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웃거름, 오줌읽음

안철환 | 귀농본부 텃밭보급소장

요즘은 5월에 심은 고추, 오이, 호박, 토마토 등 과채류 모종들에 웃거름을 줄 때다. “웃거름으로 뭐가 좋아요?” “오줌이 최고이지요.” “오줌을 어디서 구하죠?” “오줌, 안 누세요?” “…?!”

거름에는 작물 심기 전에 주는 밑거름이 있고 작물이 자랄 때 주는 웃거름이 있다. 웃거름으로는 작물이 흡수할 수 있는 액체비료, 곧 액비를 준다. 보통은 화학비료인 요소비료를 물에 타서 주지만 나는 액비 대용으로 오줌을 쓴다.

[도시농부의 농담(農談)]최고 웃거름, 오줌

오줌도 요소비료이긴 하지만 화학비료보다 결정적으로 좋은 점이 있다. 오줌에는 유산균이라는 유익한 미생물이 있기때문이다. 유산균은 식중독균과 같은 병원성 세균을 죽이는 살균 능력이 뛰어나다. 이런 유산균이 토양 속에 들어가면 토양을 아주 건강하게 만든다. 또 오줌에는 작물의 뿌리 발육을 촉진하는 물질도 함유하고 있다.

오줌 속 염분 때문에 거름으로 활용하는 걸 꺼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물로 희석해 쓰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희석은 최소 5배에서 10배까지 해야 한다. 이렇게 희석한 오줌을 잎사귀에 직접 분무해주면 작물이 오줌을 바로 흡수하게 되어 영양제를 링거액으로 맞는 것과 진배없다.

성인이 한 번에 누는 오줌의 양은 대략 300㏄ 이내인데 이를 변기를 통해 하수구로 내보내는 데 먹는물 10ℓ를 쏟아붓는다. 필자의 집은 똥, 오줌을 모두 거름으로 쓰다보니 수도요금이 거의 안 나온다. 4~5t밖에 안 쓰는 우리집 수도계량기를 검침할 때마다 검침원 아저씨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리고 두 목발을 짚는 필자에게 “물을 20t 이상 쓰면 장애인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왜 이렇게 아껴 쓰세요”라고 딱하다는 듯 말하곤 한다.

오줌비료를 쓰는 건 단순히 물을 아끼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화학비료는 석유로 만들기 때문에 탄소를 많이 배출하지만 오줌은 유산균과 좋은 물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면서도 공짜다. 땅도 좋게 해주고 작물의 맛도 좋게 해주는 천연비료, 이렇게 좋은 비료가 또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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