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수’와 ‘꼼수’

김선경 기자

“이런 꽁수는 나한테 안 통해.”

꽁수는 ‘원래는 안되는 수지만 상대를 속이거나 상대의 실수를 유도하기 위해 만드는 수’라는 뜻으로 바둑 둘 때 많이 쓰는 말이다. 주로 ‘쩨쩨한 수단이나 방법’을 일컫는 의미로 쓴다.

하지만 ‘꽁수’에는 그런 의미가 없다. 사실 요즘은 일상생활에서 ‘꽁수’란 말을 쓸 일이 거의 없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꽁수’를 찾아보면 ‘연의 방구멍 밑의 부분’으로 나온다. 지금은 잘 볼 수 없지만 하늘로 높이 날리는 연(鳶)의 방구멍(연의 한복판에 둥글게 뚫은 구멍) 밑의 부분이 바로 ‘꽁수’다.

‘쩨쩨한 수단이나 방법’을 가리키는 말은 ‘꽁수’가 아니라 ‘꼼수’다. “나이도 어린 사람이 벌써부터 꽁수나 부리고” “이제는 알 만큼 알아서 그런 꽁수와 공갈에 안 넘어간대”는 “나이도 어린 사람이 벌써부터 꼼수나 부리고” “이제는 알 만큼 알아서 그런 꼼수와 공갈에 안 넘어간대”로 말해야 바른 표현이 된다.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얼마 남지 않은 올 한 해도 마무리 잘하고 새로운 출발에 대한 희망과 설렘으로 가득한 새해를 맞이하길 바란다.

그리고 2014년에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꼼수 부리는 사람보단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이들이 대접받는 해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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