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판별법

코로나19 발생이 감소세로 접어드는 모양이다. 7~8월엔 확진자가 현저히 줄 것이라고 한다. 백신이 없었다면, 계절 요인으로 인해 9~10월부터 다시 증가세를 맞이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내년부터는 코로나19와 공존하는 데 사회경제적으로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바람직하다고 믿는 이념을 바탕으로 사회를 만들어 왔다. 공동체의 안녕을 위해 노력하는 대신, 독창성과 개성이 외면되기도 했고 흑백논리에 쉽게 빠지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지배와 억압, 자원독점의 시대와 법과 질서, 평등의 시대가 양립·교차하고 있다. 코로나19와 함께하는 세상은 어떨까. 지난 한 해만 뒤돌아봐도 큰 변화가 있었다. 그 이면에선 기술이 더 좋은 삶을 보장할 수 있고, 철학과 예술과 문화가 이전보다 더 소중해졌으며, 물질추구가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들이 싹트기 시작했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좀 더 진화하기 위해 과거와의 단절, 혁신, 과학과 금융의 고도화 등 위험도 감수해야 할지 모른다.

최정묵 비영리공공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 간사

최정묵 비영리공공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 간사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등장이 화제다. 이 대표는 자신감이 넘치고 대중을 잘 읽는 듯 보인다. 유능하고 매력적인 외모도 평가의 한자리를 차지한다. 여야의 유불리를 떠나 정치발전의 새로운 출발점이길 바라는 여론도 만만찮다. 지나치게 경쟁하거나 너무 많은 일을 벌이거나 성공에 집착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진실하고 실패를 인정하며 창의적으로 대안을 찾아가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때, 박수를 받지 않을까 싶다.

우리 주권자는 도덕적이고 정의감이 있으며 성실하다. 또 협력적이고 관대하며 이타적이다. 이러한 국민 스타일이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를 성공시킨 원동력이다. 반면 기대치가 높고 원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스타일 때문에, 가끔은 이중적인 모습으로 비치기도 한다. 코로나19로 변화하는 한국 사회에서 치러지는 첫 번째 대선에서 주권자는 어떤 스타일의 대통령을 원할까. 이명박 정부는 ‘부자 되세요’로 출발했고, 성취와 효율을 중시했으며, 공격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면서 4대강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는 개혁적이었다. 변화와 혁신을 중시한 나머지, 개헌과 대연정을 추진하며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타일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후보의 준비 정도일 것이다. 후보가 살아온 삶의 태도와 자세, 정책의 준비 정도에 따라 앞으로 단절과 혁신과 고도화를 맞이할 한국 사회의 변화관리 수준이 결정되고, 대한민국의 발전 방향이 정해질 것이다. 이 때문에 주권자는 지지 후보를 결정하기에 앞서 이러한 문제의식을 진단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예컨대 시대정신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이 확고한지, 자신의 삶과 가치관을 시대정신과 연결지어 살아왔는지, 시대정신에 입각한 자신만의 정책은 있는지, 그 정책이 한국 사회에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정책인지, 국민을 위해 자신을 어느 정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는지…. 주권자가 묻고 후보들이 답해야 한다.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가 언론을 통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코로나19와의 동행이 불편한 시기이고 대선도 8개월이나 남아 있어, 명목 응답에 가까울 수 있다. 서두르지 말자. 묻고 답할 시간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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