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사진가
인도. 2014. 김명점

인도. 2014. 김명점

‘어머니, 오늘은 우리의 휴일, 토요일입니다./ 어머니, 일을 그만두십시오./ 여기 창가에 앉아 동화 속의 테판타르 사막이 어디인가 말해주세요.’(타고르, ‘유적의 땅’)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는 영원한 회귀 본능의 근원인 어머니에게 휴식을 권유하며, 그 어머니로부터 들은 테판타르 사막이 어디 있는지를 묻는다. 시원(始原)이며 죽음을 잉태한 이에게 순간이며 영원한 곳, 영광과 상처의 땅 테판타르를 묻는다.

김명점은 소녀 시절에 타고르의 시를 읽고 인도를 동경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가봐야 할 나라가 있다면 그것은 인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작가가 찾아가게 된 때는 인생의 중반기에 들어서서였다. 세상은 시처럼 살 수 없고, 시만 가지고도 살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야였다고 한다. 어떤 느낌이었는지 작가에게 묻자 “제가 생각했던 그대로였어요. 그곳은 무한한 물질적 욕망이 치솟는 곳인가 하면, 자아를 던지고 순간보다 영원을 생각하며 맹목적인 헌신에 가치를 두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 같았어요”라고 대답했다.

인도는 인구가 14억에 가깝고 고급인력이 많은 반면 카스트제도로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다. 그런데 인도를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적다고 할 정도로 뭔가 끌리는 구석이 있는 나라인 것 같다. 김명점의 인도 사진 속 사람의 모습에서도 풍경의 모습에서도 초월적인 시간을 느낄 수 있다. 갠지스 강에서는 구원과 용서의 기도와 죽음과 윤회를 소망하는 행위가 밤낮으로 펼쳐지고 있다. 누군가의 두 손 안에서 어둠을 밝히는 촛불은 돌이킬 수 없는 절망을 넘어, 떠나가는 삶에 대한 경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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