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경 기자
[알고 쓰는 말글]채신없다

‘채신’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져야 할 몸가짐이나 행동을 말한다. ‘채신’은 단독으론 거의 쓰이지 않는다. 주로 ‘없다’나 ‘사납다’와 짝을 이루어 ‘채신없다’ ‘채신사납다’ 형태로 사용되며, 부정적인 의미를 나타낸다. ‘채신없다’는 ‘말이나 행동이 경솔하여 위엄이나 신망이 없다’란 뜻이다.

‘채신머리없다’ ‘채신머리사납다’와 같은 표현도 자주 볼 수 있는데 ‘채신머리’는 ‘채신’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머리’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비하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싹수머리’ ‘안달머리’ ‘인정머리’ ‘주변머리’ ‘주책머리’의 ‘머리’들이 그렇다.

한데 ‘채신없다’나 ‘채신사납다’를 ‘체신없다’와 ‘체신사납다’로 쓰는 사람이 더러 있다. 이 말을 몸 체(體)에 몸 신(身)이 더해진 ‘체신’(사람의 몸뚱이)과 관련 있는 것으로 생각해서 그리 쓰는 듯한데, 틀린 표현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채신’은 한자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한자말인 ‘처신(處身)’이 세월을 거치면서 고유어처럼 바뀐 말이다. 사전은 ‘채신’을 ‘처신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설명한다. ‘채신없다’ ‘채신사납다’는 ‘처신없다’ ‘처신사납다’와 한뜻인 셈이다. 모두 사전에 있는 말이지만 일상생활에선 ‘채신없다’ ‘채신사납다’가 더 많이 쓰인다. ‘채신’은 고유어처럼 굳어졌으므로 한자 없이 한글로만 쓴다.


Today`s HOT
런던에서 일어는 겨울 연료 삭감 반대 시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암브로스와 르부쿤 영국의 차고스 제도 주권 시위 허리케인 밀턴이 상륙할 멕시코 상황
파키스탄에 일어난 폭발 사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1주기 추모에 참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
골프계의 챔피언, 대만의 케빈 유 볼리비아 축제 속 황소와 투우사
새로운 허리케인 밀턴에 대비하는 주민들 계속되는 전쟁.. 모로코에서 시위하는 사람들 홍수로 피해 본 치앙마이, 구호 물품을 옮겨주는 코끼리 테니스 경기에서 힘차게 공을 치는 미국의 테일러 프리츠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