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처럼 고층 아파트가 많은 한국은 어떨까요? 일단 한국은 목재 비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며 대부분 금속 비계를 사용합니다. 안전망도 난연·준불연 재질을 써야 하고 시험까지 거칩니다.
다만 한국은
외벽 마감재가 문제입니다. 불에 타기 쉬운 가연성 외장재로 외벽을 마감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2015년 화재 사고로 5명이 숨진 경기 의정부시 아파트, 2017년 29명이 목숨을 잃은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는 스티로폼에 별도 마감처리를 한 '드라이비트'를 외장재로 사용했습니다. 화재가 잇따르면서 정부는 외장재 규제를 강화했지만, 규제 강화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은 가연성 외장재를 그대로 쓰고 있죠.
무엇보다 이번 화재가 남 일 같지 않은 건, 한국도 도시화와 높은 집값으로 인해 다닥다닥 붙어 사는 사회라는 점 때문입니다. 특히
주거취약계층이 주로 사는 '도시형 생활주택(전용면적 85㎡ 이하, 300세대 미만 규모 주택)'은 화재에 더 취약합니다. 2009년 이명박 정부는 도시형 생활주택을 도입하면서 스티로폼으로 외벽을 마감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그 결과 화재가 번지기 쉬워졌고, 매년 20여명이 도시형 생활주택에서 화재로 목숨을 잃습니다. 홍콩에서도 한국에서도 사회적 약자들은 더 위험한 주거지로 내몰리게 되는 현실이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