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선면

📈상법개정안, 코스피 5000 시대 열까

2025.07.04

7분

상법개정안 3%룰 유아인 전민철 이재명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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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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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PICK | '3%룰'이 뭐길래 개미는 반색, 재계는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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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탐구 | 전민철

'3%룰'이 뭐길래 개미는 반색, 재계는 불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어제(3일) 국회 본회의에서 상법개정안을 처리했습니다. 이를 두고 '개미 투자자'들은 코스피 4000 돌파를 기대하며 반기는 반면, 재계는 경영권이 침해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는데요. 상법개정안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투자자와 기업에는 각각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살펴볼게요.

📌점 사실들 : 대주주 영향력 줄어들고 '개미' 권한 확대

먼저 상법개정안의 쟁점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 확대'입니다. 현행 상법의 제382조의3를 보면,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즉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로 한정하고 있어요. 달라진 법안은 이를 '회사 및 주주'로 넓혔습니다. 이사의 책임이 '회사 이익'에서 '주주 이익'으로 확대되는 것이죠.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지배구조 개편 시 대주주의 이익만 극대화하고 다른 주주들의 이익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두 번째는 집중투표제 의무화입니다. 집중투표제란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선임할 때 선임하는 이사 수만큼 나오는 의결권을 주주에게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이사 3명을 뽑을 때 1주를 가진 주주는 3표를 행사할 수 있는데, 이 3표를 한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습니다. 이는 이사 전원이 대주주에게 우호적인 사람으로 뽑히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인데요. 일반 주주가 원하는 이사를 선임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소수 주주의 권리가 강화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세 번째는 가장 쟁점이 됐던 이른바 '3%룰'입니다. 이사를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으로 선출할 때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해 3% 이하의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게 제한한 것입니다. 지금은 대주주가 3%를 초과하는 지분을 자신의 특수관계인에게 옮겨 의결권을 확대해 사실상 자신이 원하는 감사를 뽑을 수 있어요. 당연히 감사위원들은 제대로 된 견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요. 감사위원에 대한 대주주의 영향력을 줄여서 준법 경영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3%룰이 도입된 것이죠.

이 세 가지 쟁점의 공통점은 일반 투자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내용이라는 것입니다. 여야는 그동안 상법개정안을 놓고 이견을 보여왔습니다. 야당은 상법개정안이 경영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재계의 입장을 반영해 반대해왔어요. 국회는 지난 3월 상법개정안을 민주당 주도로 통과시켰지만 윤석열 정부가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해 폐기되기도 했는데요. 여야는 지난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막판까지 논의를 이어간 끝에 '이사 충실의무 대상 확대'와 '3%룰'을 포함시킨 상법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다만 집중투표제는 공청회를 열어서 추후 논의하기로 했고요.

✏️선 맥락들 : "경영권 위협" vs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재계가 상법개정안 처리에 반대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경영권에 위협이 된다는 겁니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 번째는 경영진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이 커진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 신사업에 투자해 적자를 내면 주가 하락을 이유로 주주에게 고발당할 수 있다는 것이죠. 두 번째는 투기 자본이 사사건건 의사결정을 방해할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외국계 기관투자자나 헤지펀드 등 투기자본이 지분을 3%씩 분산해서 투자하는 '지분 쪼개기'를 하면 입맛에 맞는 이사를 선임해 대주주의 경영권을 흔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한국 기업이 올린 성과에 비해 주가가 너무 낮게 형성되는 현상을 뜻하는데요. 일반 주주의 권리가 너무 약하고, 대주주의 권리가 강한 지배구조의 후진성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혀요. LG화학, SK그룹, 카카오 등 많은 기업들은 '쪼개기' 상장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어요. 예를 들어 LG화학 주주 입장에서 전지(배터리) 사업 부문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했는데, 회사가 이 사업 부문을 떼어서 LG에너지솔루션을 만드는 식이죠. 이것이 바로 '물적 분할'인데요. LG에너지솔루션은 주식시장에 상장하며 많은 자본을 조달했지만 주가는 하락했습니다. 상법개정안이 통과되어 이사회가 전체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소액주주의 권리 침해 사례가 발생했을 때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면 관점들 : 상법개정안, 코스피 5000 시대 열까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찾아 "물적 분할이니 인수합병이니 이런 걸 해서 내가 가진 주식이 분명 알맹이 통통한 우량주였는데 갑자기 껍데기가 된다"고 말했는데요. 개미들의 울분을 잘 보여주는 말입니다. 특히 이 대통령 취임 후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한 배경에는 상법개정안 처리에 대한 정책 기대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됐어요.

상법개정안 처리를 통한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 강화. 이는 기업도 더는 거부할 수 없는 대세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박동흠 회계사는 경향신문 칼럼에서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마땅한 장치가 없는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각자 도생해야할 것 같다"며 "높은 환율과 관세로 인해 가뜩이나 외국자본의 탈출 러시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기업과 정부는 국민들이 자본시장을 지탱하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의 대체 투자 수단은 주식"이라며 투자자금이 부동산이 아닌 주식시장으로 흘러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주식시장이 공정하다고 인식되어야 투자자들이 '미장'(미국 주식시장) 또는 부동산이 아닌 '국장'(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게 되겠죠. 이제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 등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한 조율이 남아 있는데요.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소액주주 권리를 강화하는 원칙과 뼈대는 훼손되지 않아야 결국 '코스피 5000' 시대가 오지 않을까요?

유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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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7일 첫 발송을 시작한 점선면이 오늘(4일) 400번째 발송을 맞이합니다. 점선면을 애독해주신 독자님 덕분에 점선면팀은 900일 가까이 뉴스레터를 무사히 발행해올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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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취임 첫 회견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3일) 취임 30일 만에 첫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6·27 부동산 대책에 대해 "맛보기 정도에 불과하다"며 추가 대책이 있다고 밝혔어요. 해양수산부 이전은 "부산이 적정한 지역"이라는 점을 재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검찰 개혁, 노동시간 단축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민생과 경제가 더 시급하다"고 답했습니다.

윤석열, 북 공격 유도했나

내란 특검팀이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라고 들었다'는 녹취록을 확보했습니다. 지난해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의 공격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는데요. 녹취록 확보로 특검은 외환죄 여부로 수사를 확대할 근거를 갖게 됐습니다. 한편 김건희 특검팀은 어제(3일)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된 삼부토건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김민석 총리 임명안 국회 통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어제(3일) 국회에서 여당 주도로 통과됐습니다. 국민의힘은 반대한다는 뜻으로 표결에 불참했는데요. 김 총리의 불투명한 재산 형성 과정, 사적 채무 의혹 등을 결격 사유로 들었습니다.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가 된 김 총리는 임명안 통과 직후 기자들과 만나 "폭정 세력이 만든 경제위기 극복이 제1과제"라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한 줄로 읽는 뉴스

① 김충현 사망사고 대책위원회가 어제(3일) 김충현씨가 소속됐던 하청업체, 원청을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습니다. 대책위는 "그들 모두의 의무 방기가 죽음을 만들었다"고 지적했어요. ② 지난 2일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불이 나 9세·6세 자매가 숨졌습니다. 지난달 24일 부산에서 비슷한 사고로 11세·7세 자매가 숨진 지 8일 만입니다. ③ 배우 유아인씨가 마약 상습 투약 혐의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형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프로포폴 등 181회 투약 혐의로 기소된 지 2년 만입니다.

➡️김충현씨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점선면 레터 '김용균'이 또 죽었다

"'가정의 달'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불안해진다. 이 문구는 늘 희생을 요구한다. 남자로서 부인하고 싶지만, 그 희생은 대개 여성의 몫이다. 정책은 가족을 위한 것이고 복지라고 써놓았지만, 정작 남편들은 그걸 '자기개발비'쯤으로 해석하는 일도 많다."

- 이상헌 <말귀를 못 알아먹는 남자들> 중에서

남성들이 가족 복지 정책을 '자기개발비'로 썼다니, 무슨 일일까요?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국장은 두 사례를 소개합니다. 50년 전 독일에서는 남성들이 자녀 옷을 사라고 준 아동수당을 자신의 양복값으로 써버려 문제가 됐습니다. 북유럽에서 남성 육아휴직을 의무화했을 때, 그들은 낚시를 하러 강과 바다로 떠났다고 합니다. 이 국장은 이런 현상의 원인을 남성들의 '듣는 능력' 부재에서 찾습니다. 편견과 고집을 내려놓고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것, 나만 생각하기보다는 가정과 주변을 돌아보는 것. '듣는 태도'야말로 행복한 가정의 핵심 역량이자 "가장 작은 민주주의"라고 이 국장은 말합니다.

🔗 말귀를 못 알아먹는 남자들

전민철

184cm의 큰 키로 높이 뛰어오르지만, 착지할 땐 누구보다 사뿐합니다. 이 우아한 움직임의 주인공은 발레리노 전민철. 그는 올해 세계 최고의 발레단으로 꼽히는 마린스키 발레단에 '솔리스트'(단독 무용 등 주요 배역을 맡는 무용수)로 입단했어요. 오는 17일(현지 시간)에는 고전 발레 대표작 '라 바야데르'의 남자 주인공 역할로 처음 마린스키 극장 무대에 오릅니다. 입단 한 달 만에 주역으로 캐스팅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입니다.

전민철의 마린스키 발레단 입단 소식이 알려지면서, 2017년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한 영상도 덩달아 화제가 됐습니다. 방송에는 "남자 무용수는 성공하기 힘들다"며 반대하는 아버지에게 눈물을 흘리며 무용하고 싶다고 간절하게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이 담겼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거의 모든 시간에 발레를 하고, 발레만 생각했다"는 전민철은 앞으로 어떤 무대로 우리를 놀라게 할까요?

유채원 인턴기자

7월3일 레터를 읽고 주신 의견입니다. 저출생과 인구위기는 거대한 문제이면서, 개개인이 일상 속에서 피부로 체감하는 현상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래서일까요. 많은 독자님들이 진솔하고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한 독자님 말씀처럼, 정치인들이 절박한 마음으로 정책을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상법 개정안에 대한 독자님들의 의견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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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2세 계획이 있습니다만 제 사무직 커리어와 맞바꾸겠지요. 재취업을 하더라도 전공과 이력을 살리는 게 아닌 마트, 다이소, 음식점으로 가겠지요(그마저도 요즘은 어려운 취업자리). 이 모든 걸 부정하고 싶습니다. 아이를 포기할까도 고민되고요.

　여기서부터 시작해주세요. 여성이 아이로 인해 무언갈 포기하지 않는 정책으로요. 육아휴직이요? 현실적으로 못 쓰고 떠나는 중소기업이 더 많아요. 지원금 하나 믿고 그 누가 양육과 보육, 교육, 부모의 워라밸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해 아이를 낳을까요? 점선면 뉴스레터의 내용처럼, 제발 정치인들이 절박한 마음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새로 만들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익명의 독자님)

💬인구위기에 대한 기사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그래서 어쩌라고'입니다. 성평등 정책은 제자리인데 인구문제의 원인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 같아서요. 분명 한국보다 인구가 적은데 잘 사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이젠 우리도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다음 단계로 경제체제를 변화시킬 때라고 생각해요. 피할 수 없으면 대비하면 되니까요. 인구 관련 기사도 숫자로 겁주기보다는 적은 인구로 잘 사는 대안을 제시하는 게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포비님)

💬최근 친한 회사 동료가 아이를 낳았는데 복직 전 그녀의 최대 고민은 아파트 어린이집이 오후 4시에 종료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무리 유연근무제로 시간을 조정해도 퇴근시간은 4시 반이 최선인데, 퇴근 이동시간까지 생각하면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할지 모르겠다며 곤란해했습니다. 무조건 양가 부모님 중 누구 하나는 도와주셔야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상황에 제3자인 저도 난감하겠다고 공감이 가더라고요. 젠더 관계가 잘못되었다고 누구나 말할 수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익명의 독자님)

점선면팀은 늘 독자님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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