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년 만에 '출근길 지하철 타기' 시위를 시작했는데, 이틀째인 지난 22일 서울교통공사에 의해 강제로 끌려나갔습니다. 전장연은 "지난 1년간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제도에 진척이 없어 시위를 재개한다"며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에서 해고된 장애인 400명 해고 철회, 천주교의 탈시설 탄압 중단 등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시는 형사고발·손해배상 등 강경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트럼프 '연준 때리기'에 미국 경제 또 출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흔들기에 나서면서, 미국 주식·달러·채권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실패자'라고 비난하면서 금리를 인하하라고 압박하는데요. 경기침체의 책임을 연준에 돌리려는 의도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실업률·물가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어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계속 떨어져 역대 최저치(42%)를 기록했습니다.

마녀사냥의 광풍

⚖️지난 9일부터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시련>은 극작가 아서 밀러의 희곡을 원작으로 하는데요. 미국 매사추세츠주 세일럼 마을을 배경으로 한 마녀사냥의 광풍을 담은 이 작품은 선과 악이 무엇이며, 누가 누구를 심판할 수 있느냐고 묻고 있어요.
⚖️마녀사냥을 주도하는 이들은 소녀들입니다. 이들은 사실 숲속에서 춤을 추고 금지된 장난을 한 것이 들통날까 봐 자신들이 마녀에게 조종당했다고 거짓 증언을 해요. 마녀 찾기에 혈안이 된 도시에서 이들의 한 마디는 권력이 됩니다. 증거는 필요 없어요. 마녀에게 피해 보았다는 진술 하나면 됩니다.
⚖️희곡은 1692년 세일럼에서 실제로 일어난 마녀사냥을 바탕으로 쓰였어요. 근거 없는 의심으로 시작한 마녀사냥의 광풍으로 그해 6월부터 9월에만 20명이 처형당하고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기소됐어요. 손쉬운 단죄가 이뤄지는 현시대에 의미가 더 살아나는 작품입니다. 공연은 오는 27일까지입니다.

🔗 손 쉬운 단죄의 시대

📸 by 이준헌 기자

디케의 저울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1일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면서 법원 로고 앞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엄정한 정의의 기준을 상징하는 '디케의 저울'이 그려진 로고입니다. 형사재판을 받는 윤 전 대통령의 모습이 대중에게 공개된 건 이날이 처음이었는데요. 재판부 요청으로 언론 카메라들이 철수한 뒤 윤 전 대통령은 눈을 감고 꾸벅꾸벅 졸다가, 막판에 6분 정도만 '계엄 정당화'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 첫 공개된 '피고인 윤석열'

4월21일 레터에서는 3월 영남권 산불 이후 이재민들에게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짚었습니다. 산불 당시 보내드렸던 3월28일 레터에서는 정확한 피해 집계와 충분한 예산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한 달이 지난 뒤 돌아보니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점선면은 이슈를 '깊게' 보는 것을 넘어 '길게'도 보겠습니다. 오늘 레터에도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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